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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절을 맞으며

날씨가 풀리면서 봄기운이 완연하다. 하지만 국내외적인 정세는 여전히 겨울을 벗어나지 못해서인지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란 시구처럼 세상은 아직 봄을 느끼기 힘들다는 생각이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모처럼 남북 관계가 잘 풀려나가면서 생명 가득한 봄기운을 기대했더니 미국의 강력한 보호무역정책 등으로 경제가 위축되고 하루가 멀다 하며 터져 나오는 미투운동(#MeToo)의 충격과 파장은 우리 사회 전반을 불신과 자조 속으로 밀어 넣고 있다.  
또 대통령이 앞장선 개헌 정국은 야당의 협조가 쉽지 않아 국민들을 불안하게 만든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24일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구속되면서 미처 다가오지 못한 정치의 봄은 한참을 더 밀려나 버렸다는 느낌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구속되기 전 “모든 것은 내 탓”이라는 입장을 밝혔다지만, 정치보복 논란은 피할 수 없고, 그로인한 사회적 갈등, 국론 분열, 대립이라는 악순환이 오는 6월의 지방 선거까지 이어질 것 같아 걱정이다.
헌정 사상 4번째라는 전직 대통령의 구속, 게다가 뇌물수수와 횡령이라는 차마 입에 담기조차 민망한 혐의 사실은 우리 모두를 슬프게 한다. 장로 대통령이라며 좋아하고 지지했던 교회의 입장에서는 더욱 부끄럽고 참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감리교회 안으로 눈을 돌려봐도 봄소식은 멀기만 하다. 감독회장 선거무효 판결 이후의 혼란과 어수선함은 말할 것도 없고, 지난 입법의회 과정에서 하자가 발생했다는 이유로 법적 다툼이 진행되는 상황도 우리를 갑갑하게 만든다.
앞에서는 감리교회를 바로 세운다 하면서도 뒤에서는 이해득실만 따지는 정치 술수를 지켜봐야 하는 일도, 법과 원칙을 강조하면서도 정략적 필요에 따라 이현령비현령(耳懸鈴鼻懸鈴) 식으로 재단해 사용하는 지도자들의 행태를 지켜봐야 하는 일도 우리를 피곤하게 만든다. 감리교회가 마음으로 느끼는 봄이 아직은 멀었다 말하는 이유다.  
그러나 늦게라도 봄이 오는 것처럼 꽁꽁 얼어붙은 현실은 언젠가는 풀릴 수 있을 것이다. 또 감춰진 진실이 드러나고 추악한 거짓과 잘못을 바로 잡는 날도 반드시 올 것을 믿는다. 
현 시국과 관련해 ‘사불범정’(邪不犯正)이란 말이 종종 사용된다. 말 그대로 “사악한 것은 바른 것을 건드리지 못한다”는 뜻이며, 정의는 반드시 승리한다는 믿음을 담고 있는 말이다. 이 말은 곧 “어둠이 결코 빛을 이길 수 없다”는 성경의 가르침이기도 하다. 탄핵정국도 그렇고 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도 마찬가지다. 우리 사회의 추악한 민낯을 드러낸 미투 운동이나 세상을 혼탁하게 만드는 동성애 파동, 신천지와 같은 사이비 종교 논란도 결국은 사불범정의 진리로 귀결돼야 한다. 
근 10여 년 동안 혼란을 반복하는 감리교회 역사의 질곡(桎梏)에도 사불범정의 진리는 꼭 필요하다. 오욕의 시간을 씻어내고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부흥하여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야하기 때문이다.
분명한 사실은 사불범정이 봄을 맞이하는 것처럼 그저 기다린다 해서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어쩌면 사불범정의 믿음보다 ‘파사현정’(破邪顯正)의 각오와 다짐이 더 필요한지 모른다.
더디 오는 봄을 아쉬워하면서 또 한 번의 부활절을 맞는다. 
부활의 승리와 영광은 그냥 주어진 것이 아니다. 십자가의 고난과 죽음이 전제돼야 하는 것처럼 한국 교회가 먼저 자기를 희생하고 십자가의 고난까지도 기쁘게 받아들이는 각오와 결단을 먼저 할 수 있어야 한다.    
밤이 깊을수록 새벽은 가깝다는 말을 믿으면서, 현실은 여전히 답답해도 깨어 있어 동터오는 부활의 아침을 준비하는 이들이 감리교회 안에 많이 남아 있기를 기대해 본다. 

기독교타임즈  21cpres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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