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교회 감리회
“가해자와 희생자 모두 분단의 피해자”교회협 두번째 제주행 4.3재단과 협약 체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이홍정)는 지난달 28일 제주도를 찾아 ‘고난주간 고난의 현장 방문’을 진행했다. 교회협은 올해 ‘부활절 맞이’ 행사 일환으로 3월에만 벌써 두 번째로 제주도를 찾았다.
교회협은 이미 지난달 14-15일, 4·3 평화기행 형식으로 제주도를 방문한 바 있다. 첫날 4·3평화공원과 너븐숭이 기념관을 둘러봤고, 둘째 날에는 ‘의귀리 4·3길’과 아픔의 현장인 ‘알뜨르 비행장’을 방문해 제주 4·3사건을 돌아봤다. 첫 방문이 70주년을 맞는 4·3 사건에 대한 기독교사적 이해를 도모하고 공유하기 위한 것이었다면 두 번째 방문은 4·3 사건과 관련해 제주민이 한국교회에 기대하는 바를 경청하고 이를 한국 교회의 선교과제로 받아들이기 위한 목적이라고 교회협은 설명했다.
교회협은 오전 일정을 의귀리의 현의합장묘와 송령이골 무장대 무덤을 찾는 것으로 시작했다. 현의합장묘 4·3 유족회는 이미 “가해자들이 자신들의 과오를 뉘우치거나 사과하지 않았지만 이제 그만 가해자들을 용서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교회협은 유족들이 보여준 화해의 의지를 높이 평가하고 현의합장묘와 무장대 무덤에 동백나무 한 그루씩 식수하면서 “화해와 상생을 위해 한국교회가 더욱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기념식수식은 교회협, 제주NCC, 현의합장묘  4·3 유족회가 공동으로 주최했다. 이정훈 제주NCC 부회장의 사회로 진행된 기념식은 이홍정 교회협 총무의 취지문 낭독, 고미연 제주YWCA회장의 성경봉독, 박영근 목사(감리회 행정기획실장)의 기도, 인금란 교회협 여성위원장의 축도로 이어졌다. 또 오영준 현의합장묘  4·3 유족회 회장과 양봉천 전 회장이 현의합장묘의 의미를 설명했고 김경훈 시인이 무장대 무덤의 의미를 소개했다.
이홍정 총무는 식수 취지문에서 “4·3사건의 본질은 국가권력에 의한 민간인 학살이지만 그 학살의 한가운데 당시 기독교의 대표적인 인물과 집단이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가담했던 것은 이제 가릴 수 없는 역사적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고 고백하고 “이러한 범죄를 고백하거나 사과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이데올로기적 잣대로 4·3사건을 폄하하고 수치스러운 행위들을 합리화 해왔다”고 인정했다. 이 총무는 이어 “가해자와 피해자가 함께 추모되고 있는 이곳은 특히 우리 기독교인들에게 더욱 큰 책망으로 다가온다”면서 4·3사건의 진상을 규명하는 일에 동참하는 것은 물론 진실과 화해를 위해 제주민들이 한국기독교에 기대하는 바를 경청하고 이를 선교과제로 삼겠다“고 약속했다.
유족회와 교회협은 이날 행사에서 “무장대와 토벌대로 대표되는 4·3 사건의 가해자와 그들에 의한 희생자 모두가 분단과 냉전이라는 구조적 모순의 피해자”라는 인식에 공감했다.
이날 오후 4·3 평화재단에서 양조훈 재단 이사장과 양윤경 희생자유족회장을 만난 교회협과 제주 NCC 대표단은 4·3 사건의 해결과 평화 구축을 위해 힘을 모으기로 하였다.
이홍정 총무는 이 자리에서 “한국교회 안에는 아직 4·3 사건에 대한 공통의 인식이 부족하며 가해 사실에 대한 고백이 발표된 적이 없었다”고 아쉬워하고 이른 시일에 참회와 사죄의 뜻을 담은 한국 교회의 죄책고백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양윤경 유족회장은 일부 보수적인 교회의 발언으로 유족들이 받은 상처가 적지 않았다고 말하고 기독교계에 대해 아쉬운 마음이 있었으나 오늘을 계기로 생각을 바꾸려 한다며 교회협의 재방문을 환영했다. 양조훈 이사장도 “그동안 기독교와는 거리가 있어온 것이 사실”이라며 교회협이 4·3 사건에 관심을 갖고 해결 노력에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온 것에 대한 반가운 마음을 나타냈다.
제주 4·3 평화재단과 교회협은 화해와 상생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역사적 진실에 대한 이해의 심화·확산, △분단과 냉전을 넘어 화해와 상생을 추구하는 평화교육, △국가 차원의 법적·인도적 조치의 강구, △집단적·정신적 외상증후군 치유를 위한 노력, △국내외 평화기행 프로그램의 운영 등을 위해 협력하기로 하였다. 협약 체결 후 교회협과 제주 NCC 대표단은 4·3 위령제단을 찾아 참배하고 평화공원을 둘러보는 것으로 일정을 마무리하였다.

기독교타임즈  21cpress@hanmail.net

<저작권자 © 기독교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독교타임즈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포토뉴스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