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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와 여자가 부부가 되었다”결혼이란 무엇일까 - 357일간의 신혼여행

남자는 여자를 보았다. 여자도 남자를 보았다. 사랑에 빠졌다. 남자와 여자는 결혼을 했다. 그리고 신혼여행을 떠났다. 무려 1년이란 시간이었다.
1년의 신혼여행. 이 단어를 들으면 떠오르는 것은 세계일주 혹은 유럽 각지를 돌면서 하는 여행일 수도 있겠다. 이제 갓 결혼한 신혼부부가 낭만적으로 서로에 대한 사랑을 키워가면서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도 상상이 갈 터.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우리는 남들과 다를 것이라며 호기롭게 출발한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아 서로에 대한 다름을 깨달았다. 깨지고 회복하기를 무수히 반복해서야 결혼의 실체를 알게 됐다. 무엇이 나를 힘들게 하는지, 상대를 아프게 하는지. 어떻게 할 때 서로를 더욱 신뢰할 수 있는지 1년이 지나고서야 조금 알게 됐다는 부부. 함께 지나온 날들보다 앞으로 함께 가야할 길이 더욱 많은 것처럼 지금까지 맞춰온 것보다 맞춰가야 할 것이 더 많음을 깨닫는다.
하나님 주신 단 하나의 사람, 그러나 나의 반쪽을 만났다해도 그를 과연 전부 이해할 수 있을까?
이 책 ‘결혼이란 무엇일까?’는 남편 달이와 아내 별이가 357일간의 신혼여행에서 써내려간 일기를 모아 펴낸 책이다. ‘결혼이란 이런 것이다’라고 정의하지 않고 여전히 물음표를 달고 있다. 여전히 완성되지 않은 그들의 하나됨도 현재진행 중이며, 결혼을 묻는 그들의 여정도 진행 중이다.

달이&별이 이야기 
달이가 별이를 처음 본 것은 2015년 여름 어느 선교대회에서였다. 달이는 자신의 시선을 잡아끈 한 여인을 발견했다. 그렇게 스치듯 인연은 시작됐다. 선교대회가 막을 내리고 한 달여가 흐른 뒤 한 청년모임에 참석해 달이는 별이를 다시 만났다. 만남은 반가웠지만 가슴은 아팠다. 별이는 독신으로 하나님의 일을 하기를 결단한 수도사였기 때문이었다.
서로에게 느끼는 끌림을 알면서도 ‘수녀와 결혼할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이 달이의 머릿속을 맴돌았다. 별이 역시 마찬가지였다. 과연 평생을 독신수도사로 살겠다고 맹세한 내가 누군가를 만나도 될지. 이러한 질문을 시작으로 고민은 커갔다. 그러나 달이와 별이는 혼자서 주님을 섬기는 것에서 둘이 되어 주님을 섬기는 것으로 결론을 냈다.
달이에게는 꿈이 있었다. 만약 결혼을 한다면 신혼여행은 길게 해야겠다는 꿈이었다. 여행을 좋아하기도 했으나 성경을 읽다가 발견한 말씀 한 구절 때문이었다.
신명기 24장 5절. 성경은 “사람이 새로이 아내를 맞아하였으면 그를 군대로 내보내지 말 것이요 아무 직무도 그에게 맡기지 말 것이며 그는 일 년 동안 한가하게 집에 있으면서 그가 맞이 한 아내를 즐겁게 할지니라”라고 말한다.
별이 역시 결혼을 한다면 한 달 정도는 신랑과 함께 여행하고 싶다는 꿈이 있었다. 달이가 제안한 1년의 신혼여행은 “꿈을 이루어주는 신랑을 만났다”는 핑크빛 신호였다.
1년의 신혼여행. 그러나 달이와 별이에게는 물질이 없었다. 별이는 수도사가 되기를 작정하고 모든 소유를 정리했다. 달이는 잘 팔리지 않는(?) 한국교회의 역사 이야기와 이용도에 대한 평전을 쓰고 출판하느라 빚이 쌓여있었다.
다행히 둘의 성향은 화려한 도시를 여행하며 관광지를 둘러보고 사진을 찍고 맛집을 찾는데에 있지 않았다. 조용한 곳에서 오랜동안 머무르며 책을 읽고 사색하고 대화하며 소소한 즐거움을 찾는데에 있었다. 그래서 달이와 별이는 달이가 그 동안 여행이자 선교를 위해 머물렀던 연길과 캄보디아, 인도, 말레이시아 등에 머물렀다. 그렇게 그들의 이야기는 시작되었다.

결혼을 앞두고 있는, 또는 막 결혼에 접어 든 이들에게는 한 발 먼저 걸음을 내딛은 선 배들의 조언으로, 신혼은 오래전 이야기라는 중년에게는 옛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책이다

달이 이야기 
두 사람의 이야기를 내놓는다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 터. 남편 달이는 “대부분 겪으면서도 대부분 감추고자 하는 것을 용기 내어 드러낸다”고 말했다. ‘결혼’이라는 숲으로 들어가지 않은 벗들에게 작은 등불이 되고 싶다는 이유였다. 1년을 지내보니 신혼부부의 갈등은 서로 다듬어져 가고 둘이 하나를 이루는 필수과정이라고 정의하는 달이의 1년을 읽어내려가며 그가 왜 ‘갈등’이라는 표현을 썼는지 너무도 쉽게 알 수 있다.
“1년간 아내를 즐겁게 하는 내가 되자”는 결심과 1년의 신혼여행을 시작했을 때 달이는 너무도 즐거웠다. 서로 친절히 말하는 법과 즐겁게 대화하는 법을 익혀갔다. 상대를 향한 불만이 내 안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처음의 아픔보다 큰 병이 된다는 것을 달이는 깨달았다.
그런데 아는 것과 행함은 달랐다. 대화를 많이 하는 부부이고자 했으나 대화를 하면서 다른 생각이 충돌하고 이것이 상대를 탓하는 말로 들리기도 했다. 별이의 한숨 한 번에도 달이는 자신이 무너지는 것을 느꼈다. 용서와 화해의 책을 읽어도 그때 뿐이었다. 답답할 때는 성경을 읽고 답을 찾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의 다름이 계속 드러났지만 이해하고 인정하는 일들도 많아졌다.


별이 이야기
영화 속에 나올법한 이야기로 만났기에, 하나님께 기도하며 결정한 일이었기에 별이는 달이와의 결혼생활이 꿈만 같을 것으로 믿었다. 결혼생활을 주님의 뜻대로 하기 위해, 서로 사랑하며 살기 위해 수많은 결혼서적을 읽었고 이야기를 나누었기에 자신도 있었다.
결혼 후 보름이 지나 첫 신혼여행지 연길에 도착해 꿈같은 하루하루가 흘렀다. 그러나 꿈에서 깨는 것은 한 순간이었다. 약간의 삐그덕거림이 느껴질 때면 성경을 읽고 대화하며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시간이 흐르자 대화 속에서도 서로에 대한 원망이 담겼다. 아주 작고 작은 마음의 뾰족함을 상대가 못 알아차릴 것이라 생각했지만 달이의 마음을 별이는 느꼈고, 별이의 마음도 달이는 알아챘다. 작은 불평은 크게 드러나는데, 정작 상대에게 보이고 싶은 마음과 화해의 제스츄어는 환히 보이지 않는 것도 문제였다.
때로는 상처도 받고 치유하면서 하나님의 말씀 속에 이해하는 하루하루가 행복하게 흘렀다. 별이는 달이를 통해 어린 시절 엄마를 일찍 잃은 슬픔을 회복하면서 보호받는 것에 대한 안정과 기쁨도 누리게 됐다. 시간이 지나며 상대를 알게 되고, 나의 내면도 알아갔다. 남편에 대한 사랑도 깊어갔다.
달이는 남편과 다투었던 이야기, 옛 아픔들, 잊고 싶은 기억들을 열거해놓고 책으로까지 낸다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책을 다 쓰고 별이는 이렇게 말한다. 다투어도 괜찮다고. 아직 엔딩은 오지 않았으니 해피엔딩을 만드는 것은 얼마든 함께 할 수 있는 일이라는 말이다.

결혼을 앞두고 있는, 또는 막 결혼에 접어든 이들에게는 한 발 먼저 걸음을 내딛은 선배들의 조언으로, 신혼은 오래전 이야기라는 중년에게는 옛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책이다.

기독교타임즈  21cpres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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