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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교회 세월호 엄마.아빠들과 함께 한 11일 미국여행
작은 일에서 시작된 큰 사건 “이거 실화냐?”박인환 목사(화정교회)

프롤로그
2015년 6월, 세월호안산분향소에 ‘416 희망목공방’이 생겼다. 아이들을 잃고도 위로받지 못하고 가짜뉴스에 시달리며 절망하고 있는 세월호 유족들을 위해 기독교대한감리회가 준비해 준 것이다.
지난 3년 동안 ‘416 희망목공방’은 여러 유족들에게 위로와 힐링의 공간이 되었다. 안산분향소가 폐쇄된 후 지금은 안산 꽃빛공원으로 이전하였으며 협동조합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6-18일 있었던 ‘세월호 엄마아빠들과 함께 한 11일 미국여행’은 협동조합 설립을 앞둔 가족들에게 견문을 넓히고 영감을 얻게 하려고 마련한 여행이었다.

첫 번째 이야기
모든 시작은 작은 것에서부터

1) 발단
지난해 연말로 기억한다. 경기연회 ‘새물결’ 모임 후 점심 식사를 하다가 ‘부르더호프’라는 공동체 이야기를 들었다. 평소 만나는 사람들에게 ‘416 희망목공방’ 이야기를 자주 하는 편인데 그 날도 ‘416 희망목공방’ 이야기를 하자 동탄의 박영훈 목사가 “미국에 ‘부르더호프공동체‘라는 곳이 있는데, 거기 다녀오면 많은 영감을 얻을 것”이라는 말을 했다. 그러면서 얼마 전에 청파교회 목사님이 다녀오셨으니 물어보라고 했다. 
그 날 저녁 김기석 목사에게 전화했더니 “세월호유가족들이 다녀 올 수만 있다면 여러 모로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적극 추천하고 부르더호프에 살고있는 박성훈 형제를 소개해 주었다.
박성훈 형제에게 이메일을 보냈더니 세월호 유족들을 환영한다고 했다. 목공방 부모들 7명과 목공방 지도교사인 안홍택 목사에게 의사를 타진했더니 모두 가고 싶다고 했다. 
일단 “내가 한 번 길을 열어 보겠다”고 큰소리를 쳤지만 이것저것 계산해 보니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이왕 먼 미국까지 가는 길에 ‘세월호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모임’(세사모) 회원들과 간담회도 갖고 911 테러현장인 그라운드제로도 가야한다고 생각했다. 최소한 10일 이상은 돼야 할 것 같고 거기에 따른 비용문제가 또 만만치 않았다.

2) 경비 마련
그래서 416 공방 아빠들께 열심히 우든펜을 만들라고 했다. 그렇게 만든 우든펜을 여러 교회가 성탄절 선물용으로 구입해줘서 비행기 표 값의 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 나머지 반은 각자가 내기로 했다. 
그 다음 필요한 것은 미국 체류기간에 필요한 경비다. 체면 불구하고 15곳에 편지를 보냈다. 한 곳만 응답이 없었고 14곳에서 성금을 보내주셨다.(서울연회, 서울남연회, 중부연회, 경기연회, 중앙연회, 동부연회, 삼남연회, 벧엘교회 양우석 목사, 부천광림교회 이한배 목사, 내리교회 김흥규 목사, 논현교회 권영규 목사, 경인교회 김진규 목사, 물댄동산교회 이명환 목사, 안산지방여선교회 이영화 장로, 화정교회) 14곳에서 보내준 성금과 화정교회의 성금을 합치니 미국에서의 경비가 마련됐다.(이 성금이 어떻게 열매 맺게 되었는지는 나중에 게재할 예정이다.)

3) 멋진 까마귀들을 만나다
부르더호프 체험은 2박 3일이다. 나머지 일정 동안 미국의 ‘세사모’ 등 교민들과의 간담회를 연결하는 일, 그리고 이동 문제 등 모든 것이 막막했다.
위스콘신에서 목회하는 김찬국 목사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좀 도와 달라고 하니 “뉴욕 플러싱제일연합감리교회의 김정호 목사님께 한 번 말씀드려 보겠다”고 했다.
며칠 후 김정호 목사와 이메일을 주고받게 되었는데 “2월에 한국에 가니 만나서 얘기하자”고 했다. 그리고 2월 8일 저녁 명동에서 김 목사를 만났다.(공덕교회 최병천 장로, 광현교회 서호석 목사가 함께 했다) 김정호 목사는 그 자리에서 “미국에서의 이동, 숙박, 식사 등을 모두 책임질 테니 편안한 마음으로 오라”고 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이거 실화냐?”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별히 가까운 관계도 아니고 서로 이름 정도만 알고 있는 분이 그렇게까지 해준다고 하니 믿어지지가 않았다. 경비도 경비거니와 한국교회보다 더 보수적인 색채를 가진 미국 한인교회의 담임목사가 세월호 가족을 열흘씩이나 케어 해 준다는 것은 위험한 일일 수 있기 때문이었다.
만나고 보니 김정호 목사는 나와 같은 75학번이었다. 나는 한국에서 안수 받은 국산 목사고 김 목사는 미국에서 안수 받은 미국산 목사라는 차이만 있을 뿐 여러 면에서 통했다. 사회의식 투철하고 교회도 부흥시킨 아주 멋진 동역자였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여행이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은 김찬국 목사와 김정호 목사의 도움 덕분이다. 김찬국 목사는 김정호 목사를 소개해 주었을 뿐 아니라 교회에서 휴가를 얻은 뒤 사모님과 함께 뉴욕까지 비행기를 타고 와서 열흘 동안 우리를 위해 운전해 주었다. 김정호 목사는 약속한 대로 공항 영접에서부터 돌아오는 날까지 우리를 돌보아 주었다. 숙박, 식사, 차량지원…. 얼마나 꼼꼼하게 준비를 했는지 점심 먹고 커피 값 낼 사람들까지도 다 정해 두었다. 앞으로 중간 중간 이 분들의 이야기가 나오겠지만, 미리 이 두 분께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표한다.
세월호 유족들과 함께 미국여행을 하려고 마음먹었을 때는 그저 막연했다. 그리고 이게 될 일인가 싶었다. 뉴욕-부르더호프공동체 체험-보스턴-뉴욕-필라델피아-워싱턴-뉴욕으로 이어진 9명의 10박11일의 여행은 결코 작은 일이 아니었다.
어쨌건 이 큰 일도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됐다. 부르더호프 공동체를 소개하는 박영훈 목사의 말에 무관심하지 않은 작은 관심이 이 일을 시작하게 한 셈이니 말이다. 지극히 작은 일에 충성하는 자에게 큰 일을 맡기신다는 예수님의 말씀을 체험했다.

기독교타임즈  21cpres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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