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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시간을 주 앞에 쌓아라이현범 대위.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

고난주간에 경비단교회는 한 주간 특별새벽기도회를 열었습니다. 평소 새벽예배에 저와 제 아내, 그리고 군종병만 참석하기에, 많이 와봤자 5-7명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명색이 ‘특별’이란 수식어가 부끄럽지 않게 하기 위해 아침 간식이라도 주면 좋겠다 싶어서 집 앞 빵집에서 모닝 빵 몇 개와 우유를 사고 준비를 끝냈습니다.
그렇게 주일 저녁 잠자리에 들려하는데 당직사령으로부터 문자가 왔습니다. 내일 새벽예배를 가겠다고 신청한 사람이 37명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믿기지 않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문 닫으려 하는 빵집에 찾아가 남은 빵을 다 사왔습니다. 첫째날 새벽, 정말 그 인원수대로 예배당에 앉아 있었습니다. 그리고 매일 같이 그렇게 참석하여 부활 주일에 30명이 개근상을 받았습니다. 평소보다 10배 이상의 인원들이 모여 기도하는 모습에 그동안 목사로서 얼마나 믿음이 없었는지 부끄러웠습니다. 초과 예산을 집행하며 핫도그, 베이글, 유부초밥 등 다양한 간식들을 매일 준비하면서 부담과 걱정도 들었지만 그저 기분 좋은 고민일 뿐이었습니다.
마지막 날 소감문을 받았는데 유독 마음에 남는 간증이 있어서 이곳에 소개하려고 합니다.
“저는 군에서 뇌에 종양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군 병원에서 수술을 하고 힘든 시간을 보내며, 오로지 의병 전역을 할 수 있겠다는 희망을 붙들고 인내하였습니다. 그런데 수술을 마치고 나서 제가 앓던 질병이 희귀 질환이여서 의병 전역할 수 있는 기준 목록에 없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절망감에 하루하루를 힘겹게 보내며, 하나님을 원망하며 예배의 자리도 나가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다가 교회에서 특별새벽기도회를 한다는 소식을 듣는데 이상하게 ‘졸더라도 가서 앉아 있자’라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둘째 날까지는 여전히 말씀도 들어오지 않고 하나님 원망만 하다가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셋째 날부터 조금씩 제 마음이 바뀌면서 수술을 잘 마친 것도 감사하게 느껴지고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뜨겁게 체험하게 되었습니다. 만약 그때 전역했다면, ‘이렇게 특별새벽기도회에서 하나님을 경험할 수 있었겠나’라는 생각이 드니 모든 것이 감사해졌습니다. 앞으로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예배의 자리를 다시 회복하고, 군복무를 감사로 끝까지 마치는 것입니다.”
군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소품 중 하나는 ‘시계’입니다. 그들은 틈만 나면 시계를 보고 습관적으로 시간을 확인합니다. 처음에는 왜 그렇게 시계를 쳐다볼까 싶었는데 그들의 가장 큰 관심과 고민이 ‘시간’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군에 있는 이 시간에 민간인으로 있었다면 ‘이것도 할 텐데, 저것도 할 텐데’ 라는 아쉬움과 함께 다른 사람들에 비해 뒤처지는 것은 아닐지 두려워도 합니다. 그러면서 어떻게든 시간을 빨리 흘려보내려고만 합니다.
시간을 흘려보내려고만 하는 군인들에게 시간을 쌓는 법을 훈련하는 곳이 군 선교 현장입니다. 불안과 욕심들로 가득 찬 시간들을 주님 앞에 쌓아 평안과 사랑의 시간으로 변화됨을 경험합니다. 그렇게 주 앞에 쌓인 시간만이 영원히 빛날 줄 믿습니다.
감사하게도 간증한 친구는 그 후 격오지에 파견 되서도 열심히 예배의 자리를 지키고 이제 곧 건강히 전역합니다. 오늘도 경비단교회는 1440분의 하루를 순간순간 주님 앞에 기쁨으로 쌓아갑니다.

기독교타임즈  21cpres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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