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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소리’ 이길 원합니다이희건 목사(대위, 9공수 특전여단 안디옥교회)

몇 주 전, 제 마음을 참 어렵게 했던 일이 있었습니다. 그 일 때문에, 잠도 잘 오지 않고, 생각과 고민이 많아 기도 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정말 없었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기도하는 심정으로 차에 올라 운전대를 잡고 목적지 없이 냅다 달렸습니다. 생각을 비우고, 무거워진 마음을 스스로 달래며 달리는 차안에서, 우연히 흘러나온 어느 목사님의 설교 말씀을 통해 제 귓가에 복음이 들려졌습니다. “주님은 나보다 나를 더 사랑하신다.”

 “주님은 나보다 나를 더 사랑하신다.” 어쩌면 익히 들어왔던, 큰 의미 없이 넘길 수 있었던, 그 문장이 그 순간 제게 레마의 말씀으로 들렸습니다. 그리고 곧 그 말씀은 제 마음 속에서 다음과 같은 영적 상상으로 확장되었습니다.

“나보다 나를 더 사랑하시기에, 내가 지금 괴로워하고 있는 이 문제에 대해 나보다 더 괴로워하시며, 내가 잠을 이룰 수 없는 이 아픔으로 인해, 나보다 더 크게 아파하사, 졸지도 주무시지도 못하시겠구나” 하는 다소 엉뚱한 상상으로 말입니다. 요약하면, 주님은 나보다 나를 더 사랑하시니, 내 아픔을 나보다 훨씬 더 크게 느끼시며 더 아파하실 것이라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마치 자식이 아파하면 잠 못 이루시는 부모님을 떠올리며 말입니다.

그리고 정말 신기하게도, 그 상상이 무거웠던 제 마음을 조금씩 가볍게 해주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운전하는 동안 그럴듯한 ‘사람의 위로’도 없었고, 마음을 짓누르는 그 문제가 ‘완벽히 해결’ 된 것도 당연히 아닌데, 나 보다 더 크게 아파하시는 주님께서 이 문제 앞에 나와 함께 계신다는 ‘사랑의 복음’ 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복음의 능력이 새삼 신기했습니다. 며칠간 무거워 질대로 무거워진 마음에 들려진 다소 간결한 ‘복음’이 영적인 해석과 상상을 거쳐 마음의 치유와 회복을 가져다준 것입니다. 늘 강단에서 선포해왔던 ‘복음의 능력’을 직접 ‘몸’으로 체험한 신비로운 순간이었습니다.

그날의 소중한 경험은 지금 이 글을 써내려가는 제게, 군종목사로서 나는 보내신 이로부터 무슨 명령을 받고 수행하는 사람인지를 되새기게 해주었습니다. 물론 군종목사로서 하나님께 받은 사명과 명령을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만, 그 경험에 잇대어 한 마디로 묘사하자면, ‘군대 안에 많은 청년들, 그들의 무거워진 마음이 가벼워지도록 돕는 일’ 이라 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그 사명을 이룰 근본적 힘은 ‘복음의 능력’ 자체에 있으며, 저는 그저 그 복음의 능력을 소개하는 복음의 전달자일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광야와 같은 군대에서 여러 가지 문제와 힘겹게 싸우며 외롭게 생활하는 장병들, 답답한 마음에 냅다 목적지 없이 달릴 차와 시간을 그리워할 영혼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 즉 힘들고 어려운 순간과 상황 앞에 결코 혼자가 아니며, 나보다 나를 더 사랑하시는 하나님께서 나와 함께하시며, 나보다 더 크게 아파하신다는 신비롭고 복된 비밀을 누설할 사명이 제게 있음을 확신합니다.

우리가 다 잘 알 듯, 세례요한은 자신을 ‘소리’라 여겼습니다. 광야에 외치는 소리. 세례요한은 자신의 인생 전체를, 광야에서 죽어가는 영혼들을 살릴, 복음의 ‘소리’ 로 여기며 사명을 감당하다 인생을 마감했습니다. 군종목사로서 사명을 감당한지 정확히 6년, 다시 일깨우신 사명을 되새기며, 그저 광야에 외치는 ‘소리’로 충성스럽게 사명 감당하기를 기도합니다. 아멘.

기독교타임즈  21cpres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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