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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올라가면 산이 내려온다김정석 목사(광림교회)

작가는 기억에 없다. 외줄의 시(詩) 전문(全文)이 대강 이렇다. “산에 올라가니 산이 내려오네” 답답한 일이 있을 때, 이 한 문장을 외면 마음의 시야가 탁 트인다. 문제 해결의 은유(隱喩)다. 실제로 산에 한 걸음 올라서면 올라간 너비만큼 높이만큼 산은 발 아래로 내려와 있다. 성경도 말한다. “너희에게 믿음이 겨자씨 한 알 만큼만 있어도 이 산을 명하여 여기서 저기로 옮겨지라 하면 옮겨질 것이요 또 너희가 못할 것이 없으리라”(마 17:20) 하나님께 매달리는 만큼 문제성은 사라지게 된다.

성경에서 ‘하나님의 산’이 등장한 첫 구절은 출애굽기 3장이다. ‘호렙’을 두고 하나님의 산이라고 처음 칭했다. 하나님의 산이 전해주는 이미지가 있다. 거룩과 신비, 은혜와 축복, 회복과 충만. 누구나 문제가 있게 마련인 세상에서 하나님의 산은 문제 해결의 극치를 보여주는 이미지다.

그러나 하나님의 산이라 처음 칭한 ‘호렙’은 우리가 상상하는 이미지와 정반대의 지점에 있다. ‘호렙’의 뜻은 황무하고 메마른 곳이다. 문제 해결은커녕 먹을 것, 마실 것, 입을 것, 그 모든 것이 ‘없다’. 대개 사람들이 직면하는 문제는 먹을 것, 마실 것, 입을 것에서 출발하고 귀결된다.
모세는 왜 하필 그리고 굳이 호렙에 올랐을까? 당장 모세에게 물어볼 수는 없는 노릇이니 외줄의 시에 다만 기대어 본다. “산에 올라가니 산이 내려오네” 분명코 모세는 호렙산에 오르면서 인생의 문제가 해결되는 극치를 맛보았을 것이다. 모세가 경험한 극치의 순간을 어떤 사람은 황당한 기적이라고 말하고 다른 사람은 선명한 현실체험이라고 한다. 물론 이 차이는 산 위에 오르는 사람만이 확실히 평가할 수가 있다. 

모든 나라의 역사마다 뮈토스의 시기가 있고 로고스의 시기가 있다. 신화의 영역과 역사의 영역이 있다는 말이다. 성경의 시기에 있어서 신화와 역사의 영역이 정확히 구분되는 지점은 모세가 호렙산에 올랐던 순간이다. 만약 모세가 호렙산에 오르지 않았다면 성경은 그저 신화로 남겨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많은 설교자들이 예화로 쓰는 우찌무라 간조의 일화가 있다. 한 청년이 우찌무라 간조를 찾아와 성경의 기적을 믿을 수 없다고 한다. 기적을 빼고 읽을 순 없는가 물었다는 것이다. 우찌무라 간조의 대답은, 성경에서 기적의 이야기를 빼면 앞표지와 뒷표지만 남게 될 것이라는 말이었다.

성경의 기적이야기들이 역사상 사실로 기록된 것도, 모세가 호렙산에 올랐기 때문이다. 호렙산에 오르면서 뮈토스가 로고스로 성육신하게 되었다.

광림교회는 1989년부터 호렙산기도회를 갖기 시작했다. 올해로 만 30년째다. 해마다 성령강림절기를 기하여 40일간을 오르는 호렙산기도회에 성도들은 어김없이 오르고 있다. 새벽 4시 30분이면 대예배실이 넘치도록 기도자의 행렬이 이어진다. 해마다 호렙산의 열기가 뜨거워지는 까닭은, 호렙산이 성도들 믿음의 승부처이고 인생의 해결점이기 때문이다. 호렙은 자신의 현실이 깨뜨려지고 하나님의 현실을 맞이하는 순간이다. 호렙은 도망자 모세가 자신의 신발을 벗고 구원자 모세로 거듭났던 공간이다. 호렙은 뮈토스의 시기가 로고스의 시기로 전환되는 기점이다.

여전히 한국사회 구석구석에서는 하나님의 산 아래에서 금송아지 우상이 만들어지고 있다.  한국교회 마저 하나님의 산 아래에서, 율법 아래에서, 법정송사를 벌이고 있는 현실은 외면하지 말고 극복해야 할 산, 예수님이 말씀하신 대로 겨자씨 한 알의 믿음으로 옮겨져야 할 산이다. 30년을 한결같이 단 하루도 빠지지 아니하고 호렙산기도회에 오르는 성도들이 있다. 강단에 올라 그 분들 기도하는 모습을 보면 저절로 머리가 숙여지고 가슴이 숙연해진다. 호렙산에 오르는 성도들이 있어 한국교회의 미래는 밝다. 호렙산에 오르는 목회자들의 모습을 보고 한국교회의 모든 성도들 답답한 마음이 확 트이길 기도한다.

기독교타임즈  21cpres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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