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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실천, 조건이나 제한 없어야”제주 예멘 난민사태 관련 교회협·9개 회원교단장 등
“교회가 예멘인 이웃되자” 공동 명의로 호소문 발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감리회, 예장 통합, 기장, 구세군, 성공회, 복음교회, 기하성, 정교회, 루터회 등 9개 회원교단은 지난 10일 제주도 예멘 난민문제와 관련한 공동 호소문을 발표하고 “종교·시민사회가 정부 당국과 함께 난민문제의 근원적 해결을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논의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회협 유영희 회장과 이철 감독회장 직무대행 등 회원 교단장은 이 호소문에서 “대한민국은 1951년 유엔난민협약에 가입하고 독자적인 난민법을 가진 유일한 아시아 국가”라면서 “정부는 보다 적극적이고 신속하게 난민심사를 단행하고 합법적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교단장들은 호소문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남단에 위치한 예멘공화국은 오랜 갈등 속에 국제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채 내전에 시달리고 있으며 예멘인들은 죽음에 내몰리며 살육을 강요당하는 상황에서 인간이 누려야 할 최소한의 평화를 찾아 목숨을 걸고 전 세계를 떠돌고 있다”고 말하고 “이들 중 549명이 인도양과 말레이 해협을 건너 무비자 체류가 가능한 제주도까지 찾아와 우리에게 목숨을 의탁하며 난민으로 받아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단장들은 이어 “아직 낯설기만 한 예멘이라는 나라, 익숙하지 않은 그들의 종교와 문화가 일으킬 수도 있는 이질성의 충돌, 이로 인한 상호 범죄의 가능성 등으로 현지 제주도민들이 겪는 불안과 부담을 충분히 헤아려야 할 것”이라 전제한 뒤 “그럼에도 우리는 목숨 걸고 찾아온 이들에 대한 근거 없는 소문과 논란의 확산을 우려하며 현명한 제주도민들의 객관적 판단과 관용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화해와 상생의 정신으로 제주도를 평화의 섬으로 가꾸어 오신 제주도민 여러분들이 극단의 상황에 처한 난민들을 환대해 주시고 그들이 대한민국 전역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교단장들은 또 “한국교회는 복음에 빚진 사람들이며 동시에 전쟁의 상처를 치유하고 회복하는 일에도 세계 여러 나라에 빚진 사람들”이라고 말하고 “우리가 폐허 더미 위에 주저앉아 있을 때, 전쟁을 피해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유리방황하고 있을 때, 세계 여러 나라들이 기꺼이 우리를 난민으로 받아주었고 그 땅에서 살아갈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면서 “이제 우리가 어제의 우리와 같은 예멘 난민들의 눈물 앞에 서 있다”고 호소했다.

교단장들은 “기독교 신앙은 본질적으로 나그네를 배척하지 않고 환대하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사랑에 빚진 자로서 우리가 사랑을 실천해야 할 대상에는 어떤 조건도 제한도 없다”면서 “한국교회가 죽음의 바다에서 표류하는 예멘인들의 이웃이 되어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교회협과 회원교단들은 제주도의 난민들과 그들을 위해 일하고 있는 이들을 위한 모금활동도 벌이기로 했다.

김혜은 기자  21cpres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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