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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을 대하는 자세

제주도에 들어온 예멘 난민문제와 관련 이들을 환대하고 품어줘야 한다는 보도(본보 992호)가 나간 후 편집국으로 유감의 뜻이 전해졌다. 보도방향이 신중하지 못했으며, 대부분의 언론이 감상적이며 상식적인 수준에서 이 문제를 보고 있는 것 같아 염려스럽다는 지적이었다. 특히 이 분은 선교 현장에서 직접 예멘인들을 접해본 경험이 있다 하였고, 그들이 난민 신분으로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 자체를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라고 설명해주었다.

보통 어떤 기사가 나가면 그에 대한 찬반 입장이 편집국으로 전달되는 경우가 있다. 오보가 아니라면 기사 방향이나 논조에 대한 신문사의 책임과 입장은 분명해야 한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단호하게 ‘우리가 맞다’고 주장하기가 쉽지 않다.   

난민은 따뜻하게 맞아주고 품어줘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는데, 우선은 제주도에 입국한 예멘인을 난민으로 볼 것이냐 하는 문제부터 시각의 차이가 생기기 때문이다. 또 난민으로 들어온 외국인 체류자들로 인해 일자리 문제나 치안상 위협을 받는 국민들의 정서도 이해 못할 것은 아니다. ‘테러리스트 수용’, ‘성범죄 발생률 증가’ 등의 주장이 과장 혹은 왜곡된 정보이긴 해도 솔직히 근거 없는 주장이라 일축하기도 어렵다.

이들을 받아줘서는 안 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한 달도 못돼 70만 명에 육박하는 현실도 무작정 비판하거나 외면하긴 곤란하다.

하지만 교회라면, 기독교인이라면 생각이 조금은 달라야 하지 않을까? 난민들을 돕기 위해 우리 살림살이가 조금 힘들어진다 해도, 인종과 문화가 다른 이들이 들어오면서 다소 사회가 불안해진다 해도 그들이 처한 절박한 현실을 좀 더 이해하고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았으면 하는 호소를 하고 싶은 심정이다. 

정말 그들이 난민이 맞는지 보증할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그들의 나라가 내전으로 혼란스럽고 충분히 생존의 위협을 느끼게 하는 상황이라는 사실이다. 지구 절반을 돌아 우리나라까지 찾아올 정도로 그들에게는 생존과 자유에 대한 절박함이 있었을 것이라 헤아려본다. 

사실 성경을 보면 이스라엘의 역사는 유리하고 방황하는 난민의 역사에 다름 아니다. 예수님도 어린 시절 박해자들의 칼을 피해 피난길을 떠나야 했고 위험이 사라질 때까지 한참을 이집트 땅에 머무는 난민의 인생을 사신 적이 있다.

우리 민족의 경우도 일제 강점기 땅과 집을 뺏긴 선조들이 만주와 연해주로 떠나 난민처럼 살았고, 제주에서는 4·3 사태를 피해 일본으로 이주한 사실상 난민들도 있었다. 이어진 한국전쟁은 우리 국민 거의 대부분을 전쟁 난민으로 만들었고, UN 설립 이후 최초로 지원한 난민이 바로 우리나라였다는 역사도 뚜렷하다.

이런 역사를 가진 나라에서, 특히 기독교인의 입장이라면 우선 난민을 환대하는 것이 당연한 자세다. 그들이 진짜 난민인지 가짜 난민인지는 그다음 문제다. 

 “사랑에 빚진 자로서 우리가 사랑을 실천해야 할 대상에는 어떤 조건도 제한도 없다”는 9개 교단장 공동 호소문도 그런 의미로 새겨들어야 하며 “난민과 이주민에 대한 배척과 외면은 인간이 지녀야할 최소한의 도리를 거부하는 범죄이고, 그리스도인으로서는 더더욱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는 이웃 종교 가톨릭의 사목서한은 생각을 조금 더 정리해 준다.

작지만 강한 나라, 경제대국이라는 국격에 걸맞도록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난민을 따뜻하게 수용하는 나라가 돼야 한다. 또 사랑을 제일의 계명으로 삼는 신앙인이라면 벼랑 끝에 내몰린 심정으로 나라를 떠나 방황하는 난민들을 조금이라도 더 이해하고 조금이라도 더 따뜻하게 대해줘야 한다.

난민 신청자 대부분이 이슬람 신자이기 때문에 위험하다는 여론도 있다. 충분히 숙고해야 할 필요가 있고, 우리의 보호를 요청하는 난민이라면 우리 문화와 전통을 존중해 줄 것을 당연히 요구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런데 다른 각도로 생각해보면 일부러 이슬람 지역까지 찾아가 위험을 무릅쓰고 선교하겠다는 것이 우리 교회의 입장이었는데 오히려 우리를 찾아온 무슬림이 있는 셈이다. 그들을 환대하고 선교의 기회로 활용하는 것이 나쁘지 않을 것이다. 

난민들을 받아들일 법적인 처리나 그들로 인해 발생하게 될 경제적인 문제, 테러리스트의 유입을 막고 사회 안전을 확보하는 일 등 충분히 우려되는 부분은 우리 정부가 좀 더 철저하게 대처해 국민들의 불안을 해소시켜 줬으면 한다.  

기독교타임즈  21cpres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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