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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업 피해 선교사를 염려하며

서울시청 앞 동성애 행사를 금지해 달라는 국민청원에 대해 청와대가 한 답변이 무성의하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청와대는 지난 13일 총 21만9987명이 서명한 ‘서울 시청 앞과 대구 동성로 동성애 퀴어행사 반대’ 청원에 답하면서 “청와대가 허가하거나 금지할 권한이 없다”고 밝혔다.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하는 광화문광장과 달리 서울광장은 신청하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고 관리주체는 서울시이기 때문에 청와대가 관여할 수 없다는 것인데 원칙적으로는 맞지만 내용상으로는 문제가 있는 답변이다.
청와대가 국민청원 형식의 게시판을 열고 국민들의 소리를 직접 듣겠다고 나선 것은 그 자체가 이미 우리 사회의 질서와 원칙을 뛰어넘는 것이다. 서울시가 관리하기 때문에 관여할 수 없다는 식의 답변을 들으려고 20만명의 국민이 청와대 게시판에 서명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관리주체가 누구인지 정도는 이미 서명에 참여한 국민들도 다 아는 문제다.
그런 식의 답변이라면 애당초 국민청원을 받지 않는 것이 차라리 사회 질서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정치권의 입맛에 맞는 것은 국민청원을 핑계로 무소불위의 관여를 해도 무방하고, 내키지 않는 것은 관련 규정이나 관리 주체를 핑계로 답을 피하는 것은 국민청원 자체가 국민과의 소통이라기보다는 정치 기술에 의한 포퓰리즘에 불과하다는 비난을 받기에 충분하다,
그래서 교계가 관심 갖는 또 하나의 국민청원에 대해서도 우려와 불만을 감추기 어렵다.
최근 필리핀에서 발생한 성결교단 백영모 선교사의 셋업 피해에 대한 국민청원이 그것이다. 현지에서 18년 동안 선교사 활동을 한 이 선교사는 현지 경찰로부터 불법 무기 소지혐의를 받고 지난 5월 30일 체포 수감됐다고 한다. 2개월여 동안 3평 좁은 공간에 70명이 수용돼 있는 열악한 상황에 우리 국민인 백 선교사가 놓여있고 최근에는 보석 신청마저 거부된 것으로 알려졌다. 
백 선교사 석방을 도와달라는 국민청원을 선교사의 부인이 신청했고, 소속 교단인 성결교회가 교계에 적극 호소해 17일 현재 서명자가 20만 6000명을 넘어섰다. 청와대가 공식 답변을 해야 하는 기준을 넘었다는 말이다. 바라기는 동성애 관련 청원처럼 들으나마나 한 형식적인 답변이 아니라 우리 정부가 적극 나서 백 선교사가 조속히 석방되도록 해준다는 희망의 답변이었으면 한다.
성결교단과 피해자 가족들은 20만명 서명 기준을 넘어선 것에 안도하고 기뻐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이번 사건의 경우 20만명이 넘었기 때문에 국가가 답변해야 한다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고 정부의 태도가 답답하기만 할 뿐이다.
우리 국민이 외국에서 부당한 혐의를 받고 감옥에 갇혀있다면 설사 청원이 없다 해도 정부가 나서서 상황을 파악하고 억울한 일이 없도록 지원해야 함이 마땅하다. 그것이 국민에 대한 국가의 의무이고 책임이다. 서명자가 20만 명이 넘도록 기다리기만 하는 정부가 야속하다는 말이다.  
한 가지 고무적인 것은 지난 13일 우리 정부가 필리핀에서 발생한 셋업 피해자를 위해 현지 수사에 한국 경찰을 투입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이 피해자는 공항 출국과정에서 셋업 피해를 당했다 호소하는데, 백 선교사의 경우와 달리 정부의 기민한 대응이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굳이 비교할 필요 없이 기왕에 개입하기로 했다면 백 선교사의 건이나 혹은 더 있을지 모르는 우리 국민의 피해 사례들을 적극적으로 파악해 대한민국 국민이 해외에서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국가의 책임과 의무를 다해주길 바란다.  
필리핀의 경우 타깃을 정해놓고 죄를 뒤집어씌운 뒤 금품을 요구하는 셋업 범죄가 국제적으로도 악명 높다. 유난히도 한인들을 대상으로 이런 범죄가 빈발해 우리 정부의 지원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 필리핀은 우리 국민이 가장 많이 피살되는 해외국가라고 한다. 2012∼2016년 사이 모두 48명이나 우리 국민이 필리핀에서 희생됐다는 집계가 있다. 
물론 개개인이 주의해야 하겠지만, 정부도 이런 사정을 정확히 파악해서 필리핀에 대한 적극적 조치로 억울한 피해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히 해외 선교사 활동을 하다 억울한 누명을 쓴 백영모 선교사의 경우는 소속 교단과 상관없이 한국교회 전체가 관심을 갖고 기도하며 지원해야 할 일이다.

기독교타임즈  21cpres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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