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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I박종천 목사(감신대), 이찬석 교수(협성대), 조은하 교수(목원대) 공동집필

우리 앞의 생태계
온 세상이 초록으로 물든 계절이다.  초록의 자연 앞에 서면 아름다운 감탄과 더불어 신비감을 느끼게 된다. 자연은 모두에게 허락된 하나님의 선물이고 생명의 보고이다. 그러나 최근 이러한 자연이 신음하고 있다. 미세먼지, 이상기온, 수질오염 등이 일상생활까지 위협하는 수준이다. 지난 2월 스페인 남부 무르시아 카보 데 팔로스 해변에서 길이 10m, 무게 6t이 넘는 새끼 향유고래 사체가 발견됐다. 사체 부검결과 향유고래의 소화기관 안에는 비닐봉지, 그물과 밧줄 조각, 플라스틱, 포대, 깡통 등 쓰레기 29kg가량이 들어있었다. 향유고래는 쓰레기로 인해 소화 작용을 하지 못했고, 플라스틱을 몸 밖으로 배출할 수 없어 복막염으로 사망한 것이다.

특별히 플라스틱은 일회용 빨대와 식기, 그릇, 비닐봉지 등으로 우리 생활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이렇게 사용한 플라스틱의 재활용은 14%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소각되거나 매립되는데 그중 많은 수가 바다로 흘러 들어가 바다를 오염시키고, 해양동물들이 플라스틱을 먹이로 착각하여 먹고 죽음까지 이르게 되는 것이다.

매년 6월은 환경보호의 달이고, 5일은 세계 환경의 날이다. 최근 전 세계가 재활용 쓰레기로 환경오염을 겪으며 올해 세계 환경의 날 슬로건은 ‘플라스틱 오염으로부터 탈출’, 국내 주제는 ‘플라스틱 없는 하루’이다.

스페인 남부 무르시아 카보 데 팔로스 해변에서 발견된 새끼 향유고래 사체에서 비닐봉지, 플라스틱, 깡통 등 29kg의 쓰레기가 발견됐다



이러한 오늘의 상황은 생태계의 오염과 파괴로 말미암은 대재난이 국경을 초월하여 범세계적으로 일어날 것이라는 생태학자들의 예언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음을 증명한다. 일련의 생태학자들은 ‘생태학적 위기’ (ecological crisis)라는 개념은 오늘의 위기 상황을 충분히 나타내지 못하며 ‘생존의 위기’ (survival crisis)라는 개념이 보다 적절하다고 주장한다. 과학기술은 인류에게 찬란한 물질문명과 진보를 약속했지만 온 세계는 살아남을 것인가 아니면 파멸할 것인가의 불안 속에서 실존하고 있다. 오늘의 자본주의적 경제 질서와 다국적 기업의 이익중심의 경쟁, 오직 객관성만을 주장하면서 책임지지 않는 과학기술의 진보, 가능한 더 많이 소유한 것을 과시하며, 더 많이 소비하고 향유하고자 하는 현대인의 소비지향적 가치관등이 그 원인이다. 

특별히 근대 데카르트에 이르러 등장한 기계론적 세계관은 자연을 지배와 착취의 대상으로 이해하였고 17세기 초 프랜시스 베이컨이 경험적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자연은 내적 생명과 가치를 박탈당하고 단지 인간을 위해 이용되기 위한 대상으로 전락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자연환경은 인간의 소유물이 아니라 하나님의 소유이며 하나님의 주권은 인간의 영혼과 인간의 사회에서는 물론 자연의 영역 안에서도 세워져야 한다고 보는 창조신앙과 생태계의 문제를 고찰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생태 문제에 대한 신학적 논의
생태계의 파괴와 환경오염의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생태문제에 대한 신학적 논의는 다양하게 이루어져 왔다.

신학자 토마스 베리는 현대 세계의 경제체제와 세계관이 생태계의 위기를 가지고 왔다고 본다. 현재의 세계관은 지구와 다른 모든 생물들에게 가치를 부여하는 최고의 실재를 인간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인간중심의 편협한 세계관은 인간의 사고를 제약하고 지구의 삶을 제약하는 결과를 가지고 올 뿐 아니라 인간을 위하여 지구를 착취하는 기능을 정당화 해온 것이다. 그러나 창조의 세계는 현실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기술적 차원을 넘어서, 인간의 인식영역을 넘어서는 차원들로 가득 차 있다.

오늘날 지구위로 다가오는 하나님 나라의 비전을 물질적 재화에 기초한 진보의 신화로 대체했다는 것을 비판적으로 인식하면서 지구와 우주에 대한 영적 전통에 관심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지구의 광물, 식물, 동물들 그리고 동료인간들을 받아들이고 보호하고 육성하며, 창조주인 하나님을 기뻐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지속적인 창조의 과정 안에서 현존하시는 하나님의 거룩함을 인식할 수 있다.

생태신학자 보프는 생태계의 가장 주요한 특징을 연대성으로 보고 있다. 생태계는 존재하는 모든 것이 자신과 다른 모든 것들과 갖는 관계이며 대화이다. 생태계는 자연하고만 관계가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나 문화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모든 측면에서 연결되어 복잡하게 얽혀있는 구조를 이루고 있으며 단순한 시스템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풍부한 다양성으로 이루어지는 역동적 일치이다. 이러한 신학적 논의들을 통해 우리는 생태문제에 대한 몇 가지를 고찰할 필요가 있다.

먼저 창조와 인간의 사명 (창 1:26-28)에 대한 데카르트적이고 베이컨적인 해석을 지양하고 청지기적 관점의 새로운 해석을 해야 한다. “다스리고 지배하고 정복하라”는 것은 인간은 자연의 친구이고, 땅에서 일하고 가꾸고 보존하는 하나님의 대리자이며, 따라서 창조적 노동과 즐거운 휴식을 통해서 사명을 완수할 책임을 부여받은 존재이다. 둘째, 창조신학의 복원이 필요하다. 전통적인 기독교 신학에서는 창조의 신비를 강조하기 보다는 구원의 사건을 더 강조해 오는 경향성이 있었다. 창조 신학 속에서 인간은 자연의 일부이며 하나님의 창조세계에 대하여 윤리적 책임성을 갖는 존재이다. 셋째, 우주와 인간 마음 안에 활동하는 성령에 대하여 인식하는 일이다. 성령은 뛰어난 창조의 영이다. 성령은 움직이는 모든 것 안에서 활동하고 생명을 확장하고 예언자들을 고무하고 시인들에게 영감을 주고 카리스마적 지도자들의 가슴을 뜨겁게 하고 모든 사람의 마음을 열정으로 채운다. 즉, 성령은 우주를 충만케 하고 우주의 구조를 지속적으로 새롭게 하는 존재인 것이다.

신음하는 자연과 새 창조의 희망
웨슬리에게 있어서 자연은 인간의 타락과 함께 슬픔과 고통을 당하며 구원과 새 창조를 기다리는 존재이다. 생태계의 회복에 대한 웨슬리의 사상은 그의 성화론과 연결시켜 살펴볼 수 있다. 생태계 위기에 대한 포괄적인 논의나 구체적 대안을 제시하지 않지만 웨슬리는 하나님 형상의 회복이 개인적 차원을 넘어 창조세계의 회복까지 이어진다고 본다. 본래 창조의 세계는 아름다움과 조화, 기쁨으로 가득한 질서였으나 죄의 타락으로 인하여 자연도 고난을 당한다. 그러나 창조주 하나님은 사랑과 은총으로 창조전체를 회복시키시고 완성시키시는데 이것은 하나님의 은총에 대한 인간의 응답으로 가능한 것이다.

하나님은 모든 창조세계의 아버지로서 연약하고 보잘 것 없는 것도 사랑으로 보살피시는 분이다. 그렇기에 우리도 하나님의 이러한 사랑을 품는 것이 우리의 필수적인 의무이다. 하나님이 그의 창조세계를 사랑과 은총으로 살피신다는 웨슬리는 사상은 자연에 대한 우리의 생태적 책임의 첫 걸음이 되는 것이다.

“창조전체가 지금 인간의 죄 아래서 함께 신음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우리의 위로는 그것이 항상 신음하지 않을 것이며 하나님께서 일어 나시사 그 자신의 역사를 주관하시리라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창조 전체가 그때 도덕적 및 자연적 타락으로부터 건짐 받게 될 것입니다. 죄와 그 결과인 고통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이며 거룩함과 행복이 땅을 덮을 것입니다. 그때 세계의 모든 끝이 우리 하나님의 구원을 볼 것입니다. 그리고 전 인류가 하나님을 알고 사랑하고 섬길 것이며, 영원히 그와 함께 다스릴 것입니다.(Works, Vol. Ⅱ)

식별과 적용

“자연은 자손에게 물려주는 것이 아니라 자손에게 빌려 쓰는 것이다.”

신학자 매튜 팍스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은총을 초록빛 은총과 붉은 은총으로 설명한다. 초록빛 은총은 창조의 은총이며 붉은빛 은총은 구속의 은총이다.

창조의 은총은 하나님이 모든 인간과 자연에게 허락하신 하나님의 손길이며 축복이다. 초록빛 은총 속에서 우리는 하나님이 인간에게 이야기하시는 삶의 신비와 생명의 노래를 듣는다. 아침의 쏟아지는 햇살 속에서 아낌없이 모든 인간에게 평등하게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발견하게 되며, 산속에  홀로 핀 들꽃 속에서 아무도 보는 이 없어도  자기의 꽃을 피우는 겸손함과 초연함을 배우게 된다. 태풍이 지나간 들판에 남아있는 꽃 안에서 흔들리면서 살아가는 생명의 강인함을 보게 된다. 추운 겨울을 지내고 새 봄에 초록의 잎새를 틔우는 나무에서 부활 생명의 신비를 보게 된다.

이렇듯 하나님은 자연 속에서 하나님의 음성을 듣게 하시고 햇살과 바람과 어린 꽃들이 더불어 사는 것을 배우게 하신다. 이러한 하나님이 모든 사람에게 주신 창조의 은총이 담긴 자연을 인간은 독점하고 파괴하였다. 인간의 죄로 인하여 자연이 고통하고 신음하는 현실이 된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러한 자연을 은총과 사랑으로 돌보고 계시며 창조의 회복을 이루어 가신다. 이러한 창조의 회복을 위한 하나님의 은총에 인간도 응답하여 책임적으로 생태적 삶을 살아가는 것이 성화의 과정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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