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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론에 대한 변명

모세가 시내산에 올라가 있는 40일 동안 산 아래 있던 아론은 왜 금송아지를 만들었을까? 아론의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 본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모세가 산에서 내려오는 것이 더딤을 보고 아론에게 “우리를 위하여 우리를 인도할 신을 만들라”(출 32:1)고 요구하였다. 여기서 ‘신’은 히브리어로 ‘엘로힘’인데, 영어성경은 대부분 ‘gods’라고 번역을 하였다. 그러나 백성들이 요구한 ‘엘로힘’(Elohim)은 자신들이 숭배할 ‘신’이 아니라 모세의 역할을 대신할 ‘리더’를 만들어 달라는 것이었다.

이집트의 바로가 신적 존재의 리더였던 것처럼,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모세는 신적 존재의 리더였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집트에 종살이하던 때의 습성이 남아 있어 바로 대신 모세를 신적 존재의 리더로 따랐던 것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모세를 신적 존재로 여길 만큼 의지하였는데 산에서 지체하고 있으니 두려워하게 된 것이다.

랍비전통에서는 모세가 산에 머무는 것이 오래 걸리자 백성들이 화가 나서 장로들에게 찾아와 모세를 대신할 리더를 요구했다. 장로들이 거절하자 백성들이 그들을 죽이고 훌(Hur)에게 와서 같은 요구를 했다. 백성들은 그들의 요구를 단호하게 거절하는 훌도 죽였다고 한다.

그럼 왜 아론은 백성들의 요구를 들어 금송아지를 만들었을까? 장로들이나 훌처럼 백성들의 요구를 단호하게 거절한 용기가 없어서 였을까? 모세조차 아론이 백성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무책임하게 행동한 것에 대해 책망하였다(출 32:25). 아론은 두려워서 백성들의 요구를 들어주었는데, 아론의 두려움은 자기의 죽음에 대한 것이 아니라 백성들이 받을 하나님의 심판에 대한 것이었다.

아론은 모세 대신 다른 리더를 세우기보다 금송아지를 만들게 되는 데 최대한 지체하면서 만들었다. 아론이 이스라엘 백성들과 함께 금송아지를 만드는 것을 보고 하나님이 백성들을 멸하려고 할 때 모세는 강력하게 만류하였다. 모세는 전적으로 백성들과 운명을 같이 하고자 하였다. 모세가 산에 오른 것은 자신의 영광을 위해서가 아니라 백성들을 위해서였다.

모세의 권위는 백성들에게서 온다. 백성들이 하나님의 길에서 벗어나면, 모세는 즉시 시내산에서 내려와야 했다(신 9:12). 백성들이 높임 받으면 모세도 높임을 받고 백성들이 하나님의 길에서 벗어나면 모세의 지위도 낮아졌다.

시내산에서 지체하는 모세를 대신할 ‘엘로힘’(신적 존재의 리더)을 요구하는 백성들에 대해 아론은 모세의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해 금송아지를 최대한 만들었지만, 이것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우상숭배의 신앙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결과적으로 아론은 이스라엘 백성들을 보다 성숙한 신앙으로 이끄는데 실패하였다.

성전시대에 대제사장들이 입는 세마포 속옷에 금색 실을 넣었는데, 그것은 아론이 범한 잘못을 다시는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기독교타임즈  21cpres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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