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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살리는 교회장진원 목사(도림감리교회/라이프호프기독교자살예방센터 사무총장)
장진원 목사(도림감리교회/라이프호프기독교자살예방센터 사무총장)

“우는 자와 함께 울라.”

자살유가족을 위한 추도예배, 어두운 예배당 안에는 작은 흐느낌들이 곳곳에서 울리기 시작했다. 예배가 시작되고 성만찬이 진행되는 동안 유가족들은 한 번도 얼굴을 들지 못하고 계셨다. 하지만 돌아가시면서 “참 고맙습니다”라는 짧은 인사말 한마디가 그분들의 마음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다시 어둠속으로 사라져가는 10여 년 전의 그분들의 뒷모습과 흐느낌은 지금도 여전히 들려지고 있다.

한국사회는 1998년 IMF 이후 심각한 자살의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 갑자기 찾아온 경제 붕괴로 인한 실직, 가정해체와 사회적 갈등은 지금까지 살아왔던 삶의 의미를 한 순간에 무너뜨리는 충격으로 남았다. “잘 살아보세”를 외치며 살아왔던 급격한 산업성장과 경제발전은 행복도 돈으로 살 수 있다는, 그리고 성공이 곧 신앙의 축복이라는 믿음이 무너지면서 우리의 내면을 성찰할 시간도 없이 또 다른 치열한 경쟁사회로 우리를 내몰아 가고 말았다.

이후 한국사회는 ‘자살공화국’, ‘자살천국’이라는 오명을 가진 나라, 행복지수가 낮고 갈등지수가 높은 나라가 되어가고 있다. 보건복지부에서 발행한 ‘2018년 자살예방백서’를 보면 우리나라는 2003년부터 2016년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OECD국가 평국 12명(10만 명 당 사망인구) 보다 2배 이상이며, 2016년 한 해만 1만 3092명이 고의적 사고, 즉 자살로 생명을 잃었다. 하루에 36명, 40분에 한 명씩 소중한 생명을 스스로 잃은 현실을 살아가고 있다. 자살은 사망원인 5위, 10대~30대 사망원인 1위가 바로 자살이다. 최근에는 40~50대 남성의 자살증가률이 올라가고 있다. 최근 많은 노력으로 자살률이 조금은 줄어들고는 있지만, 여전히 자살시도률, 자살과 관련된 우울증, 조현병과 같은 정신건강은 더욱 위험한 상황으로 한국사회의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생명을 살리는 우리 교회의 상황은 어떠할까. 아니 교회는 어떤 역할을 하고 있었는가. 10여 년 전, 자살예방사역을 시작할 당시, 교회에서 이와 같은 죽음, 자살의 문제를 말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다. “자살하면 지옥간다”라는 교리적 정죄가 한국교회와 성도들의 마음속에는 하나의 습속처럼 자리 잡고 있었다. 천국과 지옥이라는 극단적인 이원론적 내세적 신앙관을 강조한 교회는 하나님의 화해와 위로가 아닌, 심판과 정죄를 통한 종파적 특성으로 사회와 분리되기 쉽다. 하지만 현대 한국사회에서의 자살의 문제는 믿음이 약하고 강함의 문제만도 아니며 영적 차원의 문제만도 아니다. 이미 자살은 교회 안에서도 성도들의 삶 속에서도 결코 예외가 없는 상황이 되고 있다. 또한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정신건강, 삶의 고통과 아픔의 문제가 될 수 있다.

이제 이 시대 속에서 교회는 세상을 향한 새로운 생명의 대안공동체가 돼야 한다. 죽음의 문화를 바꾸는 힘이 복음에 있기 때문이다. 이 복음은 생명을 대상이 아닌 생명의 가치로 보게 하는 능력이다. 이제 한국교회는 이 시대에 생명의 사역을 위해 우는 자와 함께 울어주는 생명 목회의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

기독교타임즈  kmctimes@km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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