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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기다림을 포기하지 않았던 씨앗원주청년관 경의현 목사 / 한국 감리교회, 신앙의 뿌리를 찾아서 ②
청년관 해외문화체험팀이 스트로브릿지 기념관 앞에서 촬영한 단체사진.

일본 요코하마에서의 여정을 마치고 다시 먼 길을 떠나기 위해 청년관 해외문화체험팀은 공항으로 향했습니다. 기상문제로 인해 비행기가 연착돼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어 일행은 워싱턴에 8시간이나 늦게 도착했습니다. 도착과 동시에 진행되는 입국심사에서 거절당하지는 않을까 그전에 연습했던 실습영어를 상기시키며 청년들은 심사대 앞에 섰습니다. 예상과는 달리 순조롭게 입국심사를 통과한 후 순례일정을 도와주실 박대성 목사님(볼티모어 베다니한인연합감리교회)을 만났습니다. 볼티모어부터 워싱턴 덜레스 공항까지 나와 환영해주신 목사님의 따뜻하고 섬세한 배려에 모두가 감동한 시간이었습니다.

체험팀은 곧바로 볼티모어 베다니한인연합교회로 이동해 하루를 묵고 볼티모어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볼티모어는 미국감리교회의 성지로 불리는 곳입니다. 이유는 미국감리교회의 상징성 있는 거룩한 흔적들이 아직까지 잘 보존돼 있기 때문입니다. 미연합감리교회의 모교회인 러블리레인교회, 그곳의 담임목사였고 조선 선교가 시작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셨던 가우처 목사님께서 세우신 볼티모어여자대학, 영국에서 넘어와 평생 평신도 전도자로 헌신했던 초기 전도자 스트로브릿지 기념관 등 미국감리교회의 살아있는 역사가 볼티모어에 숨 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볼티모어의 첫 일정은 베다니연합감리교회에서 시작됐습니다. 오래전부터 미국에서 조선선교의 역사의 흔적을 찾고 계시고 우리와 같은 순례팀에게 좋은 가르침을 선사해주시는 박대성 목사님의 미국 감리회 역사 강의를 먼저 들었습니다. 여정을 떠나기 전 그룹모임을 통해 감리회의 역사에 대해서 공부를 하긴 했지만 아직 정리되지 않은 부분들을 명쾌하게 잘 설명해주셨습니다. 강의 후 체험팀은 미국감리교회의 모교회인 러블리레인교회에 도착했습니다.

러블리레인교회

회색 벽돌로 만들어져 웅장해 보이는 외관과 더불어 내부는 붉은색의 이미지로 따뜻함과 포근함을 느낄 수 있는 예배당이었습니다. 그 유명한 크리스마스연회가 열린 곳이라고 하니 미국감리교회의 역사 속 중심에 서있다는 사실이 감격스러웠습니다. 특히 러블리레인교회는 조선 선교의 기틀을 마련하신 가우처 목사님께서 담임하신 교회입니다. 교회의 구석구석을 살펴보면서 벽면에 이곳을 담임했던 모든 목사님들의 이름이 새겨진 것을 보고 그동안 흘러온 아름다운 믿음의 역사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그안에 가우처 목사님의 이름도 선명히 새겨져있었습니다. 미지의 땅 조선에서 온 사람들에게 호기심을 갖고 기차 안에서 말을 걸었던 그의 관심이 없었다면 조선 선교는 시작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보빙사절단과 가우처 목사님의 만남을 통해 조선선교의 문이 열리고 맥클레이부터 아펜젤러에 이르기까지 그씨앗이 열매로 이어짐을 보며 문득 감사함이 들었습니다. 이과정이 있기까지 얼마나 많은 눈물과 기도가 있었을까. 아름다운 예배당을 바라보며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사라져간 수많은 믿음의 선배들을 생각해봅니다. 누군가의 헌신을 통해서 우리가 이 자리에 서 있구나. 이 세상 모든 것에 당연함이 없다는 것을 또 한 번 깨닫습니다. 그러면서 얼마 전 읽었던 ‘랩걸’이라는 책의 한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모든 우거진 나무의 출발은 기다림을 포기하지 않았던 씨앗이었다.”

복음의 씨앗이 심고 숱한 세월을 견뎌왔던 러블리레인교회와 가우처 목사, 그리고 이름 모를 복음의 선배들의 인내와 눈물을 떠올립니다. 복음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전부를 내어놓은 사람들. 복음과 바꾼 그들의 전부가 오늘날의 교회를 만들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청년들과 손을 마주잡고 기도하면서 우리 또한 작은 씨앗을 품고 모진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신앙인이 되기로 다짐했습니다.

러블리레인교회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우리는 스트로브릿지 기념관으로 향했습니다. 박대성 목사님은 스트로브릿지라는 인물에 대해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미국최초의 순회전도자로 미국 감리교 초기역사에 굉장히 중요한 인물”이라고 소개했습니다. 미연합감리교회는 그의 정신을 기억하고자 그가 생활했던 집에 기념관을 세웠습니다. 신앙의 정신과 복음의 역사를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는 그들의 마음가짐에 깊은 존경심이 솟아났습니다. 기념관은 스트로브릿지가 살았던 생활의 모습을 그대로 살려놓았습니다. 스트로브릿지는 평생 어떠한 흔적을 남기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 흔한 일기 하나도 남기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기념관 곳곳을 둘러보며 그는 책은 남기지 않았지만, 다른 어떤 이들의 마음속에 뜨거움을 남긴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가 남긴 뜨거움은 믿음의 아름다운 유산으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념관을 순례하며 스스로 이런 질문을 던지게 됐습니다. ‘우리는 과연 무엇을 남길 것인가. 다음세대들에게 무엇을 물려줘야 하는가.’

기독교타임즈  kmctimes@km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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