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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리회 대의(大義)허태수 목사, 성암교회

조선시대(1392~1910)를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빠지지 않는 것이 사색당파와 그 심각한 폐해에 관한 것이다. 훈구파, 사림파, 대윤, 소윤, 동인, 서인, 노론, 소론, 시파, 벽파 등 각 파당의 원인과 특질을 이해하고 알 수는 없지만 이것이 ‘사색당파’라는 것은 안다. 그만큼 현실정치 혹은 집단의 갈등상황에 ‘사색당파’가 소환되고 부활한다는 의미다.

16세기 중반, 1575년대부터 당파 구도가 출현했다하니 지금부터 440여 년 전 일이다. 이 일종의 붕당제도는 19세기 초엽 특정 양반가문의 독재 세도정치가 시작되면서 없어졌다하나, 그 유산은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다. 당시 사색당파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는 평가도 있다. 조선중기 정치제도의 발달에 기여했으며 오랜 선진 정치제도의 모범국가로 간주되는 영국의 정당 정치가 시작된 것이 18세기 전반, 토리당, 휘그당으로부터였으니 우리 조선시대 당파제도는 그보다 200여년이 앞선 셈이기 때문이란다. 그러니 영국이 감히 한국 앞에서 자기나라 정치제도의 유구한 역사를 운운할 입장 이 못 된다나 어떻다나.

같은 학문적 배경과 사상을 중심으로 결속된 당시 사색당파들은 임금의 전횡을 막고 비판과 토론으로 나랏일을 조정해나갔으니 그야말로 현대판 정당 정치를 오래전부터 시작했다. 이 점에서 우리 대한민국 국민은 자부심을 가질만하다. 하나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그런 세계 최초의 당파제도가 더욱 발전돼 오늘날까지 이어졌더라면 우리나라야말로 영국, 미국보다 앞서가는 선진 그리고 전통적 정당 제도를 가진 나라가 됐을 텐데 그렇지 못하고 19세기 초 세도정치에 눌려 사라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 현대사는 다시 김대중파, 김영삼파, 동교동파, 친노파, 친박, 비박, 친문, 반문, 이라는 파당을 부활시켰다. 이런 사회적 학습을 모방한 감리교회는 협성파, 감신파, 목원파, 평신도파, 장로파, 오로지 권력쟁취를 위한 그 전위파, 전 감독회장파, 현 직무대행파, 제3의 물결파 등 파타피직스(Pataphysics: 진실과 허구의 두 몸인데 얼굴은 하나인)한 존재론적 특성을 띠고 종교적 변종으로 소환됐다. 이 변종 ‘감리교 사색당파’가 하는 일은 오로지 ‘감독’이나 ‘감독회장’을 뽑는 일이다.

작금의 감리교가 칠색(七色) 팔면(八面)의 파당을 짓다가 사라지는 신세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분명한 대의정치(大義政治)의 명분이 있어야한다. 자기 분파와 그 소비성 당원들을 위한 사당수준의 분파가 아닌 ‘감리교 공동체’와 ‘하나님의 의를 이루는 대행 집단’이라는 대의명분 말이다.

우리 선조들이 영국보다 오래전에 정당정치를 시작했음에도 약 200여 년 동안 소의정치(小義政治)만하다 결국 소멸된 것에서 감리교는 지금, 아주 중요한 역사적 교훈을 얻어야 한다.

교단의 계파별 정치꾼들은 소의정치(小義政治)에서 벗어나라. 그리고 대의정치(大義政治)를 도모하라.

기독교타임즈  kmctimes@km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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