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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하러 여기까지 오셨어요?김장호 목사, 덕수교회

새봄이 다가와, 부임 후 전교인 대심방을 진행했다. 본격적으로 아내와 함께 전도 계획을 세워 밖으로 나갔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마을회관에도, 성도들의 집에도 사람들이 보이지 않았다.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장로님께 전화해서 물었다. 전도를 하러 나왔는데 성도들이 모두 없다고. 그랬더니 “전도사님 여기서는 전도 안 해도 됩니다. 그냥 올 사람들은 알아서 오게 돼 있어요. 그리고 사람들은 지금 바닷가에 나가서 일하기 때문에 힘들어서 갈 수도 없어요”라고 말씀하신다. ‘잘 됐다’ 하며 그대로 앉아서 쉴까 했는데 아내가 그런다. “기왕에 하기로 한 거 끝까지 해보자”고 말이다.

그래서 물어물어 바닷길을 헤치고 갔다. 저 멀리 사람들의 소리가 들린다. 준비한 시원한 냉커피와 따뜻한 음료, 그리고 사발면을 내려놓으며, 각자 원하는 것들을 드시라고 펼쳐 놨다. 그리고 주일에 안 나온 성도들과 불신자들의 얼굴을 익히기 시작했다. 가슴이 아팠던 것은 우리 성도들의 반응이다. “에이 목사님 여기까지 뭣 하러 오셨어요”라고 말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어쩔 줄 몰라서 지나쳤지만 한 달 후에 그랬다. “목사가 그렇게 가면 뭐 하러 왔냐고 묻지 좀 말아주세요. 목사가 왜 거기에 왔겠습니까? 전도하러 왔잖아요.” 사실 지금까지 전도가 뭔지 몰랐던 것이다.

전도를 통한 열매는 서서히 예배를 통해 나타나기 시작했다. 새벽에 모두 나와야 5명 정도 모였던 인원이 8명, 9명으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주일 예배도 19명으로 시작했는데 어느새 25명으로 늘어나고 있었다. 장기 결석자들이 결단하고 예배에 나온 것이다. 그리고 나는 불신자들에게 눈을 돌려 전도하게 됐다.

봄이 지나고 여름이 오니 내가 해야 할 일들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덕수교회는 1988년 성도들이 손수 지은 예배당으로 이제는 노후가 진행돼 외벽에 방수가 되지 않는다. 비가 오면 예배당으로 빗물이 새고, 벽은 금이 가서 바람이 부는 대로 예배당에 그대로 바람이 들어온다. 새벽에 비가 오면 들통을 들고 예배당에 들어가서 새는 곳을 찾아 물통을 대 놔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예배당 안이 물바다가 된다. 첫 해에는 어찌나 비가 많이 오고 바람도 많이 불던지 속상해서 눈물이 날 정도였다. 이러한 어려움을 기둥교회(고신일 감독)에서 듣고는 사랑으로 방수 시공비 전액을 섬겨주셨다. 비가와도 예배당 안에는 뽀송뽀송했다. 얼마나 좋던지 그 감격은 이루 말할 수 없이 기뻤다.

지금도 우리 교회는 해야 할 일이 많다. 십자가 탑, 지붕, 교회 간판 수리 등 모두 해야 할 일투성이다. 그래서 성도들을 앞에 두고 과감하게 “이제부터 십자가 탑을 세우는 건축헌금을 시작합니다. 많고 적음이 아닌 모두 참여해 줬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하곤 강단에서 내려왔다.

주일 오후에 잠시 쉬고 있는데 장로님께 전화가 왔다. ‘광고시간에 건축헌금 선포해서 그러신가’하며 나름 가슴을 살짝 조이고 있었다. 사택에 들어와 앉으시더니 서서히 이야기 문을 여신다. 지금 다들 어렵지만 그래도 목사님의 리더십을 믿고 따르겠다고 말이다. 지금 안하면 덕수교회는 이러한 일을 전혀 못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울먹이시며 너무 고맙다고 하시며 나가신다.

성도들의 건축헌금이 어느 정도 모여 어렵게 업자를 선정하고 부임 첫 해 12월에 십자가 탑과 교회 간판을 시공했다. 비로소 주민들과 관광객들이 덕수교회를 알아보게 됐다. 동네의 어떤 어르신은 “그동안 교회가 창고처럼 보였는데 이제는 교회 같이 보여서 너무 좋다”는 말을 한다.

덕수교회는 서서히 부흥하고 성장하고 있다. 흔히 부흥과 성장은 어떤 프로그램과 이벤트로 되는 것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덕수교회는 새벽기도회의 부활과 복음전도와 선교로 부흥과 성장을 이뤄냈다.

기독교타임즈  kmctimes@km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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