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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이유979호 사설

오는 7일 강승진 서울연회 감독이 감독회장 직무대행자 선출을 위한 총회실행부위원회를 소집한 가운데, 서울서부지방법원이 총실위 소집 전까지 가처분 인용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법원이 언급한 가처분은 채권자 기독교대한감리회(이철 감독회장 직무대행)가 채무자 강승진 서울연회 감독을 상대로 제기한 ‘총회실행부위원회 개최 금지 가처분’ 신청사건을 말한다. 법원의 이 같은 결단 덕분에 감리회는 당장 혼란이 극단으로 치닫는 위기를 모면한 듯 보인다.

반면 법원의 결정만 바라보고 있어야 하는 현재의 상황은 복음의 능력과 자정력마저 상실한 감리교회의 자화상을 그대로 드러냈다. 재판부는 이날 심문 직전 현 감리회 상황에 대한 인식을 그대로 전했다. “기독교대한감리회는 우리나라 기독교에서 상당한 지위를 차지하는 종교단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본인이 기독교 신자이거나 특정 종교인도 아니지만, 단체 내부의 나름 직책을 가진 신도들 간의 문제가 내부에서 원만히 해결되지 못하고 법정에까지 오게 되어 오늘의 재판이 열리게 된 것에 대해 재판장으로서 먼저 유감을 피력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이다. 

최근 명성교회와 조계종 사태를 바라보는 대중의 인식을 보면 종교에 대한 우리 사회의 기대감은 이미 마지노선을 넘긴 듯하다. 그러나 적어도 그리스도의 복음이 이 땅에 들어온 19세기 말은 지금과 달랐다. 우리 민족은 봉건적 체제의 붕괴와 외세 침략으로 인한 정치·사회적 위기 가운데 있었다. 기존 봉건적 사회체제를 이념적으로 지탱해 오던 전통 종교는 변화를 갈망하는 민족의 영적 윤리적 갈증을 해소해주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한 격동의 때에 여러 경로로 전파된 복음은 우리 민족을 죄에서 구원했고, 새로운 역사의 원동력이 되었다는 것이 ‘교리와 장정’이 말하는 기독교대한감리회 역사의 시작이다.

감리교회의 영문 표기인 ‘Methodist’란 명칭 역시 1729년부터 옥스퍼드 대학에서 웨슬리 형제가 정기적으로 경건모임인 ‘Holy Club‘을 통해 성결에 이르기 위한 여러 가지 실천 방법에 매진하자 여러 가지 멸시와 조롱 섞인 별명들이 붙기 시작했다. 그중에 하나가 ‘규칙쟁이’ 혹은 ‘원칙주의자’라는 표현의 ‘Methodist’였다.

복음과 구원을 향한 열정이 감리교회의 뿌리가 된 것이다. 그러나 신앙과 교회, 조직과 제도, 입법과 행정 등을 상세히 규정한 ‘교리와 장정’을 가지고 있는 오늘의 기독교대한감리회가 같은 신앙의 뿌리 위에 서 있는지는 냉철한 점검이 필요하다. ‘교리와 장정’을 제 입맛에 맞춰 자의적으로 해석하며 소송의 수단으로 삼다 보니, 본래의 공동체 가치와 정신은 더 이상 과거의 위상에 머물러 있지 않다. 자연스럽게 총회와 감리회 본부는 지역교회에 무거운 짐 보따리 같은 신세로 전락했고, 지역교회들은 홀로 살아남는 법을 찾아 나선지 오래다. 질서와 원칙의 관점에서 본다면 공동체 내부의 각종 일탈은 물론, 성직 매매와 교회를 이단에 매각하고도 회개할 줄 모르는 인사를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하는 일이야말로 가장 객관적이고 공평한 공동체의 척도가 된다. 이러한 기본원칙을 지켜내지 못하고 좌고우면하면 공동체질서와 권위는 급속히 무너져 내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원칙을 넘어 가치를 잃은 공동체는 존재 자체를 위협받게 된다. 

그보다 진정한 감리교회의 유일하고 분명한 사명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위탁하신 복음을 전파하여 온 민족과 세상을 구원하고 복음을 통해 개인, 가정, 사회, 국가를 변혁하는 일에 있다. 이를 위해 잃은 자를 찾아 구원하고 오순절과 같은 성령의 충만한 삶을 실천하며 성경적 성결을 우리의 삶 속에 실천해 나가야만 한다. 감리교회는 모든 노력을 바로 여기에 집중하며 협력해야 하며 ‘교리와 장정’을 만든 목적이 바로 이 같은 감리교회의 사명을 완수하고 감리교회를 부흥·발전시키는 데 있는 것이다.

감리회 공동체가 하나님과 사람들 앞에 존재해야 하는 이유는 교권과 금권에 눈먼 정치 모리배들의 배를 채우기 위함이 아닌 오직 장래의 노하심을 피하고, 우리의 죄에서 구원함을 얻기 원하는 성도들의 눈물의 기도 때문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기독교타임즈  kmctimes@km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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