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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정부수립, 기독인 지도자들의 희생 덕분"기독교인들의 헌신·배려 정신…'초과의무'의 삶 주목

다가올 2019년은 3·1운동 100주년을 맞는 유의미한 해다. 동시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근간을 세운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수립된 지 10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3·1운동 당시 감리교인들을 비롯한 기독교인들이 중심이 됐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져 있지만, 임시정부의 수립과 통합에 있어서도 기독교인들이 중추적인 역할을 감당했다는 것은 그동안 많이 소개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한국교회 안에서 교단·단체·교회별로 다양한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이 전개 중인 가운데,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세운 임시정부에 미친 기독교의 영향과 의미를 살펴보는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5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대한민국임시정부와 기독교'를 주제로 학술대회가 진행됐다.

'기독교정신' 바탕된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독인들, 수립·통합 과정 중추적 역할

최근 열린 한중국제교류재단 학술대회에서 기조강연을 맡은 오일환 회장(의병정신선양회)은 ‘대한민국임시정부의 통합과정에서 기독교의 역할과 그 현재적 의미’에 주목했다.

오 회장은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역사는 일제의 가혹한 압제로 어떠한 고난과 역경이 불어 닥쳐도 결코 굴하지 않는 역사였다”며 “하나님의 임재하심을 믿고 어떠한 고통도 이겨내는 기독교정신과 맥락을 같이 하는 역사였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일제 치하에서 기독교정신으로 각성되고 서방의 문물과 제도에 눈을 뜬 기독교인들이 민주공화정을 기반으로 하는 근대 민족국가 건설을 이상으로 삼았고, 이를 구현하고자 대한민국임시정부를 수립했다는 것이다.

그는 “기독교 선각자들이 온갖 난관 속에서도 각 지역에서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에 적극 참여했고 이후 국내외 난립됐던 임시정부의 통합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했다”면서 “기독교인 임정요인들의 영향력이나 그들의 활동상으로 볼 때 기독교가 대한민국임시정부 역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실로 컸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안창호를 비롯해 대통령 이승만, 국무총리 이동휘 등 임시정부 통합을 주도했던 세 명의 지도자들이 모두 기독교인이었고, 상해 독립임시사무실 총무를 맡으며 안창호를 도왔던 현순과 통합 협상과정에 적극 참여한 한성정부의 이규갑이 목사였다는 사실은 그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통합 이전의 경우에도 임시정부 요인들 가운데 기독교인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임시 의정원 제1회 회의에 참석한 29명 중 기독교인은 손정도, 이회영, 김철, 선우혁, 한진교, 신석우, 조동호, 여운형, 여운홍, 이광수 등 11명(38%)에 달했고, 이날 선출된 7명의 각원 중에서도 국무총리 이승만, 내무총장 안창호, 외무총장 김규식, 군무총장 이동휘, 교통총장 신석우(이튿날 경질) 등 기독교인들이 5명이나 차지했다. 이는 통합 이후로도 이어져 대한민국임시정부 행정부 요인 10명 중 6명(대통령 이승만, 국무총리 이동휘, 외무총장 박용만, 군무총장 노백린, 학무총장 김규식, 노동국총판 안창호)이 기독교인이었다.

오 회장은 특히 통합 임시정부가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기독교인들의 자기희생을 꼽았다. 기존의 내무총장 겸 국무총리 대리직을 내려놓고 국장급에 해당하는 노동국총판의 자리로 물러선 안창호와 자파의 이익을 희생하고 통합 임시정부에 합류한 이동휘 등을 통해 기독교인들의 헌신과 배려의 정신을 느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 같은 지도자들의 역할은 기독교정신에서 발원하는 초과의무의 행태로 나타났다. 그들은 굳이 나서지 않아도 될 일임에도 위기에 처한 공동체를 살리기 위해 자신을 기꺼이 희생할 줄 알았던 진정한 기독교인이었다”며 “대다수 기독교인 독립운동가들은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한다’는 사실을 알고도 조국의 광복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분들이기에 초과의무의 삶을 산 사람들이었음에 틀림없다”고 강조했다.

오 회장은 이외에도 기독교인 임시정부 요인들의 중요한 회합장소의 역할을 했던 ‘상해한인교회’와 △독립운동을 위한 국내교회와의 연계 도모 △독립운동 및 독립자금 모금 동참 호소 △각국 정부·교회단체에 한국의 실정과 독립을 호소하는 진정서 발송 등 임시정부의 외교적 측면을 지원한 ‘대한야소교연합진정회’, 또한 독립운동가들과 그 가족들을 뒷바라지하며 상해에서 중경에 이르기까지 임시정부 활동에 기여한 ‘상해 대한애국부인회’ 등 교회와 기독단체의 역할도 소개했다.

"통합 과정서 나타난 희생·헌신 본받아야"

통일 과제 마주한 한국교회에 주는 교훈

그는 이러한 기독교인 독립운동가들의 희생과 헌신 등을 통해 이룬 대한민국임시정부 통합 과정이 오늘날 한국교회와 대한민국의 과제인 민족통일에 주는 시사점이 있음을 피력했다.

오 회장은 “독립운동 과정에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수립은 근대국가를 탄생시키는 주춧돌을 놓았지만, 독립이 되자마자 한반도가 분단됨으로써 임시정부가 추구한 근대 민족국가는 미완성으로 끝나고 말았다”며 “완전한 독립은 민족통일이 필수적이다. 임시정부 통합과정에서 기독교인 지도자들이 보인 리더십을 오늘을 사는 우리 기독교인 지도자들도 사회통합과 민족통일 과정에서 보여주기를 소망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임시정부의 통합과정이 최종 목표에 이르기 전 내부통합의 과정이 있었듯이, 체제가 전혀 다른 남북한이 통일에 이르기 전에 내부 통합이라는 과제를 우선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사회적으로 민감한 문제들을 이념이나 정치적 관점에서 다루면 진영논리에 갇히게 마련”이라면서 “믿는 자들이 먼저 복음에 입각해 인식하고 대화하는 습관을 가져 반목과 대립에서 벗어날 때, 우리 사회에 만연한 갈등과 분열, 분쟁을 해소하고 화목을 가져오는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능력의 도구가 될 수 있다. 더 나아가 남북한 간에도 이 같은 원리를 적용한다면 복음적 평화통일의 길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천명했다.

한편 사랑의교회가 주최하고 한중국제교류재단이 주관한 이번 학술대회는 5일 국립고궁박물관 별관에서 진행됐다. 오일환 회장의 기조발표에 이어 진행된 학술회에서는 △대한민국임시정부의 기독교 문명사적 고찰 △중국 내 기독교 독립 운동가의 활동 △연해주·만주 지역 독립운동 △국내 독립운동 △미주 지역 독립운동 △복음적 평화통일을 위한 대한민국임시정부사의 기독교적 함의 등 임시정부 수립과 통합 과정에서 함께 진행된 국내외 각 지역의 독립운동을 살피는 발제가 이어지며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역사성과 현재적 의의를 짚어보는 자리로 꾸며졌다.

정원희 기자  whjung@km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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