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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는 철저하게 처리는 관대하게

얼마 전 제주에서 열린 국제관함식에서 욱일기 게양 논란으로 결국 일본 함정이 불참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일본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기는 일본의 침략으로 고통받았던 아시아 국가들에게는 끔찍한 전쟁의 상처를 떠올리게 하는 일이며 모욕이 됨을 일본은 깨달아야 한다.   
욱일기와 종종 비교되는 것이 독일 나치의 상징 하켄크로이츠다. 그런데 독일이나 유럽에서 하켄크로이츠를 전범기로 인식하고 사용조차 법으로 철저하게 금하는 반면 일본의 욱일기는 은근슬쩍 일본 해군의 군기로 사용되고 상업적으로도 다양하게 활용돼 종종 논란이 된다. 무슨 차이가 있을까?
독일은 전쟁 이후 지속적인 전범 처단과 함께 피해국 및 피해자들에 대한 반복적인 사과로 용서와 화해의 새 시대를 열어왔다. 그러나 일본은 지금까지도 제국주의의 망령을 벗어버리지 못하고 피해자들에 대한 참회와 반성은커녕 역사적 사실과 과오조차 인정하지 않는 후안무치한 모습을 보여 진정한 화해와 공존의 길을 외면하고 있다. 
얼핏 생각하면 반성하고 용서를 구한 독일의 하켄크로이츠는 관대하게 봐주고 과오 인정도 않고 반성도 않는 일본의 욱일기는 철저하게 비판하고 경계해야 하는데 역사적 현실은 그와는 정반대로 나타나고 있다. 간단히 말하면 전쟁 이후 일본의 전쟁범죄에 대한 국제사회의 철저한 조사와 처리가 없었기 때문에 오늘날 이런 적반하장의 추태가 나타나는 것이다.   
‘용서하지만, 절대로 잊어선 안된다’는 이스라엘의 구호처럼 용서하고 끌어안는 일과 잘못된 역사를 확인하고 기억하는 것은 별개로 꼭 필요하다. 또 진정한 용서와 화해를 위해서는 잘못된 과거에 대한 인정과 반성이 전제돼야 함도 물론이다.
그런 과정이 없으면 역사는 한 걸음 앞으로 나가는 것조차 힘들고, 자칫하면 또다시 같은 과오와 같은 혼란이 되풀이 될 위험이 크다. 
우리나라는 해방된 지 7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일제 청산의 소모적 공방으로 국론이 분열된다. 일각에서는 프랑스가 2차 세계대전 이후 나치에 협력했던 비시 정부 등 부역자들의 죄상을 낱낱이 드러내고 처단한 것과 우리 역사의 반민특위가 용두사미로 끝난 것을 비교하면서 너무 쉽게 죄를 묻지 않고 용서와 화합이란 미명으로 덮어버린 결과라고 개탄한다.  
시각에 따라 판단이나 평가가 다를 수 있지만 잘못된 일이나 행동은 철저하게 따져서 책임을 묻는 절차가 필요하다는 말을 하려는 것이다. 관용과 화해는 그 다음 일이다. 그래야만 소모적인 논란이나 갈등의 재발을 막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최근 감리교회에서 벌어지는 혼란들도 그런 경우에 해당한다. 문제가 생겼을 때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그저 덮어주고 감싸 안는 것만을 미덕처럼 여겨 왔기에 나중에 더 큰 혼란과 후유증을 감당해야 하는 경우로 이어졌다는 말이다. 
감독회장 직무대행 자격 논란과 용역동원 소동의 원인이 된 지방 경계위반 문제도 그렇고 추문이 이어지는 감독 선거 결과도 마찬가지다. 조사할 때 제대로 조사하지 않고, 처리할 때 철저하게 처리하지 못한 잘못이 더 큰 화로 감리회에 닥쳐온 셈이다.  
감독회장 복귀 이후 교단 내에는 직무대행 체제에서 벌어진 불법과 과오들을 조사하고 처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한쪽에서는 보복의 우려가 있다며 조사나 처리에 난색을 표하기도 한다. 그런 반론도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복귀한 감독회장의 일차적 과제도 과거를 묻고 처벌하기 보다는 감리회의 화합과 빠른 안정에 있다고 믿기에 본지도 누차 그런 당부를 해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더욱 중요하고 분명한 것은 잘못된 일과 불법적 업무처리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조사하고 법과 원칙대로 바로 잡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직무대행 기간의 불법이 그저 몇몇의 화풀이로 해결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터무니없는 행정과 불법 인사명령으로 꼬여버린 본부를 정상화시키는 일도 필요하고 재정적으로 발생한 상당한 손실은 누가 어떤 모습으로 책임져야 할지 분명히 정리해 줘야 한다. 또 본연의 업무위치를 망각하고 불법에 동조하거나 앞장서 처리해 준 본부 내 일부 임직원의 행태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책임소재를 분명히 해둬야 한다. 그런 절차와 과정이 철저하고 충분하지 못하면 이런 소동은 언제라도 재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용서하고 끌어안는 일은 그 다음이다. 조사는 철저하게 하고 처리는 관대하게 해주면 좋겠다는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총실위가 특별조사위를 구성한 것을 우선 환영하면서 공정한 조사를 통해 정치적 보복의 공방을 차단하고 감리회의 내일을 튼튼히 하는 기강(紀綱)을 바로 세워 달라 기대해 본다.
특히 관용과 화합의 전제는 잘못을 저지른 이들이 먼저 솔직하게 사과하고 사태의 정리와 수습에 협조하는 모습을 보일 때 가능함을 기억해야 한다.       
‘제궤의혈’(堤潰蟻穴)이란 말은 단단한 방축도 개미구멍으로 인해 무너진다는 뜻으로 작은 일일지라도 신중히 처리해야 함을 일깨워준다. 또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는다는 속담도 기억해서 지금 제대로 마무리 짓는 것이 필요하다.

기독교타임즈  gaml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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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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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kansk 2018-11-07 09:58:55

    그런데 그런데 말입니다. 적폐청산 해야 합니다. 그러면 총특재가 저지른 만행 강화북지방 문제는 어떻게 할건데요 타지방으로 가서 행정구역을 넘어서 교회를 건축했는데도 지방 실행위와 연회경계 조정 위에서 결의하면 경계가 조정된다는 판결을 어떻게 하실것입니까 장정유권해석위서 행정구역을 넘어가면 경계법을 어긴것이기에 이동하는게 장정입니다 해석했고 감독이 명령했음에도 잘못된것 이랍니다 . 패거리는 이렇게 감리교회를 망가뜨리고 있습니다. 이철직대만 적패라고 하지말고 총특재 위원장과 변호사 청산해야 합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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