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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노인과 함께하는 ‘행복한 노인’입니다”송민섭 목사, 은퇴 후 경로당 회장으로 제2인생

송민섭 목사. 그를 수식하는 단어는 많다. 그는 사단 참모까지 지낸 군목이다. 조암교회와 오산교회 담임으로 큰 부흥을 이룬 목회자이기도 하다. 또 감신대총동문회장으로 동문회를 이끌었으며, 지방과 연회, 감리교회에서 주요직책을 맡아 선교와 봉사의 사명을 감당해왔다.
그런 그에게 빼놓을 수 없는 사역 한 가지가 있다면 노인복지다. 1995년 기독교노인선교회를 세웠으며, 이후 노인복지 길라잡이라는 책을 펴내며 노년선교와 노인복지의 길을 개척해왔다. 담임했던 오산교회를 통해 노인대학을 운영하는 등 실질적인 프로그램을 운영, 많은 교회들에게 모범사례로 여겨지기도 했다.
이제 은퇴 이후 노년의 길로 접어들어 노년복지의 수혜자가 된 송민섭 목사는 단순히 수혜자를 넘어서 그 걸음을 멈추지 않고 그동안 배우고 체험한 모든 것을 쏟아 부어 노년활동의 중심에 서고 있다.
지난 10일 사단법인 대한노인회 경기도연합회가 주최한 노인의 날 행사에 센트라우스 경로당이 경기도 9000여 개의 경로당 중에 최우수 상을 수상했다. 송민섭 목사는 이 센트라우스 경로당의 회장이다.
목사로서 은퇴식은 했지만 목회에 은퇴는 없다. “어디서든 주어진 환경에서 함께 있는 이들과 더불어 지내며 하나님을 전하는 것이 목회”라며 은퇴 후 두 번째 목회의 길을 걷고 있는 송민섭 목사를 만났다.


노인선교 노인복지의 선구자
1995년 교계에서는 처음으로 기독교노인선교회가 조직이 됐는데 이를 추진한 인물이 바로 송민섭 목사다.
“우리가 흔히 교회가 부흥해야 한다고 말을 하고 선교해야 한다고 하는데, 이 안에는 내적성장을 포함하기도 하지만 먼저 숫자적 부흥을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송민섭 목사는 당시 많은 사람들이 교회학교에만 관심을 갖고 마치 노인은 더 이상 전도하지 않아도 되는 대상인 것인냥 관심이 없던 때였다고 했다.
그러나 송 목사의 생각은 달랐다. 갈수록 평균수명이 늘어나고, 노인들의 지식과 사회참여가 높아지면서 이들의 노년생활은 다를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젊은이가 많은 학교와 군대에서 학원선교와 군선교를 하고, 70년대에는 공장지대에서 산업선교를 했듯 2000년대에는 노인을 위한 특수선교를 하는 때가 반드시 온다고 여겼다.
이러한 생각을 확신하게 한 일이 있었는데 1996년 여름성경학교 때였다. “1996년에 교회가 오산실내체육관을 빌려 여름성경학교를 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교회에 아이들이 120명이었는데 교회학교부흥을 위해 큰 계획을 갖고 시도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습니다.” 체육관까지 빌려 성경학교를 했는데 아이들은 평소보다 30명 많은 150명 출석이 전부였다. 30명의 영혼을 값으로 환산할 수는 없다. 그러나 지금도 큰 돈이지만 당시로는 막대한 예산인 1000만원을 투입해 한 일치고는 소득이 없다고 판단했다.
“그 일 이후 인구통계를 보니 출산률이 줄어들고 있었지요. 그러다보니 부모가 예전처럼 아이들을 마음대로 다니게 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를 가더라도 허락을 받아야 하는 시대가 시작된 것입니다. 그런데 노인인구는 늘어나고 있는 것이 통계에서 나타나는데, 노인은 돌보는 사람도 없고 사회적으로 소외되는데 교회가 이들을 위해 발벗고 나서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그때부터 오산교회는 노인들을 위한 노년성경학교를 시작했습니다.”
노인선교를 통해 교회가 부흥하는 것을 직접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에 오산교회에서 노인대학을 개최하고, 여름이면 노년성경학교를 개최했다. 이러한 교회의 행보는 오산교회의 부흥을 견인하는 가장 큰 원인이 됐다. 이후 한 교회의 부흥과 사역을 넘어 기독교노인선교회를 세운 송 목사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2000년도, 환갑이 넘어서 평택대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하고 석사학위를 취득한데 이어 노인학 석사, 사회복지1급 자격증을 취득했다. 노인목회의 중요성을 알려 감리교회의 조직 속에 노인부가 생겨나도록 이끄는 등 개인의 노력과 더불어 감리회와 한국교회에 정책이 세워지도록 애썼다.

은퇴했지만, 은퇴하지 않았다
송민섭 목사는 교리와장정이 정한대로 정년을 마치고 2009년에 은퇴했다. 좋은 후임 목회자를 둔 덕에 지금까지 원로목사로 좋은 대접을 받고 있지만, 오산교회가 새 담임자와 더불어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거처를 수원으로 옮겼다.
“그동안 교회 안에서 했던 노인선교와 노인복지 목회를 해왔지만 막상 은퇴를 하니 제가 노인이 되었습니다. 노인활동과 노인학에 관심을 계속 가져왔던 탓에 자연스럽게 일반 노인회 활동을 하게 되었죠.”
오산에서야 누구나 아는 인사였으나, 수원에서 노인활동을 시작하면서 송 목사는 처음부터, 원칙대로, 정식코스를 밟아간다는 규칙을 정했다. 그 첫 걸음은 경로당 입학이었다. “노인회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경로당 추천이 필요합니다. 2012년 처음으로 경로당 회원이 되어 노인대학에 들어갔습니다.” 송 목사는 처음 노인대학에서 원로목사라는 자신의 신분을 당당하게 밝혔다고 했다. 누군가는 ‘목사인 것이 밝혀지면 그때 말한다’고 했지만 송민섭 목사는 “은퇴 후에도 목회자로 선교의 영향을 끼치며 살아가기 위해서는 목회자임을 당당하게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게 목회자임을 밝히자 리더십을 인정받아 권선노인대학 동기 중에 반장이 되었다. 목사가 반장이 되자 기독교인임을 밝힌 이들이 함께 하면서 모임이 교회형으로 바뀌는 신기한 현상도 일어났다. 노인대학에 이어 경기도노인지도자대학에서도 반장을 맡게 됐다.
그렇게 차근차근 노인회 활동을 시작하고 시간이 흐른 지난 2016년, 송민섭 목사는 회원으로 있던 지금의 수원센트라우스 경로당의 회장으로 선출됐다. 매일매일 경로당에 출석하는 회원들이 37명. 송 목사는 이들이 매일매일 활동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갔다. 월요일과 수요일에는 노래강사를 초청해 노래교실을 운영하고, 목요일에는 생활체조를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또 일주일에 두 번은 인근 교회에서 열리는 노인대학에 참여를 하다보니 경로당을 통해 노인들이 화합하고, 외로움을 서로 달래며 건강도 좋아지는 효과를 얻었다.
이러한 수원센트라우스 경로당을 통해 보여준 송민섭 목사의 리더십은 지난 10월 10일 수원종합운동장 내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사단법인 대한노인회 경기도연합회 노인의날을 통해 인정을 받았다. 경기도 9500개의 경로당 가운데 모범경로당으로 선정된데 이어 그 가운데서도 단 한 곳만을 뽑는 최우수상에 수원센트라우스 경로당이 선정된 것이다.
매일매일 프로그램을 만들어 경로당 활동을 활성화 한데 이어 경로당이 단지 노인들만의 활동으로 그치치 않도록 아파트 청소활동 등을 통한 봉사활동, 경로당으로는 처음으로 소식지를 발급해 지역과 소통한 점등이 높게 평가됐기 때문이다. 또 송민섭 목사는 직접 PPT를 제작해 노인학대예방홍보교육 실시하는 등 자체적으로 필요한 교육을 해왔다. 특히 독거노인이라는 표현 대신 ‘모본회원’이라는 용어를 도입해 홀로 지내면서도 낙심하지 않고 활발하게 살아가는 이들을 모범 어머니로 표현해 노인회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교회, 노인의 쉼터가 되라
송민섭 목사는 20년전 자신이 노인선교를 할 때와 노인들의 사회적 지위나 일반사회의 노인복지가 많이 달라졌다고 했다. 교회가 먼저 노인복지를 위해 나서고 봉사한 점은 인정되지만, 이제는 국가와 지자체가 나서 노인복지회관을 짓고 각종 프로그램으로 무료로 진행하고 건강도 챙기며, 식사까지 책임지는 복지시스템이 너무나 잘 갖춰졌다는 것이다. 기존에 노인프로그램을 해왔던 교회면 모를까 새롭게 시작하는 것은 늦었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틈새시장은 존재한다고 송 목사는 귀띔한다. 전국에 6만5000개의 경로당이 있지만 사실상 이 숫자로는 노인들의 복지를 감당하지 못한다는데 여전히 교회가 할 일이 있고, 해야만 하는 일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농촌의 경우 교인들이 대부분이 노인이라면서 함께 일할 일꾼이 없고 선교할 것이 없다고 한탄할 것이 아니라고 송 목사는 지적했다. “농촌은 각 마을마다 경로당이 있기는 하지만 걸어서 경로당까지 가는 것이 어려운 이들이 많습니다. ‘노후에도 인간답게 생활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노인인권선언에 따라 노인 5명만 있어도 이들을 위한 쉼터로 등록이 가능한데, 이를 등록하고 운영하면 활동비가 지급이 됩니다.” 송민섭 목사는 한 교회가 어려우면 몇 교회가 연합으로 할 수 있고, 목회자나 사모가 가진 작은 재능만으로도 누구나 쉼터를 운영할 수 있다고 덧붙인다. 1년 동안 봉사활동으로 노인들을 섬긴 뒤 이를 등록하면 쉼터로 인정받는다는 뜻이다.
송민섭 목사는 또 은퇴목회자들의 변화도 촉구했다. 목회자로서 교인들을 섬기기도 했지만 섬김을 받던 목사가 경로당에 간다는 것이 마치 소위 뒷방늙은이가 된 것으로 여길 것이 아니라 또 다른 목회의 시작임을 알았으면 한다는 것이 송 목사의 바람이다.
“노인인구는 갈수록 늘어갑니다. 처음에야 노인대학도 가고 복지관도 가지만 이를 이용할 만큼 건강하지 못한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 경로당입니다. 경로당은 아파트 등 지역에서 지원금이 나오고, 지자체의 지원을 받으며, 노인일자리 장려 차원에서 취사도우미가 파견되는 등 여러 가지 혜택이 주어집니다. 이 곳이 목회처가 되면 얼마나 좋을까요?”
송 목사는 원로목사들이 선입견의 벽을 깨고 경로당을 찾아가면 그 곳이 하나님의 사랑을 전할 또 다른 목회지가 된다며, 초고령 사회로 진입한 대한민국에서의 교회역할과 원로목회자들의 사명을 감리교회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것을 권고했다.

 

김혜은 기자  21cpres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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