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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적 병역거부 처벌할 수 없다” 논란14년 만에 바뀐 대법원 판결
교계단체 등 반발 여론 확산
“병역거부 대부분 특정종교인”
“대법결정 사회적 혼란 가중”
교회협만 환영입장 밝혀 눈길

지난 6월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판결에 이어 대법원에서도 이른바 양심적 병역 거부자를 처벌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와 이를 둘러싸고 찬반양론이 나뉘고 있다. 특히 교계에서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환영 입장을 발표한 반면 한기총과 한교연 등 대부분의 단체들은 이단종파인 여호와의증인을 의식해 대법원의 결정에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

대법원은 지난 1일 ‘여호와의증인’ 신도인 모 씨에 대해 징역 1년 6개월을 선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창원지방법원으로 되돌려 보냈다.

대법원은 “종교적 양심을 이유로 병역을 거부한 사안에서 병역의무 이행을 일률적으로 강제하고 제재를 하는 것은 양심의 자유를 비롯한 헌법상 기본권 보장체계와 전체 법질서에 비춰 타당하지 않고 자유민주주의 정신에도 위배되므로 진정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라면 병역법 제88조 제1항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의 이번 결정은 2004년과 2007년 판례를 뒤집고 앞으로는 병역 거부자를 처벌하지 않겠다는 의미인데, 실제 병역 거부자의 대부분이 여호와의증인 신도인 현실에서 대체복무제도 등이 제대로 정착되지 못할 경우 상당한 논란과 후유증이 우려된다. 2004년~2013년 병무청 통계에 따르면 병역 거부자 6164명 중 6118명이 여호와의 신도들로 무려 99.2%에 달한다.

대법원 판결에 대해서는 반대 여론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대법원 판결에 대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대법원 판결을 비판하는 청원이 줄을 잇고 있으며 포털 게시판에도 반대 취지의 글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기독교연합(대표회장 이동석 목사)은 대법원 판결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가라는 안보 현실을 무시한 판결”로 “양심의 자유에 대한 과도한 해석이 낳을 우리 사회의 혼란에 대해 깊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한기연은 이 성명에서 “헌재에 이어 대법원까지 병역 거부자들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앞으로 대한민국의 안보는 심각한 위험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이제 대한민국은 군대 가지 않기 위해 ‘나도 종교 또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다’ 라고 자칭하는 자들이 줄을 서고, 이들을 위한 대체복무는 애국심을 양심으로 둔갑시킨 자들의 병역 기피 수단으로 악용될 것이 뻔하다”고 주장했다.

한기연은 특히 대법원 재판부가 “피고인이 양심적 병역거부를 주장할 때는 그 신념이 깊고 확고한지 심사해야하고, 성장과정과 사회 경험 등 전반적인 삶도 살펴봐야 한다”고 말한 점을 지적하면서 “법 집행의 최고기관인 대법관들의 입에서 어찌 그리 애매모호하고 교과서적인 말이 나올 수 있는지 국민들은 저마다 귀를 의심할 것”이라고 말하고 “대법원이 마치 빌라도처럼 판결에 대한 책임과 뒷수습은 징병 심사기관에 떠넘긴 것”이라고 비난했다.

한기연은 이어 “양심적 병역 거부자에게 병역의무를 강제하고 형사 처벌하는 것은 양심의 자유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며, 소수자 관용이라는 민주주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밝힌 것은 더욱 심각하다면서 앞으로 우리 사회는 성소수자, 양심적 병역거부자 등 소수 인권이 다수 인권을 함부로 침해하고 공공의 안녕과 이익이 소수에 의해 침해 또는 위협받는 역인권 사각지대에 놓이게 될 뿐 아니라 “납세 등 다른 국민의 의무까지 확대되어 인권과 양심이라는 이름의 국민 불복종운동이 확산되는 계기가 되지 않을지 심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대표회장 엄기호 목사)도 같은날 성명을 내고 “대법, 스스로 법질서 무너뜨렸다”고 개탄했다.

한기총은 이 성명에서 “대법원이 ‘양심의 자유’를 이유로 병역거부가 정당하다고 판결한 사건은 법의 잣대가 소위 ‘마음대로’ 늘어났다 줄어들었다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심각한 판결”이라면서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에게나 부과된 국방의 의무를, 개인적인 이유로 거부할 수 있도록 하여 법원 스스로 법질서를 무너뜨린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한기총은 이어 “병역거부는 병역기피의 일환”이라고 규정하고 “‘양심적 병역거부’라는 표현보다 ‘특정 종교의 병역기피’라고 해야 한다”면서 “집총 및 군사훈련을 이유로 병역을 거부하는 대부분의 사람은 ‘여호와의 증인’ 신도로 알려져 있는데 양심이라는 이유를 들어 이들에게 특혜를 주는 목적은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한기총은 “대법원이 제시한 양심의 기준마저도 절대적일 수 없는 애매모호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불명확한 근거로 사회적 혼란을 야기 시키기보다 오히려 징집제를 모병제로 바꾸는 국가적 논의와 헌법 개정이 있은 후에 그것을 근거로 사법부가 판단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성이 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한기총은 또 “입법부보다 앞서가는 사법부의 과도한 권력 행위로 이미 병역의무를 충실히 이행한 대한민국 국민들에게는 허무함을 안겨줬을 뿐 아니라 앞으로 병역의무를 이행해야 할 청년들에게는 병역의무를 피해갈 수 있는 꼼수를 알려준 꼴이 되었다”고 지적하고 “벌써부터 특정 종교의 병역기피자를 사면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나오는 것은 법의 권위를 무시함과 동시에 법질서가 흔들리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교회언론회(대표회장 유만석 목사)도 이날 논평에서 “남북의 대치 상황과 우리 군의 병력 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런 결정을 내리는 것은 법률이 가진 공공성과 공익성을 도외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회언론회는 특히 “양심적이라고 하지만 실제적으로 병역을 거부하는 사람들은 특정종교인이 99%를 차지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대법원의 결정이 너무 빨리 앞서 가 사회적 혼란이 가중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반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이홍정 목사)는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대법원의 무죄 판결을 환영한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교회협은 같은 날 인권센터(소장 박승렬 목사) 명의로 발표한 논평에서 “이 판결은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다양한 양심적 신념을 존중하고, 인간의 존엄과 권리를 보장하는 옳은 결정”이며 “한국사회의 평화정착과 민주주의 그리고 인권 증진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교회협 인권센터는 이 논평에서 대법원의 판결이 “더 이상 전쟁을 위한 무기를 들지 않겠다고 결심한 젊은이들에게 큰 용기를 주었다”고 말하고 “남북 군사 적대행위가 전면중지 된 11월 1일, 판결된 이 결정은 우리 사회의 평화정착과 화해의 길에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정부는 대법원의 결정에 따라, 인권과 평화의 새 시대를 향해 힘차게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교회협은 이어 “이제 남은 과제는 실질적인 대체복무제를 실현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병역거부에 따른 대체복무는 징벌적 성격이 아닌 개인의 양심을 존중하며 현역 복무와 형평성에 맞는 복무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회협은 특히 “자신의 양심적‧종교적 신념을 보장받지 못하고, 두려움에 떨며 긴 세월을 걸어온 병역 거부자들 위로하며, 현재 감옥에 수감 중인 이들에 대해 법무부가 합당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현재 계류 중인 양심적 병역거부 관련 사건에 대해 법원이 오늘과 같은 옳은 판단을 내리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기독교타임즈  gaml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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