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사설
33회 총회를 마치면서

기독교대한감리회의 제33회 총회가 당초 우려와 달리 법적 혼란 없이 마무리돼 무척 다행이라 생각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총특재 판결을 거부하고 직무대행 지위를 고집한 이철 목사가 총회를 소집하고 나서면서 큰 혼란과 후유증이 우려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법원이 총회 직전 가처분 취소라는 극적인 결정을 내림에 따라 불법 시비의 요소가 순식간에 사라졌고 적법하고 정상적인 총회가 소집되고 진행될 수 있었던 것이다.  
굳이 이제 와서 특정인의 잘못을 들춰내 시비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법원 판결이 나오지 않고 불법 시비 속에 소집된 총회가 그대로 열렸다면 아마도 상당한 혼란과 충돌, 경우에 따라서는 총회 전체가 무효가 되는 불상사까지 벌어질 수도 있던 상황이었기에 생각조차 끔찍한 일이 벌어지지 않은 것에 감사할 뿐이다.
불과 며칠 사이 본부가 빠르게 질서를 회복하고 정상적으로 총회를 진행한 것도 충분히 칭찬받을 일이다. 
특히 이번 총회에서는 혼란을 수습하는 과정 속에도 매우 의미 있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신사참배 결의 80년의 부끄러운 역사를 기억하면서 “신사참배는 우상숭배와 다를 바 없었다”고 당시 감리교회의 신사참배를 회개하는 고백문을 제33회 총회원 일동의 명의로 발표한 일이 그것이다. 신사참배가 결국 일제의 폭력과 전쟁 신에 굴복한 우상숭배였다고 인정하고 해방 이후 다른 교파들과 마찬가지로 이를 제대로 회개하거나 성찰하지 않았음을 사죄하며 반성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면 역사는 반복된다는 경고의 말처럼 철저하고 충분하게 스스로의 잘못을 회개하지 못하면 언제 또다시 치욕의 역사가 되풀이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날 총회에서는 감독회장을 비롯해 11개 연회 감독 모두가 단상에서 무릎 꿇고 회개의 기도를 드렸다. 총대들도 자리에서 내려와 무릎을 꿇고 회개의 기도에 동참한 이날의 감동적인 모습이 그저 말 뿐인 죄책 고백이나 퍼포먼스로 끝나지 않도록 감리회 모두의 각오와 신앙적 결단이 지속적으로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이번 총회는 아쉬운 점도 분명히 있었다. 모 연회에서 취임하는 감독에 대해 성 추문이 있다는 이유로 여성단체 및 일부 회원들의 사퇴요구가 격렬하게 이어졌고 결국 11개 연회 감독들 모두의 이·취임식이 취소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오랜 혼란을 딛고 모처럼 정상화된 감리회, 신사참배 회개로 신앙적 각오를 새롭게 다진 33회 총회가 엉뚱한 문제로 결정적 오점을 남기게 된 셈이다.  
극적인 정상화, 과거사를 정리하고 새로운 각오를 다진 감리회 총회의 긍정적인 모습이 외부 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오로지 성 추문 시비의 부정적 모습으로 비쳐진 것이 답답하고 부끄럽다는 말이다.  
성 문제는 성직자에게 치명적이다. 특히 감독이라는 감리회 최고의 성직자를 상대로 진행되는 이번 논란에 대해 섣불리 판단하고 함부로 말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 일을 통해 80년 전 과거뿐만이 아니라 지금 당장 우리 안에서 벌어지는 잘못들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회개하고 걸러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생각해
본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이런 논란’이 ‘이런 방식’으로 확산되는 것이 결국 감리회 내부의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음을 드러내는 것이며 우리 모두의 반성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해당 연회에서, 또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충분히 다루고 원칙대로 철저하게만 처리했어도 이런 논란이 총회장까지 확대되고 감독 이·취임식이 취소되는 초유의 사태로 이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만시지탄晩時之歎의 감은 있지만 기왕에 벌어진 일, 대충 덮으려거나 완력으로 밀어붙이려는 생각은 제발 접고 신앙의 양심과 합리·합법적인 절차를 통해 하나님 보시기에, 또 세상이 바라보기에 부끄럽지 않은 결과를 도출해 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기독교타임즈  gamly@hanmail.net

<저작권자 © 기독교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독교타임즈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포토뉴스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