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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가 만사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1년 반 동안 임명한 공공기관 임원의 상당수가 해당 직무에 적절하지 않은 낙하산 인사라는 주장들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모 방송이 최근 한국공공신뢰연구원과 함께 조사한 결과라며 발표한 보도를 보면 현 정부에서 임명한 공공기관 임원 1722명 중 전문가라 보기 어려운 사람이 129명, 해당 분야와 무관한 사람도 42명에 이른다는 것이다. 이 보도는 문재인 팬 카페의 리더가 직업 연관성이 전혀 없는 기관의 비상임 이사로 임명된 사실을 대표적 사례로 지목했다.
야당은 이런 문재인 대통령의 인사를 ‘캠코더 인사’라고 비난하는 모양이다. 캠프, 코드, 더불어민주당에서 한자씩 따온 신조어다.
이런 식의 인사 형태와 비판은 과거 정부에서도 있었던 일이다. 이명박 정부 때는 ‘고소영·강부자’, 박근혜 정부 때는 ‘성시경’ ‘문고리’가 인사에 대한 비판적 신조어로 등장했다. 이런 비판은 현재의 집권여당이 야당시절 강하게 제기한 것이다. 고소영은 고대출신에 소망교회, 영남 인사를 의미하며 ‘강부자’는 강남 땅 부자라는 의미였다.또 성시경은 성균관대, 고시, 경기고란 의미라 한다.
오십보백보(五十步百步)라는 말처럼 누가 더 심한가는 따져볼 필요조차 없다. 똑같이 잘못한 일이다. 촛불 민심의 결과로 탄생했다는 새 정권도 과거와 별반 달라지지 않는 인사 행태를 자행하고 있음을 바라보면 평범한 일반 국민은 씁쓸함을 감추기 어렵다.
물론 정권을 잡은 입장에서 자기와 뜻이 맞는 이들을 발탁하고 중용하는 일은 잘못이 아니라 생각한다. 철학이 같고 일하는 방식이나 방향이 같아야 국정을 제대로 끌고 갈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라면 고대 출신인들 어떻고, 영남인들 문제될 것이 없다. 하지만 정권을 잡는 일에 공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능력이나 전문성과 상관없이 자리나 감투를 나눠주는 것은 결코 잘하는 일이 아니다. 논공행상의 인사로는 국가를 책임지거나 국민을 잘 보살피는 일이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 
인사가 만사(萬事)라는 말처럼 국정을 운영함에 있어서도 인사는 매우 중요하다. 능력 있는 인사, 덕망 있는 이들을 발탁해 적재적소에 기용한다 해도 국가를 운영하는 일이 험난하기 그지없을 텐데, 그렇지 못한 인사로 그 이상의 성과를 기대한다는 것은 그 자체가 이미 넌센스며 만사가 아닌 망사(亡事), 만사가 아닌 참사(慘事)를 만들 뿐이다. 
어디 국가만의 문제겠는가. 교회나 기관도 마찬가지다. 33회 총회 회기를 막 시작한 감리교회도 ‘인사(人事)’라는 중요한 관문을 앞에 두고 있다. 당장 눈에 보이는 것은 임기가 새로 시작하는 본부 각국의 총무·원장을 뽑는 일이다. 여기에 더해 각국 위원장 선임이나 중요 위원회 조직의 문제 등도 감리회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인사’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다행한 일은 이번 인사를 주도해 나갈 전명구 감독회장이 어떤 이유에서였건 개혁적 인사(人事)에 대한 결단과 구체적 밑그림을 이미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직무에 복귀한 직후 감독회장은 그 약속을 성실히 지켜나갈 것이라 재차 확인했으며 그런 틀에서 본부 임원에 대한 공개적이고 합리적인 후보자 선출 과정에 착수한 것으로 안다. 부디 감독회장의 약속이 잘 이행돼 좋은 인재가 선출되고 적재적소에 쓰여져 한국 감리교회의 미래를 튼튼히 해줬으면 한다.  
물론 염려되는 부분도 남아있다. 우선은 감리교회의 정서상 학연을 배제하는 일이 쉽지 않다고 보는 점이다. 제대로 된 인사, 적재적소에 유능한 인물을 등용하려면 사실 암묵적으로 내려오는 학교별 자리 안배의 원칙(?)을 과감히 깨야 하는데 현실적으로는 무척 어려운 일일 것이다. 또 소송전이 여전히 남아있고, 직대 시기 벌어진 소동과 갈등이 잠복해 있는 정치적 현실을 고려할 때 측근 인사의 기용을 무조건 하지 말라 만류하기도 솔직히 어렵다고 본다. 
굳이 한 가지만 바란다면, 학교 안배를 어떻게 하고, 어떤 인사를 기용하든지 간에 모든 과정을 투명하고 합법적으로 진행해 달라는 것이다.
감리회 대다수가 인사 개혁(改革)을 기대하고 본부의 환골탈태(換骨奪胎)를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기대치가 높은 만큼 인사 결과에 대한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더욱 더 합리적인 검증 과정과 교리와장정이 정한 합법적 절차를 철저하게 지켜 달라는 말이다. 그렇게 해야만 누구도 결과에 대해 시비할 이유가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기독교타임즈  gaml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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