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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한 시위 소동을 보면서

주일인 지난 2일 전국적으로 황당한 시위가 벌어졌다. 신천지 단체로 알려진 ‘세계여성인권위원회’가 ‘세계여성폭력추방의 날’을 빌미로 삼아 서울 시내 9개 지역과 부산, 인천, 춘천, 청주, 천안 등 주요 도시에서 ‘한기총 탈퇴 촉구’ 궐기대회를 동시다발적으로 벌인 것이다.

특히 이들은 신촌의 창천교회와 압구정동 광림·소망교회, 여의도침례교회 등 상징적인 교회들을 찾아 교회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겉으로는 교회 내 성폭력 추방 등 여성인권 회복을 내걸었지만 실상은 정통 교회를 상대로 주일 예배 시간대에 맞춰 의도적인 도발을 감행한 셈이다. 정확한 통계는 아니지만 서울에서만 5000여 명, 전국적으로 3만여 명의 여성이 이번 시위에 동원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국교회에서 공히 이단으로 지목된 집단이 수 만명의 신도를 동원해 주일 대낮 공개적인 도발을 감행한 이번 시위 소동을 지켜보면서 우선은 황당한 기분이다. 하지만 이번 일을 그저 황당한 일과성 해프닝으로 여겨서는 곤란하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이들은 이번 집회에서 신천지와 관련된 내용은 전혀 내세우지 않고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일부 목회자들의 성 범죄를 들추며 기성교회에 대한 부정적 여론 형성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기성교회가 부패한 집단이고 기성교회로부터 핍박받는 자신들이 오히려 건강한 집단임을 부각시키려는 지능적인 전략을 사용했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한국교회가 이번 소동을 계기로 신천지 등에 대한 경각심을 더욱 고취하고 효과적인 대응전략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교회협이나 한교총, 한기연과 같은 연합단체들이 이런 일에 공동의 보조를 취해야 하며, 신천지에 맞서 영적 싸움을 계속하고 있는 CBS 등에 대해서도 공교회의 적극적 지원 및 참여가 더욱 절실하다는 요구가 많다.

이단 사이비 문제에 대해서는 지나칠 정도로 관대(?)한 감리교회도 이번 일을 계기로 관련 기구 및 활동을 재정비하고 공적인 대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번 소동처럼 어느날 갑자기 개체교회가 이단 사이비 집단으로부터 공격을 당하거나 어떤 피해를 입게 됐을 때 교단이 이를 방어하고 법률적으로 지원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 정도까지는 아니어도 개체교회가 대처할 수 있는 매뉴얼이라도 만들어 둔다면 이번 소동 같은 일이 재발될 때 해당 교회가 당황하지 않고 지혜롭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이번 소동은 한국교회가 자체 정화와 개혁에 좀 더 힘을 기울여야 한다는 내부 반성으로 이어져야 할 필요도 충분하다. 괘씸하기는 하지만 이들 이단 집단의 공격 대상이 어느 정도 사실에 근거한 한국교회의 치부이기 때문이다. 최근 교회 안에서 벌어진 세습 소동과 목회자 성범죄 등이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면서 이단에게 좋은 먹잇감이 되었다는 말이다. 이단에 대한 대응체계를 갖추는 것도 필요하지만 내부적인 정화와 철저한 개혁을 통해 교회가 먼저 영적 권위를 회복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요구되는 때다.   

이 대목에서 하나 짚고 갈 것은 경찰의 어이없는 태도다. 경찰은 법률상 집회나 시위는 신고 사항이기 때문에 신천지 등의 시위를 막을 방법이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법을 이해 못 하는 바 아니지만, 주일 예배시간을 골라 의도적으로 시위를 벌이겠다는 것, 그것도 시위 목적으로 내건 한기총 문제와는 아무 상관없는 감리교회 앞에서 그런 시위를 벌이겠다는 것은 다분히 교회에 대한 도발과 조롱의 의도가 담겨있고 자칫하면 교인들과 물리적 충돌도 발생할 수 있는 우려스러운 일임에도 그저 신고만으로 이를 허가하고 방치한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무책임한 태도다. 감리회 본부 혹은 한국교회 전체가 집회 허가에 대한 유감 및 강력한 항의를 경찰에 전달해 이런 소동이 재발되지 않도록 해둘 필요가 있다.
 

기독교타임즈  gaml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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