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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복 입은 뱀1012호 사설

신문이나 방송이 전하는 사건을 보다 보면 점점 더 이해할 수 없는 정신병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느낌이다. 사회구조가 복잡해지고 사람들이 받는 압박이 커질수록 이른바 정신병자들이 많아진다는 말이 있는데, 요즘 뉴스가 전하는 잔인하고 끔찍한 소식들이 그런 것을 확인시켜주는 것 같다.  

범죄심리학 용어에 ‘사이코패스’(Psychopath)라는 말이 있다. 흔히 연쇄살인범 같은 강력 범죄자의 동의어처럼 사용되지만 원래 의미는 ‘반사회적 인격 장애’를 말한다. 철저하게 자기중심적이고 반사회적으로 행동하면서 양심의 가책이 전혀 없는 성격장애라는 말이다. 

문제는 이들이 평소에는 보통 사람들과 다를 바 없다는 사실이다. 이들은 자신을 위장하는 능력이 뛰어나 범죄 행각이 드러나기 전에는 가까운 이들조차 그 정체를 알지 못한다. 

범죄 심리학자들은 사이코패스를 분석할 때 ‘공감능력의 결여’를 우선 특징으로 지목한다. 타인의 감정을 인식하는 능력을 알아보는 검사에서 사이코패스는 정답률이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자기가 저지른 일에 대한 후회나 죄책감이 결여돼 있다. 오히려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떠넘기거나 사회 탓을 하며 자기의 행동을 합리화하는 특성을 보인다. 경우에 따라서는 가해자인 자신이 도리어 피해자라고 하는 뻔뻔함을 보이는 것도 바로 사이코패스의 특징이다. ‘교활하고 상습적인 거짓말’ 그리고 자신을 ‘위장하거나 포장하는 것’이 일상화 돼 있다.

그런데 이런 특성을 하나씩 열거하다 보면 끔찍한 연쇄살인범만이 사이코패스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우리 주변에 이런 유형의 사람들이 꽤 있다는 말이다.

사이코패스 진단법을 만들었다는 캐나다의 로버트 헤어 박사는 이런 유형을 화이트컬러 사이코패스라고 규정하며 ‘양복을 입은 뱀’(Snakes in Suits)이란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양복을 입은 뱀’으로 표현되는 화이트컬러 사이코패스의 상당수는 범죄를 저지르지는 않는다. 그저 주변사람들을 괴롭히고, 자기 합리화에 급급하며 전형적인 ‘내로남불’의 이기적인 모습으로 평범한 이들과 어울려 살아간다. 그래서 일상형 사이코패스라는 말이 나온다. 하지만 이런 이들이 정체를 드러내거나 범죄에 손대는 순간 걷잡을 수 없이 빠른 속도로 괴물로 둔갑한다.

감리교회 안에도 그런 부류가 종종 드러난다. 주로 어떤 권력이나 권위를 휘두르는 경우인데, 따지고 보면 한줌에 불과한 권력이나 잠시의 자리에 취해 거짓말과 왜곡, 갑질과 폭력을 서슴지 않는 모습을 보면 가련한 생각까지 들게 한다. 

이런 괴물들은 자기주장을 합리화하기 위해 사실을 왜곡하거나 억지를 진실처럼 둔갑시키려 애쓴다. 사실에 대한 왜곡은 정치적 목적에 기인하지만, 사실에 대한 오독(誤讀)은 인지능력 한계에서 비롯된다는 말이 있는데 과연 이들은 어떤 경우일까? 만일 알고도 그런 일을 저지른다면 정치적 문제뿐 아니라 도덕성의 문제까지 지적받게 된다. 

본부를 운영하는 임원 혹은 직원들, 연회를 이끄는 감독이나 위원들, 교회를 치리하는 목사나 장로들, 심지어 언론이라 말하는 매체 종사자들 중에도 그런 이들이 종종 나타나 적절한 대처와 처리가 요구된다. 또한 누군가를 지목하기 이전에 스스로의 모습을 수시로 돌아보아 오류의 가능성을 점검하고 정비해야 하는 것도 필요하다. 

로버트 헤어 박사는 ‘양복을 입은 뱀’을 진단해 내는 8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헤어 박사에 따르면 ‘양복을 입은 뱀’은 매우 매력적이고, 거짓말을 많이 한다. 주변 사람들을 교묘하게 조종하는 데 선수이고 자기과시가 심하다.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준 것을 전혀 후회하지 않고, 솔직하게 자기 감정을 드러내지도 않는다. 다른 사람의 기분은 신경 쓰지 않는 것은 기본이고 결코 자신의 실수를 책임지지 않는다.

이런 유형의 괴물을 찾아내는 것이 어렵지 않은 감리교회의 오늘, 또 우리 스스로가 그런 괴물이 되어갈지도 몰라 수시로 체크하고 성찰해야 하는 현실이 씁쓸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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