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사설
송구영신送舊迎新의 다짐1014호

“잃어버린 10년”이란 말이 있다. 보통은 1991년부터 2002년까지 일본이 겪었던 극심한 경제 침체 기간을 말하는데, 세계 역사를 보면 종종 이 표현이 사용되는 경우가 있다. 

러시아에서는 소비에트연방 해체 후 침체를 겪던 1990년대를 일컫는 말로 사용되고 중국은 문화대혁명 기간을 ‘십년동란’ 혹은 “중화인민공화국의 잃어버린 10년”이라고 칭한다는 말이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남북한에도 “잃어버린 10년”이 있다는 점이다. 북한에서는 이른바 ‘고난의 행군’기간을 이렇게 비난하는 모양이고, 남한은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시기 장기적인 경제 정체 현상과 사회적인 문제, 안보위기 등을 비꼬는데 사용됐다.

한마디로 10년이란 세월을 ‘허송’했다는 의미다. 허송세월만 했다면 그나마 다행인데 경제나 국가경쟁력은 상대적인 부분도 크기 때문에 침체와 정체는 결국 퇴보라 말할 수밖에 없다. 

감리교회 안에서도 “잃어버린 10년”의 푸념이 존재한다. 2008년 발생한 감리회 사태부터 지금까지의 시기가 그렇다는 말이다. 2008년 감독회장 선거로 인해 발생한 극심한 갈등과 대립은 감리교회의 이미지를 철저하게 무너트렸고, 선교의 동력마저 상실하게 만들었다는 지적을 받는다. 문제는 그 이후로도 안정된 시기가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 법원이 지명한 임시 감독회장 체제의 수모까지 겪었던 감리교회는 이후로도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선거가 있을 때마다 시비와 불복 소동이 이어졌다. 직전 감독회장이던 전용재 감독이 한차례 직무정지와 복귀의 소동을 겪었으며 전명구 감독회장도 직무정지 가처분을 당한 뒤 이철 직무대행의 파행적 교단 운영으로 발생한 극심한 피해를 떠안고 다시 업무에 복귀해 있다. 하지만 여전히 2년 전 선거에 대한 송사가 남아있고 지난 10월 실시된 연회 감독선거도 무려 5개 연회의 결과에 대한 시비와 잡음으로 교단이 시끄럽다. 

이제 불과 며칠 후면 2018년도 저물어 간다. 2008년 이후 10년이 지났지만 감리회가 겪는 “잃어버린 10년” 시련의 터널은 아직 끝이 보이지 않는 안타까움이 있다. 

이제라도 달라지지 않는다면 “잃어버린 10년”이 아니라 “잃어버린 20년, 30년”의 말이 나올 수도 있고 사회적 위상의 추락과 공교회의 거룩함 상실로 자칫 선교의 퇴보까지 염려하는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최근 벌어지는 본부 각국의 총무•원장•사장 선출 과정을 보면 긍정적인 부분도 있지만 감리교회가 안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점을 여실히 드러냈다는 지적도 솔직히 인정해야 한다. 

감리교회가 안고 있는 오늘의 고민이 제도나 시스템의 문제만이라면 지도자의 결단과 개혁적인 입법만으로도 어느 정도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어느새 체질화돼 버린 감리회의 의식 수준이 문제라면 해법을 찾아내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언제부터인가 감리교회는 신뢰보다 우선해 의심과 불신이 작동하고 존중과 배려보다는 시기와 끌어내리기가 난무하는 부끄러운 민낯을 노출하고 있다. 모든 것이 선거로 귀결되고 선거가 끝나도 결과에 승복하고 협력하기보다는 상대방의 허물이나 법의 허점을 찾아내 판세를 뒤집어보겠다는 비뚤어진 욕망이 여과 없이 나타난다. 명백한 법이나 뚜렷한 관례도 자기 편한대로, 정치적 입맛대로 마구 끌어다 쓰거나 무시하기 일쑤다. 자기가 저지른 일 조차 인정하지 않고 비겁한 변명으로 책임 떠넘기기에만 급급한 이들도 숱하다.      

이런 지적을 하면 대부분 남의 얘기처럼 듣고 말하는 경우가 많아서 우선은 ‘나부터’ ‘함께 반성하자’고 권해 본다. 법이나 제도를 말하기 이전에, 또 누군가의 잘잘못을 따지기 이전에 스스로의 모습부터 돌아보고 내 안에, 내가 하는 이 일 안에 공교회의 거룩함, 신앙인의 순수함이 지켜지고 있는지 성찰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그리고 나서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배려, 감리회라는 신앙 공동체 안에 함께 생활하는 서로에 대한 ‘동지’로서의 신뢰와 ‘동료’에 대한 예의를 지키는 것이 꼭 필요하다.  

한해를 마무리하고 다시 새해를 맞이하는 의미 있는 이 시간에 “역사에서 배우지 못하면 잘못된 역사는 반복되고 미래를 기대할 수 없다”는 지극히 평범한 진리를 가슴 깊이 새겼으면 좋겠다. 그래서 10년 오욕의 역사를 청산하고 감리교회의 ‘새로운 역사’를 ‘더불어 만들어 가는’ 각오와 다짐을 새해의 소망으로 함께 나눠보길 기대한다. 부끄러운 현실을 반복해선 안 된다. 송구영신送舊迎新!
 

기독교타임즈  webmaster@kmctimes.com

<저작권자 © 기독교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독교타임즈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포토뉴스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