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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말이 있는가?조용현 목사(은진교회)

예언자 예레미야는 망해가는 나라를 보며 울었다. 바벨론이 강력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무서운 속도로 세력을 키우며 패권을 확장해 오고 있었으므로, 그 힘이 곧 유다에게도 미치게 될 것은 뻔한 것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약소국인 유다가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길은 바벨론에게 항복하는 길 뿐이었다. 이미 유다는 내부적으로 죄악이 넘쳐나서 하나님의 심판이 임박한 상황이었다. 그러므로 바벨론에 항복해서 백성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죄악을 행하는 길에서 돌이켜 훗날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이기도 했다. 그래서 예레미야는 하나님의 말씀을 전했는데 사람들은 그 말을 듣기 싫어했다. 사람들은 망하는 길이 아니라 흥하는 길을 찾고 싶었고, 적어도 독립을 유지하는 길을 찾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레미야의 말은 성취되었다.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자신의 말로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말을 해야 하는 사람은 해야 할 말과 하고 싶은 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말을 들어야 하는 사람에게는 듣고 싶은 말이 있고, 들어야 할 말이 있다. 말을 하는 입장과 말을 들어야 하는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언제나 욕망은 충돌한다. 말을 하는 사람은 해야 할 말보다는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싶고, 듣는 사람은 들어야 할 말보다는 듣고 싶은 말을 듣기를 더 좋아한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과 듣고 싶은 말이 난무하면 세상은 달콤함에 취해 혼미해진다. 예레미야 선지자가 활동하던 시기의 유대의 상황은 엄중했다. 개인적으로는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었고, 국가적으로는 존망의 위기에 직면해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개인은 희망의 말을 듣고 싶어하고, 국가는 독립을 유지할 지혜자의 말을 듣고 싶어한다. 그런데 다른 예언자들과는 달리 예레미야는 청중들이 듣기 싫고 듣고 싶지 않은 망하는 길을 선택하라고 말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예레미야를 싫어했다.

그러나 말하는 사람은 해야 할 말을 해야 한다. 청중이 듣고 싶은 말이 아니라 들어야 할 말을 해야 한다. 이스라엘 왕 아합이 유다왕 여호사밧과 동맹을 맺고 길르앗 라못을 점령하기 위해 전쟁을 계획했다. 하나님의 선지자들에게 전쟁의 길흉을 묻는 것이 어떠냐는 신앙심 깊은 여호사밧의 제안에 따라 왕 앞에 나온  많은 선지자들은 한결같이 듣기 좋은 말, 희망이 넘치는 말을 했다. 한결같은 말을 되뇌는 선지자들이 미심쩍었던 여호사밧이 다른 선지자가 없느냐고 묻자, 아합왕이 자기에게 악담만 퍼붓는 미가야 선지자 한 사람이 있지만 그 사람의 말은 들을 필요도 없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여호사밧 왕의 강력한 요청에 의해서 미가야 선지자가 등장했다. 왕 앞에 선 선지자 미가야는 “내가 보니 온 이스라엘이 목자없는 양같이 산에 흩어졌는데 …(왕상22:17)” 하는 말로 하나님의 진실을 말하기 시작했다. 미가야 선지자는 듣고 싶은 말을 한 사람이 아니라 해야 할 말을 했고, 그의 말은 성취되었다.

목회자는 설교자이다. 목회자들의 시대적 소명은 해야 할 말을 해야 하고, 들어야 할 말을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쉼 없는 기도 안에서 하나님께 집중해야 한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활동하시고 역사하시는 곳에서 나도 일해야 한다. 하나님께 집중하지 않으면 하나님이 활동하시는 것을 볼 수 없다. 다음으로 우리는 자기를 성찰해야 한다. 끊임없는 자아 성찰을 통해서 내 영혼을 맑게 유지시키면서 순수한 의도를 가지고 하나님께서 내게 무엇이라고 말씀하시는지를 들어야 한다. 영혼이 맑지 않으면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 수 없고, 하나님의 말씀을 듣지 않으면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밖에 없다. 셋째 끊임없는 독서를 통해서 시대를 읽어야 한다. 진부한 말이지만, 지금은 속도보다는 방향이 더 중요한 시대이다. 설교자 자신이 예수 그리스도의 방향으로 나아갈 뿐만 아니라, 사람들을 그렇게 인도해야 한다. 지금은 신앙생활이나 일상생활에서 경거망동을 해서는 안된다. 말씀 안에서 어느 때보다 신중한 삶을 살아야 한다.

항상 하나님을 바라보면서 말씀과 기도로 자아를 성찰하고, 쉼없는 독서를 통해서 세상을 올바로 바라볼 때 밝은 눈을 가지고 하나님이 하시는 새로운 일을 보고 해야 할 말을 가진 목회자가 될 수 있다.

“네 몸의 등불은 눈이라 네 눈이 성하면 온 몸이 밝을 것이요 만일 나쁘면 네 몸도 어두우리라 35그러므로 네 속에 있는 빛이 어둡지 아니한가 보라 36네 온 몸이 밝아 조금도 어두운데가 없으면 등불의 광선이 너를 비출 때와 같이 온전히 밝으리라 하시니라.”(눅11:3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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