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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산은 물려받아야 유산입니다백명규 목사(소령, 해병대 연평교회)
백명규 목사.

2019년에 들어 참 의미 있는 시간을 지나고 있습니다. 며칠 전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여러 채널에서 다양한 기념 프로그램을 방영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3·1운동 당시 <독립선언서>에 서명했던 민족대표 33인 중 16명이 기독교인이었고, 그 후 일제가 이 민족운동의 배후를 심문하기 위해 체포한 사람 중 20퍼센트 내외가 기독교인이었다는 내용을 접했습니다. 몰랐던 사실은 아니지만, 새삼 나라를 사랑함으로 하나님 사랑을 실천했던 신앙의 선조들이 대단해보였습니다.

그런가 하면 지난 2월에는 제가 근무하고 있는 해군·해병대교회가 창립70주년을 맞았습니다. 해군은 감리회 목사이자 임시 의정원장을 지낸 손정도의 아들 손원일에 의해 창군되었는데, 손원일은 3군에서 가장 먼저 목사를 군에 등용하였습니다. 당시 이화여고 교목을 지내고 있었던 감리회 목사 정달빈이었습니다. 그리하여 정달빈 목사의 지도와 초대 해군 참모총장을 지낸 손원일, 자신의 관사를 예배처로 내어준 김대식(훗날 해병대 제3대사령관 역임) 같은 분들의 헌신으로 교회가 창립되었습니다. 참 자랑스럽습니다. 나라를 구하기 위한 신앙의 선배들의 희생이, 군 안에 교회를 세우고자 했던 신앙의 선배들의 헌신이 그렇습니다. 우리에게는 참 좋은 유산이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지금 인천광역시 옹진군에 속한 연평도라는 섬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북한에 가장 인접한 군사적 요충지인 서해5도 중 하나입니다. 지난 2010년에는 연평도 포격사건으로 국민에게 주목을 받았고, 1999년과 2002년에는 두 차례의 연평해전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지난 해 7월, 임관 후 5번째 부임지로 이동하고 난 저는 이곳에서도 소중한 유산을 발견했습니다. 연평도 포격 당시, 자신의 몸을 아끼지 않고, 장병들을 돌보기 위해 발에 땀이 날 정도로 군종활동에 매진하셨던 하승원 목사입니다. 당시 두 명의 부대원이 산화하였는데, 그는 포탄이 빗발치는 현장에서도, 의무실에서 죽어가는 부대원의 옆자리를 지키며 돌보았습니다. “기도 밖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포격전 후 그가 남겼던 말입니다. 그리고 그로부터 9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각종 훈련과 연습으로 포탄의 소리가 끊임없이 계속되는 이곳에 제가 서 있습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그런 유산을 잘 물려받았는가? 유산은 물려받아야 유산일 텐데, 유산이 있다는 것만 알고 있다면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는 생각입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을 굳이 떠올리지 않아도, 유산은 물려받았을 때만 유산인 것 같습니다.

몇 년 전 명절을 즈음하여 모 기사에서 ‘자식의 부모 방문과 부모의 재산의 관계’에 관해 조사했던 내용을 본 적이 있습니다. 조사된 결과는 “부모가 재산이 많을수록 자식의 부모 방문 빈도수도 증가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웃지못할 이야기입니다. 돈에 관심이 많은 세상입니다. 그런 것보다 부모의 영적 유산을 물려받기 위해 힘쓰는 사람들이 많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부모의 신앙을 물려받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으면 합니다.

허나 신앙의 가문에 태어나지 못했다고 해서 문제가 있겠습니까? 역사 속에 수많은 신앙의 선배들이 있습니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 애썼던 신앙의 선배들, 때로는 이름 없이 빛도 없이 하나님 나라를 위해 투신했던 신앙의 선배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역사뿐이겠습니까? 성경에 있습니다. 노년의 나이에도 믿음을 보였던 노아나 갈렙 같은 사람들,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부르심에 순종했던 모세나 기드온 같은 사람들, 또한 하나님 나라 복음을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았던 사도들이 성경에 있습니다.

이 지면을 읽는 모든 분들이 성경에 묻혀 있는, 또한 역사 속에 묻혀 있는 그 보화와도 같은 좋은 유산들을 물려받는 사람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유산은 물려받아야 유산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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