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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킬 수 없는 큰일이 아니니 걱정 말라김요셉 목사(7포병여단 군종장교 대위)

2017년 7월 7포병여단에 왔습니다. 연대급 부대를 떠나 처음 여단급 부대를 경험하는지라 조금 힘들었습니다. 연대에 있을 때는 사단 목사님도 계시고, 옆 연대에도 목사님이 계셔서 필요할 땐 도움도 주고받았는데, 여단에는 군종장교가 1명입니다. 제가 있는 포병여단은 군단직할부대이지만 군단과 거리가 멀어 정말 외로이 혼자입니다. 물론 규모가 사단보다 작지만, 나눌 사람 없이 혼자서 하게 되니 외롭기도 하고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금방 적응해서 벌써 이곳에 온지 20개월이 지났습니다.

이전 부대들에서는 하지 않았는데 이곳에 와서는 징계대기 중인 장병들을 상담하는 일을 맡게 되었습니다. 크고 작은 일들로 징계를 받는 인원들이 생각보다 많음에 놀랐습니다. 징계대기 중인 장병들은 징계 수위가 아직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징계를 받는 것이 확실한 인원들입니다. 때문에 매우 불안해합니다. 징계대기 중인 장병들은 여러 차례 조사도 받게 되고, 여러 사람을 만나 면담을 받게 됩니다. 제가 그 여러 사람 중 하나입니다.

3달 전쯤에 징계대기 중인 병사와 면담을 진행하면서 “잘못인건 확실하니 징계를 받게 되지만, 돌이킬 수 없는 큰일이 아니니 걱정 말아라. 이번 일을 계기로 또 다시 같은 잘못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면담이 끝난 후 병사가 제게 말했습니다. “이렇게 말해 주신 분은 처음입니다.” 이미 면담을 몇 차례 진행했을 텐데 이렇게 말해준 사람이 저뿐이라는 사실에 놀랐고, 이 말이 위로가 되었다는 사실에 좋았습니다.

지금 사순절을 보내며 이 일이 자꾸 떠오릅니다. 징계대기 중인 그 병사와 제가 겹쳐 보입니다. 하나님 앞에 설 수 없는 죄인인데… 고개 숙인 저에게 말씀하십니다. “돌이킬 수 없는 큰일이 아니니 걱정 말아라.” 우리 때문에, 아니 나 때문에 예수님이 이 땅에 오셨고, 보혈을 흘려 우리에게 말로 다 할 수 없는 은혜와 사랑을 베푸시며 우리를 위로하십니다.

탕자의 비유를 보면, 둘째 아들은 유산을 미리 받아 다 탕진하고 거지꼴이 되어, 아들이라 불리우기를 포기하고 품꾼의 하나로 보아 달라 마음먹고 집으로 향합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둘째 아들을 이미 용서하고 기다립니다. 그가 품꾼의 하나로 보아달라고 말해도 이전부터 지금까지 계속 아들입니다. “돌이킬 수 없는 큰일이 아니니 걱정 말아라. 너는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아들이고, 잃었다가 다시 얻은 아들이다.” 아버지는 둘째 아들의 마음을 위로합니다.

잘못이 없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용서해 주시니 또 잘못을 해도 된다는 이야기는 더더욱 아닙니다. 아들의 시선에서 관점을 조금 옮겨서 아버지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어찌나 큰 사랑인지, 어찌나 큰 용서인지 모릅니다. 우리가 다 그런 사랑과 용서를 받았습니다.

우리가 스스로에게 “돌이킬 수 없는 큰일이 아니니 걱정 말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어설픈 자기합리화로 죄의 자리에 머물러서는 안됩니다. 값비싼 은혜를 값싼 은혜로 만들어서는 안됩니다. 내가 나에게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나에게 해주셔야 하는 말씀이고, 내가 남에게 해주어야 하는 말입니다.

사랑을 맛본 사람이 사랑할 수 있고, 용서를 맛본 사람이 용서할 수 있습니다. 사순절 기간에 하나님 마음을 이해하고, 닮아가는 저와 여러분이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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