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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바벨론 포로’가 된 교회최효석 목사(무지개언약교회,서울남연회 나눔책방지기)

최근 한기총 회장의 현 정부를 향한 ‘도를 넘은’ 연이은 정치적 발언으로 교계 안팎이 시끄럽습니다. 많은 이들이 그의 발언에 의아함을 넘어 눈살을 찌푸리고 있지만 정작 본인은 이를 즐기기라도 하는 듯 버젓이 기자 회견을 자처해서 국민의례를 연출하는 등 3류 정치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나름 한국기독교를 대표하는 기관의 장이란 이가 일으키는 이런 일련의 해프닝을 보면서 이것이 단지 개인의 일탈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회성장이라는 기치 아래 오로지 개교회의 양적 성장만을 향해 지금까지 달려온 한국기독교가 빠져버린 왜곡된 공적 삶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이와 관련해 세계적 기독교 변증가인 오스 기니스의 경고가 새삼 떠올랐습니다. 그는 기독교 신앙이 공적인 영역에서 사유화(privatization)내지는 정치화(politicization)되는 것에 대해 그의 책 「소명」에서 강도 높게 경고했습니다.

요지는 이렇습니다. 기독교는 ‘예수 그리스도가 종교 지도자가 아니라 삶의 모든 영역에서 주되심을 선포’하는데 이런 고백은 기독교인들로 하여금 공적 삶의 현장에서 소명에 응답하는 삶을 살아가도록 도전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기독교신앙을 두 종류의 바벨론 포로가 될 위험에 노출시킨다는 것입니다. 하나는 기독교신앙이 제도적 교회 안에 갇힌 종교로 전락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세상 정치 흐름에 완전히 빠져버리게 되는 것입니다.

오스 기니스는 앞의 경우를 사유화, 뒤의 경우를 정치화라고 부르며 그 위험성을 경고했습니다. 사유화는 기독교신앙의 총체성을 부인하게 되고, 정치화는 좌파든 우파든 정치 운동과 동일시되어 비판적 긴장을 잃어버린다는 말입니다.

한기총 회장이 보여주는 작금의 모습은 전형적인 기독교신앙의 정치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스도인은 이 세상 ‘안에’ 있지만 이 세상에 ‘속하지 않도록’ 부름받은 만큼 그리스도인의 정치 참여는 항상 그리스도에 대한 충성과 정당 노선 –혹은 정치 운동, 강령, 의제 등- 사이의 긴장관계로 나타나야 하는데 정치 운동과 너무 밀착됨으로 정치적 ‘바벨론 포로 상태’로 떨어져 결국 사회가 교회를 배척하는 빌미를 던져주고 있는 것입니다.

그는 이런 위험을 넘어가려면 루터가 그랬던 것처럼 ‘소명의 재발견’이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리스도를 따르는 자들이 오직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믿음으로 살고, 그리스도의 주되심을 증거하고자 할 때 비로소 현대 사회에 온전하고 효과적으로 침투해 세상을 변혁시키는 영향력을 미치게 된다는 것입니다.

나라가 혼란한 때에 교회와 기독교인들은 자칫 신앙의 사유화 혹은 정치화의 수렁에 빠질 수 있음을 경계하고 루터가 그랬던 것처럼 그리스도인의 소명을 새롭게 재발견함으로 바른 길로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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