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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mlet」 햄릿 거기 누구냐? ⑥송영범 목사(갈릴리교회)

에덴을 떠나며
성서는 갈등과 고뇌에 대해 어떻게 기록하고 있을까요? 창세기는 에덴동산에서 일어난 일들을 숨김없이 말씀해주고 있습니다. 사실 창세기는 서두부터 갈등의 양상을 기록한 책입니다. 창세기 1장에서는 창조내력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을 때 하나님의 영은 수면 위를 운행하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지체 없이 빛이 있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것이 창조입니다. 헬라어 아포리아는 바다를 떠다니던 배가 좌초되어 옴짝달싹할 수 없게 된 상태를 말하는데 하나님의 빛이 비춰지기 전 세상의 모습과 같습니다. 창조는 고뇌의 흔적입니다. 샬롬을 위해 단순히 ‘무에서부터 유’라는 인식을 넘어 혼돈과 같은 무질서의 상태를 질서로 변화시킨 신의 사랑입니다. 

갈등은 계속됩니다. 보시기에 좋고 아름다운 세상을 위한 창조주의 직조(arete)는 황무지를 개간하듯 생명을 잉태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을 탄생시켰습니다. 이어서 흙을 빚어 사람의 모양을 만들고 거기에 생기를 불어 넣어 생령(하나님과 교제할 수 있는 영적인 존재)이 되게 하셨습니다. 아담 곧 인간은 그렇게 창조되었습니다. 하나님은 아담과 하와를 위해 에덴동산을 창설하시고 그들을 그곳에 두어 살아가게 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저들의 기쁨을 위해 동산의 모든 것을 허락하셨습니다. 단 하나,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만은 금지하셨습니다.

우리가 아는 것처럼 뱀 곧 사단이 하와에게 찾아와 유혹합니다. 흔히 사단의 책략에 빠져 선악과를 범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하와와 아담 역시 유혹의 힘이 얼마나 큰지를 처음 경험했습니다. 이 사건은 불행히도 비극의 단초가 되었습니다. 하와의 눈에 비친 선악과는 “먹음직도 하고 보암직도 하고 지혜롭게 할 만큼 탐스러운 나무”였습니다. 하와가 선악과를 먹은 후 아담에게 함께 먹을 것을 제안하자 아담도 선악과를 먹었습니다. 이 부분을 보면 일반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섬세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와는 선악과를 보며 그것의 특성을 파악했지만 아담은 먹기에 급급했습니다. 금지된 것과 맞닥뜨리면 누구라도 갈등을 겪게 됩니다. 그 중에는 밧세바를 범했던 다윗처럼 잘못된 선택을 하기도 하고, 보디발의 아내의 유혹을 이겨냈던 요셉처럼 의로운 선택을 하기도 합니다.

비록 하와가 아담보다 선악과에 대해 더 오랜 시간 고민한 흔적이 역력했지만 안타깝게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아담과 하와, 둘의 결과는 같았습니다. 저는 햄릿과 아담부부의 모습을 보며 갈등이란 무엇인지를 생각해봅니다. 왜 인간은 갈등의 문제 앞에서 항상 실패하는가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결국 저들은 에덴에서 쫓겨났습니다. 에덴에서 쫓겨난 이후의 인간은 어쩌면 햄릿처럼 고민과 갈등의 무게에 놓인 채 끝없는 광야를 살아가게 됐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므로 『햄릿』의 주제인 우유부단함을 단순히 햄릿 개인의 문제로만 치부할 수 없습니다.

시편의 노래를 들어라
에덴에서 쫓겨난 인간은 목자 없는 양처럼 정처 없이 떠돌아야 할 운명으로 전락했습니다. 이리로 갈까 저리로 갈까 고민하게 됐습니다. 삶은 걸어가는 것입니다. 그런데 걸어가야 할 길을 모른다는 것은 무척 고통스런 일입니다. 이것이 햄릿의 고통이었습니다. 그런데 시편 23편에서 우리는 숨이 멎을 것 같은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그가 나를 푸른 풀밭에 누이시며 쉴 만한 물 가로 인도하시는도다. 내 영혼을 소생시키시고 자기 이름을 위하여 의의 길로 인도하시는도다.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나를 안위하시나이다. 주께서 내 원수의 목전에서 내게 상을 차려 주시고 기름을 내 머리에 부으셨으니 내 잔이 넘치나이다. 내 평생에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반드시 나를 따르리니 내가 여호와의 집에 영원히 살리로다 (시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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