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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야 할 큰 산이정환 목사(웨슬리암호연구소)

웨슬리는 속에 있는 것을 그대로 두지 않고 낱낱이 끄집어 낸다. 감추지 않고, 돌려 말하지 않고, 분명하게 드러낸다. 투명하게 공개하고, 남을 생각해서 배려하고 협력한다. 남들이 좀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복잡하지 않고 간단하게 만든다.

그가 암호일기를 쓰면서 사용한 방법이다. 암호 자체도 감추거나 덮으려고 사용한 것이 아니다. 쉽고 빠르고 간단하게 사용하는 방법을 찾다보니 암호가 되었다. 자신의 암호를 동생 찰스에게 공개한 것과, 홀리클럽 회원들에게 가르쳐 준 것과, 심지어는 벤자민에게 암호로 쓴 자신의 일기를 쉽게 풀어 보라고 숙제로 준 것이 그 증거이다. 이해하기 쉬운 방법을 찾아서 투명하게 공개하였다.

투명하게 공개하는 그의 방법은 암호일기를 꾸준히 쓰면서 습관이 되었고, 그런 습관은 자연스럽게 삶의 곳곳에서 드러난다.

첫째는, 일기에서 드러난다. 자신의 암호일기를 요약하고 발췌해서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쉬운 말로 번역한 다음에, 책으로 출판한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흔히 그의 일기로 알려진 것은 출판일기이다. 그의 암호일기와 출판일기를 대조해서 살펴보면, 일상생활만 기록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속마음의 태도까지 낱낱이 드러내는 방법을 사용해서 일기를 썼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둘째는, 설교에서 드러난다. 자신의 표준설교를 여러 번 정리하고 편집해서 소개한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수십 년 동안 같은 내용과 주제를 가지고 씨름하며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리하는 방법을 사용하였다. 노년에 이르러서는 어려운 개념과 중요한 주제들을 다시 묶어서 더 분명하게 정리하기도 하였다. 셋째는, 그의 신학에서 드러난다. 하나의 개념을 꼼꼼하게 분석하고, 그 개념의 핵심 속에 감추어진 핵심을 설명할 수 있을 때까지 단어 하나까지 교정해서 다시 쓰기를 반복한다. 그렇게 나온 작품 가운데 하나가 <그리스도인의 완전>이다. 일기와 편지와 설교와 찬송가와 각종 저작들은 그런 바탕에서 치밀하게 서로 연결된다. 넷째, 속회 구조에서 드러난다. 그가 만든 소그룹과 속회의 구성은 투명한 신앙고백을 바탕으로 할 때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었다. 그 예는, 페터레인 속회의 갈등을 치유하던 그의 방법에서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존 웨슬리가 사용한 방법을 이해하려면, 투명하게 자신을 공개하고 자신이 세운 리더들과 격 없는 대화를 나누는 웨슬리를 이해하여야 할 것이다. 그런 다음에는 왜 그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모라비안과 완전히 결별하였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가 평생 존경하던 윌리엄 로의 신비주의와 결별한 것도 명확하게 이해된다. 웨슬리를 신앙의 아버지로 부르며 따르던 조지 휫필드와 갈라선 것도 이해할 수 있다. 갈라섰음에도 휫필드는 자신의 장례를 존 웨슬리에게 맡기라고 유언으로 남겼다. 휫필드 장례에서 행한 그의 설교는 그래서 유명하다. 성경과 함께 평생 가지고 다니며 묵상하였다고 알려진 <그리스도를 본받아>의 저자 토마스 아켐피스와의 관계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렇게 사랑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켐피스에게 분노에 가까운 화를 낸 것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웨슬리가 사용한 ‘암호’는 하나의 상징이다. 암호만큼이나 존 웨슬리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만큼 오해도 깊다. 그가 사용한 ‘단어’ 하나에까지 수십 년의 세월이 담겨 있고, 그의 신학에는 수천 년 동안 훼손되지 않고 전해진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이 담겨 있다.

넘어야 할 큰 산은 ‘웨슬리의 암호’인 줄만 알았다. 하지만 암호만큼이나 존 웨슬리의 삶과 신학은 더 큰 산이다. 18세기 영어에 갇혀서 이해하기 어렵고 그만큼 오해가 깊다. 알파벳을 배우지 못해서 자기 이름도 쓸 수 없는 사람들까지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그리고 생활에 실천할 수 있도록 복음을 설교했던 웨슬리였다. 웨슬리의 신학과 설교는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쉽고 간단하고 재미있게 전달하기 때문이다. 300년 세월 속에서, 그 신학과 설교가 넘어야 할 산이 되었고, 그 산에 들어서면 길이 보이지 않는 밀림이 되었다. 하지만 그 곳에 웨슬리의 발길과 숨결이 아직 남아 있고, 아름다움이 가득하다. 그를 이해할 수 있도록 길을 개척하는 수많은 분들을 따라가며 머리 숙여 감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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