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사설
지방회부터 철저해야1033호 사설

미국의 경제학자 그레고리 맨큐(Nicholas Gregory Mankiw)가 쓴 「맨큐의 경제학」은 경제학 필독서로 인정받는다. 그는 이 책에서 “수요와 공급이라는 두 단어는 경제학자들이 가장 자주 사용하는 용어들”로 “시장경제 체제를 움직이는 원동력”이란 말을 했다. 경제학 이론에서는 수요와 공급의 교차점이 재화의 적정가격을 정하고, 그것이 생산량과 판매가격을 결정한다. 쉽게 말해서 시장경제 체제에서는 수요와 공급이 적정한 가격을 결정한다는 말이다.

이렇게 해서 결정된 생산량과 판매가격을 관리하고 감시하는 것은 사회 시스템의 책임이다. 그래서 정부는 공정거래를 관리하고 각종 감시 시스템으로 시장의 잘못이나 부정을 걸러낸다.
하지만 정찰제처럼 가격을 정할 수 없는 분야에서는 항상 적정 가격에 대한 이견과 거래에 대한 논란이 생길 위험이 있다. 

최근 한 유명 방송인의 고액 강사비가 논란이 됐다. 여론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유명 연예인들의 출연료가 그 정도 수준에서 결정되고, 수요가 있으니 문제될 것이 없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 ‘논란이 된 강연회들이 지방자치단체의 행사이며 고액 강사비는 결국 국민들의 세금으로 지급하는 것이니 당연히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이 논쟁이 가열되는 근본 이유는 의외로 단순하다. 어느 정도 강사비가 적정하냐는 사회·경제적 논쟁이 아니라 이 방송인이 그간 보여 온 행보가 지나칠 정도로 친정부적이라는 시각에서 결국 특혜라는 정치적 시비가 발생하는 것이다. 제 3자의 입장에서 보면 적정한 가격을 받았다 해도 말이 되고, 정치적 활동에 대한 보상으로 특혜를 누린 것이라 해도 틀리다 하기 어렵다. 두고두고 시비 거리가 될 소지가 다분하다.

오래전 감독회장에 출마한 대형교회 목사가 유력한 유권자들을 자기 교회에 초청하면서 설교 사례로 수 백 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있었다. 비유가 적절한지는 모르겠으나, ‘훌륭한 목사님을 초청해 은혜의 말씀을 듣는데 그 정도 사례비가 무슨 문제냐’고 한다면 과연 고개를 끄덕일 수 있을까 싶다.

이처럼 어떤 것이 적정 가격인가 하는 문제는, 관점에 따라, 혹은 입장에 따라 많이 달라진다. 수요와 공급의 원리, 상식적인 기준도 필요하지만 때로는 그 이상의 변수도 숱하게 작용하기 때문인데, 특히 부동산 문제는 더욱 그렇다. 

최근 서울의 한 교회가 시비의 대상이 됐다. 교회 건물과 부지를 매각했는데, 그 가격이 시세보다 못하고 거래 과정에서 뒷돈이 오고갔다는 것이 시비의 골자다.   

뒷거래 시비에 대해서는 현재 제기된 의혹만으로 단정하긴 어렵다. 교회가 ‘해명 하겠다’ 하고, 재단은 ‘철저하게 확인 하겠다’ 하니 조금 더 기다려 보면 어떨까. 잘못이 있다면 응당應當 바로잡아야 한다.   

‘매매가 필요했는지?’ ‘가격은 적당한지?’에 대한 논란은 좀 더 애매하다. 보기에 따라, 입장에 따라 상당한 차이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세가 있고 감정가가 있다 하나 양측의 주장이 다르고 평가 시점이나 처한 입장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 문제라 절대적 기준을 삼긴 어렵다. 잘못하면 방송인의 강사비 논쟁처럼 정치적 다툼으로만 번지게 된다.    

이 대목에서 한번쯤 짚고 가고 싶은 부분이 있다. 현재 우리 감리회의 재산 관리 시스템으로는 모든 부동산의 거래가 유지재단 명의로 진행된다. 그렇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면 재단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지난해 교단을 뒤집어놓았던 서울 한 교회의 이단 매각 소동이 그렇고 동대문교회 매각도 마찬가지다. 법적으로 따지면 당연하다. 하지만 현실은 유지재단이 개체교회의 거래를 감시하고 통제할 수 있는 수단이나 방법이 별로 없다는데 문제가 있다.

정부 당국이 하는 것처럼 유지재단에 실질적인 권한이나 기능을 부여한다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인력을 확충해서 개체교회의 거래 필요성이 제기된 단계부터 적극 개입하게 하고 시세 파악 및 거래를 주도하게 한다면 논란은 상당 부분 사라질 것인데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다. 

그저 서류심사에 머무는 유지재단을 탓하고, 거기서 책임자를 찾아내려 하는 것은 어쩌면 번지수를 잘못 찾은 일인지 모른다. 현재 시스템으로는 거래 필요성을 파악하고, 거래가 적정하게 진행되는지, 교회 안의 이견은 없는지를 누구보다 잘 판단할 수 있는 곳이 지방회요 구역회를 주관해야 할 감리사다. 

유지재단도 ‘제 일’을 ‘제대로’ 해야 하지만 먼저 지방회, 감리사가 철저하게 관리하고 다음으로 연회가 감시 기능을 발휘해 부당한 거래를 걸러줘야 한다. 책임져야 할 지방회와 연회는 빠져나가고 유지재단에만 모든 책임을 돌리는 것은 반복되는 문제를 바로잡는 길이 아니며 엉뚱한 정쟁과 갈등만 남기게 된다. 

기독교타임즈  webmaster@kmctimes.com

<저작권자 © 기독교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독교타임즈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포토뉴스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