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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가렸던 수건, 이제는 벗어 버리자

세계 교회는 몇 해 전부터 ‘선교적 교회’라는 단어에 주목하고 있다. ‘선교적 교회’란 학자에 따라 다양한 해석을 덧붙이고 있지만, 공통적으로 세상 속에 교회의 역할을 주된 관점으로 본다. 예수님께서는 하늘이 아닌 세상으로 내려오셨고, 죄인들을 위해 오셨으며 교회 역시 세상 속에 들어가 그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단어나 신학적 해석이 만들어지기도 전에, 우리 안에는 교회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열심히 하면서 선교적 교회를 이루어가는 교회들이 있다. 두 팔을 안으로 모아 끌어안기만 하지 않고, 널리 펴 많은 것들을 안아내고, 손잡아 ‘함께’하는 교회들이다. 인천의 효성중앙교회가 그
렇다.

효성중앙교회는 교회의 축제를 교회 밖의 사람들과 함께 하기 시작했고, 교회 담을 허물었으며, 이제는 지역의 중심이 된 효성1004마을축제를 지역과 더불어 실시하고 있다. 이밖에도 교회가 (가장 중요하긴 하지만) 단순히 예배를 드리는 공간이 아니라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곳, 기존신자들을 위한 교회보다 새롭게 하나님을 믿고자 하는 이들을 위해 더욱 친절한 교회로의 변화를 계속해서 이어가고 있다.

60년이상의 역사를 가진 교회가 이렇게 변화에 익숙한 교회가 되기는 쉽지는 않았을 터. 그 노하우가 담긴 책이 발간됐다. 정연수 목사의 「수건을 벗어 던지라-책에 안 나오는 교회 매뉴얼」이 바로 그 책이다.

정연수 목사는 목회의 고민들을 담아 칼럼을 썼고, 그 칼럼들이 모여 「수건을 벗어 던지라」가 탄생했다. 책 제목의 ‘수건’은 모세가 여호와를 만난 뒤 이스라엘 백성을 대할 때, 얼굴에 생긴 광채를 가렸던 그 수건을 가리킨다.

“모세는 얼굴에 빛이 나자 수건을 썼지요. 그런데 광채가 사라진 후에도 수건을 벗지 않았습니다. 원인이 없어졌으면 하지 않아도 될 일이 때로 습관으로 남는 경우를 봅니다. 교회 내에도 마치 습관으로 시작된 것들이 전통으로 자리 잡아 교회의 일을 방해하는 일들이 생겨나지요.”
정연수 목사가 이 책을 통해 주장하는 것은 변하라는 것이다. ‘모든 것’이 아니라 ‘변할 수 있는 것’, ‘변해야 하는 것’에서 변화하라고 외친다.

무엇이 변해야 할까? 책이 주는 답은 “‘변하지 않아할 복음의 핵심’ 외에는 다 변해도 된다”이다. 정 목사는 이를 이렇게 비유해 표현했다. 젊은 시절 LP판을 레코드 위에 올려 듣던 음악은 시간이 지나면서 테이프에 담기기도 하고 CD로, MP3로 듣는 시대를 지나 이제는 휴대전화로도 감상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는 것이다. 노래는 그대로지만 이를 전달하는 방식은 변해간다.
예배도 마찬가지다. 전통적인 예배가 우리에게 주는 은혜는 참으로 귀하지만, 이것이 새롭게 교회 안으로 들어와 예수 그리스도를 알아가고자 하는 이들에게 낯설고 불편하다면 교회는 복음이 그들의 귀에 들리도록 새롭게 예배를 세팅할 필요가 있다.

“복음은 ‘기쁜 소식’인데 받아들이는 이들에게 ‘고통스러운 소식’으로 들릴 때가 많다. 쓴 가루약을 그대로 먹이기 때문이다. 복음을 캡슐에 싸서 준다면 똑같은 약효를 더 많은 사람들이 누릴 수 있다. 이 캡슐이 바로 문화이다.”(p.18)

그래서 정 목사는 예배자들의 연령대를 분석하고, 예배자들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며, 기존 성도의 입장 뿐만 아니라 불신자의 입장에 서서 예배를 분석한다. 효성중앙교회는 가장 많은 이들이 예배를 드리는 11시 예배를 과감하게 현대예배로 바꾸고, 9시 예배와 오후 예배는 전통적인 예배를 드린다. 이렇게 변화를 시도하자, 구도시의 오래된 교회는 ‘우리끼리의 교회’를 벗어나 젊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교회, 새신자와 구신자가 소통하며 접점을 찾아가는 새롭고 참신한 교회가 됐다.

이와 같이 책에는 교회를 덮고 있던 수건들을 벗어던진 효성중앙교회의 일들이 소개되고 있다.

그러나 「수건을 벗어 던지라」는 교회의 시스템적 변화만을 말하지 않는다. 다음세대를 일으키고 우리가 가진 신앙의 소중한 전통을 이어주는 일, 농촌의 교회와 자립하지 못한 교회, 선교지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 등에 대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쉽게 풀어낸다.

또 교회 안에서 성도 간에 가져야 할 마음가짐과 이해, 전도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접근 등 신앙생활을 하면서 겪게 되는 어려움과 문제들은 물론 교회가 습관대로 행하는 일들에게 대한 깊은 이해를 제시한다.

특히 5개의 챕터가 끝난 뒤에는 효성중앙교회의 목회프로그램과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프로그램 등 특징적인 것을 소개하고 더 궁금해할 만한 것을 질의응답의 형식을 통해 상세히 제공한다. 교회를 대표하는 효성1004마을축제, 예배당 대관, 뮤지컬 예배, 교회분립, 여성장로 세우기, 부목사와 함께하는 릴레이설교 등이다.

이 팁들은 ‘교회가 조금 달라지면 좋겠는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이들을 위한 유용한 정보다.

궁금했다. 정연수 목사는 정말 ‘변화’가 쉬울까? “감리교회 목회자의 아들로 태어나 어려서부터 교회에서 자랐고 부흥회를 경험하고 자랐기 때문에 제 안에는 사실 보수적인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다만 신앙은 보수적이되 이를 전달하는 방법을 변화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것이지요.” 그는 변화를 보여주기 위해 파격을 시도할 때는 실패하지만, 기존의 것에 살을 덧입히거나 정말 필요한 일에 조금씩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 안정적 변화의 비결이라고 밝힌다.

그리고 ‘상식’과 ‘기준’, ‘균형’에 대해 강조한다. 교회가 세상이 보기에 상식적이고, 교회다워야 하는 것. 교회의 이익이 아닌 교회의 덕을 쌓는 일을 하는 것이다.

“교회에 아직 벗겨지지 않은 수건이 있진 않은가? 그 수건을 찾아내 벗겨야 한다. 바울은 그 수건이 벗겨지지 않는 이유를 말해 준다. ‘마음이 완고’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그리스도 안에서’ 없어져야 할 수건인데 쉽사리 벗어 던지지를 않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수건을 벗겨낼 수 있는가? 바울은 방법도 제시한다. “그러나 언제든지 주께로 돌아가면 그 수건이 벗겨지리라”(고후 3:16) 그렇다! 교회는 주께로 돌아가야 한다.”(p.114)

당신이 벗어야 할 수건은 무엇인가?

 

김혜은 기자  21cpres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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