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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임을 극복하고 상생으로 가야1035호 사설

한국과 일본 관계가 악화일로惡化一路를 걷는 모양새다. 일본은 자국에서 열린 G20 정상회담이 끝나자마자 한국에 대해 핵심소재 수출을 규제하겠다고 나섰다. 우리 대법원이 내린 일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 조치라는 것이 일반적 지적이다.

일본 정부는 표면적으로 부인하지만 일본 언론조차도 이번 조치를 보복으로 규정하고 한일관계와 경제적 파장에 대한 우려를 내놓는다.

중립적 매체로 평가받는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2일자 1면에 ‘보복의 연쇄엔 승자가 없다’는 해설기사를 실었다. 보수 성향의 요미우리신문도 “자유무역에 대한 일본의 위선을 드러냈다”고 지적한 영국 기사를 소개하는 것으로 간접적인 우려를 표명했다.

흥미로운 것은 우리나라의 반응이다. 일본의 태도를 지적하며 분개하는 이들이 많지만 우리 정부의 대일 외교에 문제가 있다며 정부 탓을 하는 이들도 꽤 많다.

외부에서 부당한 공격이 들어오는데 내부적으로 단합하지 못하고 오히려 분열하고 반목하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우리는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어이없는 일이 발생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만큼 우리안의 반목이 심하다는 말이다. 우리 안의 갈등과 대립, 서로를 적폐로 규정하며 손가락질 하는 행태가 외세의 위협 앞에서도 크게 바뀌지 않는 셈이다. 한심한 일이고 통탄할 일이다. 누구의 책임이 더 큰지를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다. 우리조차 하나 되지 못하면서 남북화해를 말하고 동북아 더 나아가 세계평화를 말하는 것은 위선僞善일 뿐이다.

언제부터인가 우리에게는 프레임(Frame)이란 단어가 익숙하다.

언어학자 조지 레이코프가 정리한 프레임 이론(Frame theory)처럼 우리는 정치적 상황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프레임을 유용한 도구로 사용한다. 전략적으로 짜인 틀을 제시해 대중의 사고를 장악하는 쪽이 정치적 승리를 얻게 된다. 일단 프레임 정치에서 밀리면 아무리 해명하고 반박하려 노력해도 오히려 해당 프레임을 강화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한국정치에서 많이 사용돼 온 프레임이 지역과 계층 프레임이며, 악질적인 것은 ‘빨갱이’와 ‘친일파’ 프레임이 있다. ‘요즘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라는 이성적 반박은 악질적인 프레임 정치 앞에 맥을 못 춘다. 어느새 우리는 국민의 3분의 1이 빨갱이이고, 또 다른 3분의 1이 친일파인 몹쓸 나라에 살고 있다. 한심한 일이고 통탄할 일이다. 누구의 책임이 더 큰지를 따지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상대방을 매도하고 제거하겠다는 핏발선 프레임의 정치는 공존·상생이 아니라  우리를 공멸의 길로 인도할 뿐이다. 단지 시간문제일 뿐.

교회도 다를 바 없다. 감리교회 안에서 감독선거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다툼이나 소송을 봐도 그렇고, 최근 불거진 상도교회 문제도 그렇다. 선악시비善惡是非를 따져보기도 전에 어느새 프레임의 틀에 갇혀 이성적 판단은 설자리를 잃게 된다. 무조건 상대방은 악惡이고, 처리해야할 적폐積弊로 지목된다. 감리교회라는 공동체를 사랑하고 지키기 보다는 내가 갖지 못할 바에는 차라리 허물어내겠다는 추한 민낯을 드러낸다. 걸핏하면 소송으로 가져가고 뻔한 사실조차 왜곡해 자기주장만을 관철하려드니 감리교회가 멍들고 망가지는 것은 누구도 괘념掛念치 않는다.     

최근 한 신학대에서 흘러나오는 이해 못할 소동들도 결국 프레임의 틀에 갇혀 상생보다는 공멸을 택한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게 한다. 하루가 멀다 하고 교수들의 표절 시비가 드러나는데, 공교로운 것은 두세 파로 나눠져 있다는 교수 사회의 프레임 속에서 교권을 잃은 쪽이 주로 표절 시비의 대상으로 올라온다는 점이다. 과연 이게 학문적 시비인지, 정치적 공격인지 궁금하다.

표절의 프레임으로 상대방을 제거하려는 못된 습관이 학교 안에서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것은 아닌지 답답하다. 경우가 다르긴 하지만 일본의 한 신문이 보도한 최근 기사의 한 구절이 각인刻印된다. “‘당했기 때문에 나도 갚아준다’는 식의 보복이 확대될 경우 누구도 승자가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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