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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분노유발자들이후천 교수(협성대학교)

운전을 하다보면 대부분이 다른 차량 운전자들에게 몹쓸 말 한 번 정도는 뱉게 되리라 생각한다. 지인 중에 아주 천성이 너그럽고 성격이 온화하며 꽤 인내심이 많은 사람도 운전할 때는 과격하게 말을 한다. 필자 자신은 운전할 때마다 거의 그러는 편이다. 못됐다고 해도 어쩔 수 없다. 제일 화나는 일이 3차선 이상 되는 도로에서 앞차가 속도를 내도되는 1차선을 느리게 달리는 경우이다. 그렇다고 상향등을 켜대거나, 경적을 울리기도 그렇다. 그저 이럴 때는 불법인줄 알면서도 우측 앞지르기를 시도하는 수밖에 없다. 천천히 가도 될 길이면, 2차로도 있고, 3차로도 있는데 급한 뒤차는 생각하지 않고 제 갈 길만 기어가는 것이다. 1차로 정속주행이 위반사항인줄도 모르는가 보다.

이런 분노유발자들이 도로에서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인생의 길, 목회의 길에서도 수많은 분노유발자들을 목격하고 경험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래도 이런 종류의 사적 분노유발자는 그때만 지나가면 잊혀져 버린다.

신약성경에 보면 예수님의 분노유발자들이 등장한다. 베드로가 예수님께 반론하다가 혼이 난 사건이 있다. (막 8:33) 이 사건의 발단은 사실 아무 것도 아니었다. 일상적으로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가르침을 주기 위해 이러저런 담론을 주고받으며 시작된 평소와 같은 일이었다. 예수님께서는 자신의 신분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세간에 말들이 많으니, 제자들더러 그러면 너희들은 나를 뭐라 생각하느냐는 것에서 시작된 대화였다. 그러다가 예기치 않게 예수님께서 베드로를 꾸짖는 장면이 나온다. 예수님의 분노를 유발시킨 것이다. 그러자 예수님은 여러 제자들 앞에서 화를 내시며 “사탄아 물러가라”고 세게 꾸짖으셨다. 그러면서 예수님께서는 자신의 신분과 삶의 동선 그리고 운명에 대해 함부로 말하지 말 것을 주문하면서 하나님의 일을 분별할 것을 가르치셨다. 이것을 우리는 흔히 신학적으로 “메시아의 비밀”이라고 부른다. 이런 베드로의 처신을 우리는 사적 분노유발자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한 예수님의 공적 분노를 유발시킨 사건이 성전에서 발생한다. (막 11:15-17) 얼마나 예수님께서 화가 나셨는지 액션을 취하신 것이다. 성전은 기도하는 곳인데 환전하고 비둘기를 매매하여 이득을 취하는 강도의 소굴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분노가 극에 달하여 장사치들의 의자를 둘러엎어 버리시고, 환전상들까지 내쫓으셨다. 이건 단지 말로 지적해서 될 일이 아니라고 보신 것이다. 인간이야 본래가 물욕에 젖은 속물덩어리이고, 노점상이라도 해서 먹고 살아야 하는 가난한 상인들도 있을법한데 가차 없이 그 장사판을 엎은 것이다. 가난한 이들을 생각해서 봐줄 법도 한데 조금도 주저함이나 타협 없이 의자를 냅다 내던지셨다 하니 교회의 거룩한 본질에 대해서만큼은 이런 불경한 행위를 결코 용서하고 싶은 마음이 없으셨던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서 우리는 예수님께서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는 장애가 있어서 욱하여 냅다 의자를 던졌다고 절대로 말할 수 없다.

이때의 예수님 분노의 특징은 공적 공간에서의 분노유발자들로부터 기인한다. 교회의 본질은 선교이고, 교회는 기도하는 곳이다. 그런 기본적인 이해가 모든 사람에게 당연한 줄 알았더니 그걸 달리 해석하고 훼손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안 순간 예수님의 분노가 폭발한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매표소 앞에서 줄서 있는데, 혹은 버스를 타기 위해 정류장에서 긴 줄로 서있는데, 그 틈을 새치기 한다면 모든 사람들이 그것을 용납할 수가 없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교회에 대한 이해를 파괴하는 사람들로 인해서 예수님의 마음에 분노가 포도송이처럼 영글게 된 것이다. 예수님의 생각에 교회는 모름지기 기도하는 곳이다. 다들 그렇게 알아야 하고 그곳을 기도의 장소로서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기도하는 곳이 아니라, 자신의 이익과 명예를 탐하는 공간으로 인식하고 그런 짓들을 벌인 것이다. 그렇게 본다면 예수님의 분노유발자는 교회에서건 어디서건 사실 기도가 부족한 우리들 자신이리라.

최근 기도운동에 불을 지피는 감리교회가 있다. 바라기는 남녘에서 출발한 기도운동이 모든 교회에 들불처럼 퍼져나가 우리 예수님의 분노가 유발되지 않기를 소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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