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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참고열람실과 오르간정진식 목사(음악박사, 감리교교향악단 대표)

나는 지금 미국오르간협회(American Guild of Organists; https://www.agohq.org/) 컨퍼런스에 참석하고 있다. 내가 신학생이었을 때, 이 컨퍼런스에 참석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내가 공부하던 감신(82년 입학)에는 교회음악과가 없었다. 그때도 아쉬웠지만, 지금도 목회현장에서 종종 아쉽다고 생각한다. 오래 전에 교회음악과를 개설한 총신과 장신 출신들이 미국감리교회에서 성가대 지휘하는 것을 종종 보게 된다.

감신대 도서관의 참고 열람실은 내가 즐겨 찾는 장소 중 하나였다. 신학사전과 주석을 비롯하여, 일간신문, 월간조선, 월간동아, Time, Newsweek를 비롯하여, 당시 ‘음악동아’와 ‘객석’까지 마음대로 읽을 수 있었다.

교회음악과가 없었는데도, 교회음악협회에서 발간하는 계간지와 내가 참석하고 하고 있는 미국오르간협회에서 발간하는 잡지(Magazine)까지 비치해 놓았었다.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음악학의 연구결과를 집대성한 음악백과사전(New Grove Dictionary of Music & Musicians; 지금은 Oxford Music Online으로 유료 서비스하는 가장 권위있는 음악사전)을 보며, 20권이나 되는 방대한 분량에도 놀랐지만, 주제마다 인용된 참고문헌과 내용에 감탄을 금치 못했던 기억이 난다. 교회음악과 없는 학교였지만, 이런 혜택을 누린 것을 떠올리면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된다.

나의 꿈 중의 하나는 찰스 웨슬리가 남긴 찬송시(Hymn Text)에 곡을 붙인 찬송선율(Hymn Tune) 중에서 널리 사랑받는 찬송가를 오르간 연주곡으로 편곡하도록 작곡가에게 위촉하는 일이다. 기금(fund)도 모으고, 좋은 작곡가를 만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있다.

이번 컨퍼런스에서 하나님은 내 기도를 들어주셨다. 젊은 오르가니스트들을 위해 마련한 무대가 있었다. 이제 대학을 갓 졸업하고 대학원으로 진학하게 된 학생의 오르간 독주회 (Organ Recital)이었다.

본인이 작곡한 Toccata를 마지막 곡으로 연주했다. 도입부분은 J. S. Bach의 토카타와 분위기가 비슷했다. 그런데 도입부분이 지나자 찰스 웨슬리의 ‘오랫동안 기다리던 주님 강림 하셔서’ 찬송선율이 들려오는게 아닌가. 고난도의 변주곡(Variations)으로 이어졌고, 화려한 마무리(finale)로 연주를 마치자 기립박수가 터졌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 나는 그저 기도하고 있었는데, 하나님은 저 젊은 음악도를 통해 나의 기도에 응답하고 계셨다. 이 젊은 오르가니스트가 대강절 주간에 전주곡이나 봉헌송 혹은 후주곡으로 교회에서 연주했을 것으로 짐작하며 이미 영광을 받으신 하나님을 나는 찬양했다.
찬사와 격려를 보내고, 연락처도 주고받았다. 미국 서부에서만 공부해오던 그가 동부에서, 더구나 크리스천 스쿨인 예일(Yale) 대학교에서 공부하는 앞길을 하나님이 축복해 주시길 기도했고, 주옥같은 작품을 계속 써줄 것을 당부했다.

오르간은 너무 고고한 자세와 현실감각에 민첩하지 못한 대처로, 점점 교회에서 외면되고 있다. 그러나 희망은 있다. LA 다저스 야구장 오르가니스트(나의 글 ‘LA다저스 야구장과 오르간’ 참조 www.kmctimes.com에서 검색)의 현대적 감각에서 나는 가능성을 보았다. 유튜브 오케스트라가 탄생시킨 스타 오르가니스트(YouTube 검색 ‘Cameron Carpenter Organist’)가 마치 박물관에 전시된 것 같은 오르간을 쇼핑몰 같은 장소로 갖고 나와 보여주는 것 같은 세속적 접근방법에서 나는 오르간의 새로운 모습을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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