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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도교회, 부당거래 소명 않고 탈퇴로 돌변
  • 김혜은·가한나 기자
  • 작성 2019.07.1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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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연회로 교단탈퇴·퇴회원서 보내와
소송중단 및 남은 재산 354억원 반환 요구
재단, 긴급이사회 소집 형사고발 추진키로
총회심사위, 관련사건 2건 기소 처리할 듯
“사실상 시인, 예상외 해결 빠를 수도” 전망

 

상도교회가 본부로 보내온 탈퇴서와 재산반환요청서.

교회 매각 과정에서 96억 원의 부당거래 혐의를 받고 있는 상도교회와 구준성 목사가 소명을 거부하고 기독교대한감리회를 탈퇴하겠다고 밝혀 사태가 또 다른 양상으로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감리교회 주변에서는 상도교회 측의 이같은 태도가 의혹을 사실상 인정한 것과 같다면서 사태 수습은 오히려 빨라질 수도 있다는 조심스러운 전망도 내놓고 있다. 

‘소명’대신 ‘탈퇴’ 선택

상도교회 구준성 목사는 지난 3일 감리회 본부 및 서울남연회로 전달된 문서에서 “6월 30일 당회의 결의로 기독교대한감리회를 탈퇴”하기로 했으며 구 목사 자신도 “기독교대한감리회를 퇴회하겠다”고 통보했다.

상도교회가 보낸 문서는 모두 4가지로 △6월 30일 당회 결의로 기독교대한감리회를 탈퇴한다는 7월 1일자 탈퇴서 △교회 결의에 따라 담임자인 구준성 목사도 기독교대한감리회를 퇴회한다는 7월 1일자 퇴회원서 △교회 탈퇴 결의에 따라 신탁재산을 돌려달라는 7월 2일자 재산반환 요청서 △현재 진행 중인 소송의 심사를 중단하고 고소·고발을 각하해 달라는 요청서 등이다.

이 문건들은 기독교대한감리회 탈퇴를 주장하면서 새로운 단체명으로 ‘기독교상도교회’를 사용해 작성됐으며, 교단 탈퇴서는 서울남연회 최현규 감독과 전명구 감독회장 앞으로, 퇴회원서는 서울남연회 감독 앞으로, 재산반환 요청서는 기독교대한감리회 유지재단 이사장 전명구 감독회장 앞으로, 심사중단 요청서는 총회 심사위원회 앞으로 각각 보내졌다.

구준성 목사가 유지재단에 반환을 요구한 내역은 이번에 논란이 된 구 교회 부지 및 건물 매각 대금중 남은 액수인 354억여 원과 강원도 횡성군 소재 토지 및 지상건물이다. 현재 매각대금은 유지재단 계좌에 예치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구 목사는 또 총회 심사위원회로 보낸 문건에서 “본인은 서울남연회에서 퇴회하였기에 기독교대한감리회의 교리와 장정에 따른 교회 재판 대상자가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심사 중단 및 고소 고발에 대한 각하를 요구했다.

상도교회와 구준성 목사는 이와 별도로 배포한 ‘입장문’에서 ‘계약금 25억 원 몰취’를 감리회 탈퇴의 구실로 내세웠다. 구 교회 건물 및 부지를 매각한 뒤 노량진의 12층 빌딩을 새로 구입하기 위해 계약금 25억 원을 치렀지만 유지재단이 잔금일인 6월 24일까지 돈을 내주지 않아 계약금을 몰취 당했다는 것이다. 상도교회 측은 “유지재단의 잘못된 결정”으로 손실이 발생했다면서 “따라서 더 이상 교회의 귀중한 재산을 유지재단에 맡길 수 없다는 판단을 하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상도교회는 또 “구준성 목사가 어떠한 불법도 저지른 바 없다”면서 “추후 사법절차(민사 형사)에서 명백하게 가려지게 될 것이므로 섣부른 추측성 판단은 자제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논란이 되는 96억 원의 부당 거래 의혹에 대해서는 아무런 해명을 하지 않았다.

 

유지재단, 긴급 이사회 소집

구 목사 측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본부에서는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탈퇴나 퇴회 주장으로 부당거래 의혹으로 인한 횡령 및 배임 혐의를 벗어날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유지재단은 이와 관련해 “의혹이 생긴 부분을 소명하라는 요청을 수차례 했고, 구준성 목사도 처음에는 그렇게 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면서 “이제 와서 아무런 소명 없이 탈퇴와 퇴회 카드를 꺼낸 것은 결국 부당거래 의혹을 스스로 시인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재단 사무국은 이같은 서류를 접수받고 대책마련에 들어갔으며, 오는 18일 긴급 이사회를 소집해 형사 고발 등 강력한 대응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구준성 목사의 퇴회 여부를 결정해야 할 서울남연회(최현규 감독)는 돌발적인 사태 전개에 난감하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구 목사가 보내온 퇴회원서 및 상도교회의 탈퇴서가 연회가 정한 절차가 맞지 않아 일단 해당 지방회로 돌려보내기로 했다. 당회 절차 및 감리사 확인이 필요하며 절차대로 서류가 도착하면 처리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교회 매각후 매입 계약을 체결한 노랭진 빌딩.

‘상도교회 정상화’ 오히려 빨라질 수도

상도교회가 교단 탈퇴를 선언하고 나옴에 따라 이번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에 대한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재단과 연회에서는 상도교회와 구준성 목사의 돌변한 태도가 “확인하기 힘들었던 의혹을 스스로 시인할 꼴”이라고 지적하면서, 사태를 가급적 신속하게 수습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아가고 있다.

부당 거래내역을 확인하는데 한계가 있고 뚜렷한 물증이 없는 상황에서 교회 재판을 진행하는 것도 쉽지 않았는데, 구준성 목사와 상도교회 측이 교단 탈퇴라는 초강수를 들고 나옴에 따라 오히려 교회법적인 처리가 쉬워졌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상도교회의 교단 탈퇴선언 이후 상도교회와 구 목사에 대해 우호적인 여론 자체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현재 구준성 목사에 대한 고발·고소 사건을 다루고 있는 총회 심사위원회도 당초 신중한 입장에서 벗어나 총회 재판에 회부하는 쪽으로 분위기가 잡히고 있다.

신기식·성모 목사에 의한 고발 사건 심사와 함께 유지재단의 고소장을 접수받은 총회 심사위원회는 구 목사와 상도교회의 태도로 볼 때 더 이상의 심사는 의미가 없다는 지적에 따라 두 개의 사건을 병합해 총회 재판에 회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본부 자문 변호사도 구준성 목사의 요청과 상관없이 재판을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9일 현재) 

신기식 목사와 성모 목사, 이상윤 목사 등은 지난달 5일 상도교회 매각 과정에서 96억  원의 차액이 발생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구준성 목사를 총회 재판위원회에 고발한 바 있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지난 2016년 10월 31일 유지재단이사회(당시 대표 전용재)와 주식회사 태건(대표 김명옥)이 상도교회 토지 7224.20m²(2185평)를 452억 원에 매각하는 계약서를 작성했는데, 지난 3월 태건이 동작구청에 신고한 매매대금은 548억 원으로 96억 원 규모의 차이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 사건은 지난 1일 고발인 조사가 이뤄졌으며 12일 피고발인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었다. 

총회 유지재단도 지난달 26일, 구준성 목사로부터 소명이 없어 총회 심사위원회 앞으로 고소장을 접수하고 병합심사를 요청한 상태다.

또 하나의 변수는 구준성 목사에 대한 사법처리 가능성이다. 현재 구준성 목사의 부당거래 의혹에 대해 국제범죄수사대에서 내사중인 것으로 알려져 유지재단의 고소가 있을 경우 출국금지 등의 신속한 처리도 예상된다. 국제범죄수사대가 사건을 맡는 이유는 구준성 목사가 미국 시민권자이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일각에서는 구준성 목사 측과 유지재단 사이에 재산권 분쟁의 우려를 제기하고 있으나, 그동안의 유사한 분쟁 사례와 달리 이번 사건은 배임·횡령 등 형사 범죄로 우선 다뤄지게 되고, 구 목사의 퇴회가 확정되면 더 이상 상도교회의 대표권을 주장할 수 없으며 현재 상도교회가 권리를 주장할 공간이 없다는 점에서 감리교단에 유리한 것으로 보인다.

상도교회는 그동안 구 목사에 반대하는 이들이 별도의 집회를 이어오고 있으며, 이번 사태의 과정에서 부당 거래 의혹을 알게 된 구 목사 측 일부 교인들이 동요하고 있어 서울남연회와 동작지방회(장명수 감리사)가 본부 및 유지재단과 긴밀하게 협력해 신속하게 대처할 경우 예상 외로 빠르게 교회 정상화가 이뤄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김혜은·가한나 기자  kmctimes@km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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