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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양심에 솔직해야1037호

우려했던 일이 일어났다. 총회 재판에서 두 명의 목사가 출교됐다.

일각에서는 이번 재판이 정치 재판이란 비판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감독회장이 자신에 대한 반대파를 제거하는 수단으로 재판을 이용했다는 것인데, 이들에게 적용된 범과나 그에 따른 현행법상 처벌 규정을 보면 유죄 및 출교 외에는 달리 길이 없는 것이 사실이나 반대파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그런 비난을 하게 될 것이다.         

반대파들은 사회법 소송에 이용한다는 주장도 하지만, 상식적으로 볼 때 이런 상황이 현재 진행 중인 재판에 유리할 리가 없다. 실제로 이번 재판 과정을 신속하게 법원에 제출하고 유리한 판결을 재촉하는 것은 감리회나 감독회장이 아니라 출교를 당한 이들이다. 

다시 한번 지적하지만 이번 판결이 곤혹스러운 이유는 적용된 법이 지난번 입법의회에서 개정되면서 이른바 ‘악법惡法’ 논란을 일으켰다는 부분이다. 악법 논란이 미처 개정 논의로 이어지기도 전에 적용된 첫 사례가 나온 셈이다. 게다가 대상자가 전직 감독이며 선고 내용이 출교라는 점은 상당한 충격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재판위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 법의 적용에 있어 다른 길이 없는 것도 분명한 현실이다. 여론은 악법을 시비是非하고 지키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할 수 있지만, 총회의 책임 있는 기구나 조직은 그래서는 곤란하다. 특히 재판위원회라면 정해진 법과 절차에 따르는 것이 당연한 자세다. 교단 내의 각 기구 및 조직이 양심을 내세워 제각각의 판단과 결정을 내린다면 교회법은 유명무실해지고 혼란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당초 이런 결과까지 나오지 않도록 해 달라고 대타협의 길을 호소한 것인데, 별다른 진전이 없어 무척 아쉽다. 고발인과 피고발인의 입장이 끝까지 맞서면 이번 재판은 이런 결과 밖에 만들어 낼 수 없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서로가 감정을 앞세우기보다 이성적으로 차분해질 필요가 있다고 본다. 아직 남아있는 상소나 재심 등의 절차에서 ‘일도양단一刀兩斷’의 결단이 아니라 ‘구동존이求同存異’의 지혜가 서로에게 나타나길 또 다시 기대해 본다. 

법이 문제라면 정당한 개정 절차를 통해 해결하고, 사람이 문제라면 서로가 솔직하고 책임 있는 자세로 시시비비를 가려내야 한다.

굳이 따지자면, 우선은 법에 문제가 있고 당연히 처벌도 과하다는 생각이다. 차제에 이 법의 개정을 위해 감리교회가 좀 더 유연한 자세로 의견을 모아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법은 그대로 둔 채 정치적 입장에 따라 중구난방衆口難防, 각각의 목소리만 높이는 것은 별로 보기 좋은 모습이 아니다.

둘째로는 정치 재판을 탓하기 이전에 재판을 받은 이들의 행동은 과연 잘못이 아닌가 하는 점도 냉정하게 짚어봐야 한다.   

일부에서는 내부고발이니 공익을 위한 문제제기니 하며 옹호하는 주장도 있지만 솔직히 그런 측면보다는 정쟁의 측면이 강하고 그런 소송으로 인해 교회가 혼란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교회법이 정한 공소시효를 피해서 세상 법정에 재판을 걸은 행위나 이미 진행 중인 남의 재판을 복제해 또 다른 소송을 걸고 사술의 시비를 받은 행위는 분명 지적돼야 한다. 

기왕 지적한 김에 내부고발의 법적·윤리적 정당성에 대해 정리한 글 하나를 소개하려 한다.  

첫째 정상적인 조직 안에서 해결 수단을 동원한 후, 최후의 선택이 돼야 한다. 둘째 합법적 범위 내에서 내용을 제보하거나 행동해야 한다. 본인 스스로 위법행위를 할 경우 공익적 차원에서 내부고발을 했다고 할지라도 행위의 정당성을 인정받거나 자신을 보호할 수가 없게 된다. 셋째, 사후고발이 아니라 사전예방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내부고발이 특정인이나 조직을 매도하거나 제거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공익적인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라면 문제가 터지기 전에 사전에 인지해 조직내부 통제 시스템을 통해서 해결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넷째, 사적인 이익이 아니라 공익적인 목적에서 객관적 사실만을 제보해야 한다. 많은 내부 고발자들이 개인적인 이익이나 감정에 얽매여서 객관적 사실 보다는 주관적인 정황이나 감정을 토로하는 경우가 많다. 마지막으로 당사자가 문제된 해당 행위에 연루되지 않아야 한다.

여기저기 비집고 나오는 폭로와 주장들이 과연 법적으로 윤리적으로 정당성을 인정받는 내부 고발이나 공익적 제보인지에 대해서는 이런 기준을 대입해 보면 쉽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 이전에 그런 주장들이 과연 사실인가에 대한 신중한 접근과 객관적인 판단도 꼭 필요하다. 시비를 가리고 책임을 말하는 것은 그 다음이다. 시비를 거는 쪽이나 당한 쪽 모두가 우선 스스로의 양심에 솔직해지고, 신앙인, 특히 교회 지도자로서 책임 있는 처신을 보여줬으면 한다. 

논어論語에 보면 군자상달君子上達, 소인하달小人下達이란 말이 있다. 사소한 이익에 취해 거룩함이 아니라 거꾸로 점점 더 천박한 일에 달인이 되어가는 부끄러운 모습들을 너무나 많이 보게 돼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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