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사설
소통의 리더십을 기대하며1041호 사설

촛불 민심을 기반으로 출범한 현 정부는 역대 어느 정부보다 국민과의 소통疏通을 강조하고 내세웠다.

대표적인 사례가 국민청원 게시판이다.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아 청와대가 야심차게 준비한 대국민 소통 프로젝트인데 처음에는 국민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점차 열기가 식고 포퓰리즘 논란에다 무분별한 청원, 여론재판 부작용까지 지적된다.

국민들과 눈높이를 맞추고 소통한다는 당초 취지보다는 정권의 입맛에 맞는 내용만 취사선택하고 활용한다는 비난도 받는다. 진짜 소통이 이뤄지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최근 벌어지는 한·일간 갈등이나 북한의 막무가내식 태도, 정권 핵심을 차지한 이들의 윤리적 치부가 연이어 드러나는 소동에도 입을 닫은 청와대는 국민과의 소통을 무색하게 만든다.  

당나라 태종은 고구려를 침략한 일로 우리에게는 악인의 이미지가 강하다. 그러나 중국 역사에서는 ‘정관의 치’貞觀之治라 불릴 정도의 명군이다. 당 태종은 신하들과 격의 없이 토론하고 소통한 지도자로 알려져 있다. 그런 면모는 ‘정관정요’貞觀政要라는 정치 토론집에 잘 드러나 있고 후대 학자들은 이를 ‘열린 소통의 리더십’이라 평가한다.

당 태종은 독선과 아집을 버리고 주변의 충고를 겸허히 수용하는 지도자였다. 오늘 위기의 한국사회에서 필요한 지도자가 이런 모습이 아닐까 한다. 말뿐인 소통이 아니라 당 태종처럼 간언하는 이를 가까이 두고 잘못된 일의 책임은 우선 자기에게 돌리는 ‘열린 소통의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나라를 다스리는 정치인만큼이야 아니겠지만, 교회 지도자에게도 이런 소통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감리교회는 십 수 년 동안 선거로 인한 갈등, 리더십의 부재로 인한 혼란을 경험하고 있다. 또다시 감독회장의 직무가 정지되고 직무대행을 선출하게 된 상황은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 감리교회가 안고 있는 고질적 병폐를 여실히 드러낸 것이며 모두가 뼈를 깎는 심정으로 자기반성을 해야 할 일이다.

이런 혼란 속에서 지난 20일 열린 총실위는 윤보환 목사를 감독회장직무대행으로 선출했다. 자천타천 후보가 8명이나 난립한 상황, 학연이 얽히고 정치적 대결구도가 재현된 상황에서 총실위가 윤보환 목사를 선택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본다. 이번 직무대행 선출과정에 대해서는 서로가 할 말이 많겠지만 우선은 감리교회가 선거로 인한 후유증과 정쟁政爭에 지쳐있고 이제는 변화라는 이름으로 또 다른 갈등과 대립을 만들기보다는 수습과 안정을 통해 감리교회 정상화를 이뤄야 한다는 절박함이 작용했다고 봐야 한다. 

총실위의 선택이 만신창이가 된 감리교회를 추슬러 다시 선교의 동력을 회복하는 지혜로운 결실로 이어지게 하려면 이제부터는 윤보환 직무대행의 책임이 크다.    

각설하고, 지금은 과도한 욕심을 부릴 때가 아니다. 찢기고 상처 난 감리교회를 수습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다행히 윤보환 직무대행은 선출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겸손한 자세로 ‘직무대행’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답했다. 십분 공감하고 적극 지지한다. 더도 덜도 필요 없다. 그 마음 그대로 감리교회를 수습하고 안정시키는 역할을 해주길 진심으로 바랄 뿐이다. 

간언諫言하는 이들을 가까이 두었다는 당 태종의 열린 리더십은 또한 신뢰와 소통의 관계에서 기본에 충실했다는 평을 듣는다. 바라기는 직무대행이 법과 원칙에 따라 기본을 충실하게 하고, 측근 위주가 아니라 간언하는 이들과도 적극적인 소통의 자세를 보여 줬으면 한다. 그래서 ‘모두와 소통’하고 ‘다수가 공감’할 수 있는 그런 일들을 해 주길 기대한다.  

하나 더 고전을 인용해 직무대행에게 부탁의 말을 전하려 한다. 동양의 팡세라는 채근담菜根譚에는 지금 감리교회 상황과 잘 들어맞는 경구가 등장한다.

“권세 있고 높은 자리에 있어도 몸가짐과 행실은 엄격하고 분명해야하고, 마음과 기분은 온화하고 부드럽게 해야 한다. 조금이라도 방종하여 사리사욕을 일삼는 무리를 가까이 해서도 안 되고, 또한 지나치게 격분하여 악랄한 소인배들을 건드려서도 안 된다.”

기독교타임즈  webmaster@kmctimes.com

<저작권자 © 기독교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독교타임즈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포토뉴스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