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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맞는 옷을 만들자
[제33회 입법의회에 바란다]
차흥도 목사(농촌선교훈련원 원장)

또 입법의회가 열린다. 이번에도 많은 의안이 다뤄질 것이고, 좋은 결실을 맺기 바란다. 그런데 ‘그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요즘 한국 사회를 들었다가 놓은 ‘조국 사태’는 우리에게 여러 숙제를 던져 주었다. 무엇보다도 ‘기득권 주의’다. 기득권을 가진 계층은 출발선이 달랐으며, 무엇이든 마음만 먹으면 할 수가 있음이 드러났다. 여야를 막론하고, 진보·보수를 떠나서 말이다.

감리교회는 다를까? 지금 우리 감리교회는 생기를 잃고 있다. 감리교회는 기득권을 가진 자들끼리의 적당한 ‘주고받음’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그래서 어떻게 해서든지 그들 속에 들어가려고 애를 쓰고 있다. 기득권에 편입되지 않으면 아무런 영향력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득권화되지 않은, 감리교회의 변화와 혁신을 바라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입법 기능을 중요시하여 2년마다 입법의회를 하고 있다. 입법의회는 감리교회의 근본적인 문제들이 다뤄야 하고, 생산적인 대안들이 입법화되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래서 우리는 2년마다 장정을 송두리째 바꾸려 한다. 그렇다면 감리교회의 현안과 모순을 계속하여 연구, 조사하는 조직이 있어야 하고, 거기서 제안된 것들을 입법 과정에 반영해야 하는데 우리는 그러하지 못하다. 장정개장위원회가 있지만 연구, 조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기득권 세력의 입법의회 준비기관에 불과한 모습을 계속 보이고 있다. 

감리회 현안과 모순을 계속하여 연구, 조사를 하는 곳을 굳이 찾아본다면 ‘장단기위원회’가 있을 터인데, 여기서 연구, 조사된 것이 장개위에서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실제 장개위는 우리 감리교회에선 ‘옥상옥’이다. 지나친 권력이 주어져서 마음대로다. 지난번 입법의회에선 법을 만드는 장개위가 법을 어기면서까지 기득권 세력들의 목소리를 대변하여 개혁적인 입법안들을 무시했다. 이런 모습들을 볼 때 과연 장개위가 필요한 조직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무소불위의 장개위는 총회의 여러 기구 중의 하나일 뿐이다. 입법의회는 총회에 속해 있으며, 장개위는 그 입법의회의 한 개 분과에 불과하다. 즉 국회를 보면 법사위원회의 기능과 역할을 하면 된다. 그런데 우리 장개위는 모든 것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모르긴 몰라도 이번 입법의회에도 장개위의 권한을 축소해서 본래의 기능과 역할을 하자고 하는 입법안은 올라오지 못했을 것이다. 당연히 장개위가 막았을 것이다, 이제까지처럼.

장개위가 중심이 되는 지금과 같은 구조의 입법의회를 2년마다 따로 할 필요가 없다. 입법 기능은 총회의 역할이므로 필요한 입법사항이 있으면 매년 총회 시에 논의하여 결정하는 것이 지금의 구조보다는 더 합리적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감리교회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비전교회들을 언제까지 모른 체할 것인지를 묻고 싶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감리교회가 이들의 비전교회 목회자들의 생활비를 보장하지 못한다면 어찌 부끄럽지 않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우리보다 연조가 짧고, 규모도 작은 교단들도 보장해주고 있는데 말이다. 이것은 감리교회 지도력의 의지 문제고, 기득권 주의자들의 관심 부족일 뿐이다.

또한 우리는 오래전 김선도 감독회장 때부터 ‘정책은 본부, 사업은 연회’라는 구조로 일해왔다. 그런데 이것이 얼마나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아니면 감리교회의 현 시스템에 맞지 않는지에 대한 평가와 고민이 없다.

언제까지 우리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어야 하는지 입법의회가 답을 줘야 할 것이다. 이외에도 다뤄야 할 그리고 긴급한 문제들이 많으나 입법의회가 얼마나 생산적인지에 대해 의문이 드는 것은 나 혼자의 생각이길 바랄 뿐이다. 차흥도 목사(농촌선교훈련원 원장)

기독교타임즈  kmctimes@km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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