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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리회 은급제도, 어떡해야 하지?김교석 목사(덕교교회)

늑대가 나타났다!

80년대 후반에 목회를 시작하면서 감리회 목회자라는 것이 정말 마음 뿌듯했었다. 다른 어느 교파에도 없었던 ‘은급법’이 감리교회에만 있었기 때문이다. 감리회 목회자들은 은퇴 후에 은급금을 받게 될 것이고, 노후생활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자랑스럽게 말했었다. 다른 교파 목회자들은 감리회 목회자들을 정말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90년 말이 되었을 때, 국가적으로 ‘국민연금’ 가입을 장려했었다. 직장생활을 하는 이들은 당연히 국민연금에 가입하도록 했고, 직장생활을 하지 않는 자영업자 등에게도 ‘국민연금 지역가입자’로 국민연금에 가입하도록 홍보하고 있었다.

어느 날 국민연금 지사에서 전화가 왔다. “목회자도 국민연금 지역가입자가 될 수 있으니 국민연금에 가입하라”는 안내 전화였다. 그때 필자는 아주 당당하게 대답했다. “감리교회는 은급제도가 아주 잘 되어 있어서 굳이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필자를 담당한 직원은 수시로 전화해서 국민연금 가입을 권유하는 것이다. 추측하건대 국민연금을 조기 정착시키기 위하여 가입자를 되도록 많이 늘리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필자의 대답은 늘 같았다. “헛수고하지 마시고, 다른 곳에나 알아보세요. 감리교회 목회자는 노후생활 걱정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 직원은 거절당하면서도 계속 국민연금에 가입할 것을 권유했다. 얼마나 끈질긴지 더 이상 거절할 수 없어서 최소 보험료를 납부하는 조건으로 국민연금에 가입하게 되었다. 그때는 그게 참 부담스럽기만 했다. 어차피 감리회에서 책임져줄 것인데, 그냥 해지해 버릴까 하는 생각도 참 많이 했다. 필자에게 국민연금 가입을 권유했던 그 직원이 누구인지 모른다. 그런데 지금은 그 직원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 물론 최소 보험료로 국민연금에 가입했기에 많은 금액의 연금을 받지는 못한다. 그러나 만 62세가 되면 매달 꼬박꼬박 ‘노령연금 수혜자’가 되기 때문이다.

2000년이 열리면서 감리회 은급부에서는 ‘늑대가 나타났다’고 외치기 시작했다. 그 늑대의 이름은 ‘은급기금고갈’이었다. 그 이전에는 잘만 운영되는 것 같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기금고갈이라는 말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그래서 은급부담금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기에, 교역자들이 개인부담금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10년에 한 번씩만 생활비 1개월분을 내면 아무 문제 없이 은급제도가 유지될 것이라고 선전했고, 그렇게 하기로 입법했다.

 

① 교리와 장정(2001년판) ‘재단 정관 및 규정’ 6. 기독교대한감리회 교역자은급시행규정 제1장 총칙, 제3조 (기금조성) 1항 [교역자 은급기여금], “1. 교역자는 기독교대한감리회 연회원 입회 시와 모든 정회원은 2000년부터 매 10년마다 당해 연도 생활비 1개월분을 납부하여야 한다.”는 했고, 2항에 교회은급부담금은 결산의 1%로 하기로(기존) 했다. 그리고 바로 그다음 입법의회에서 이 법을 제대로 시행하지도 않고 불과 2년 만에 다시 개정한다.

② 교리와 장정(2003년판) 제6편 교역자 은급법, 제1장 총칙, 712단 제2조(정의), 4항, “은급수혜자부담금이라 함은 감리회에 소속한 교역자가 연회 허입 시와 2004년부터 3년마다 생활비(본봉) 1개월분을 납부하는 부담금을 말한다. (개정)” 5항, “은급부담금이라 함은 감리회에 소속한 모든 교회에서 전년도 경상수입 결산 액의 1.5%에 해당하는 금액을 교역자 은급재단에 납부하는 부담금을 말한다. (개정)” 

 

2003년 입법의회에서 부담금은 1%에서 1.5%로 상향되었고, 은급수혜자부담금이라는 미명으로 10년에 생활비 1개월분을 내도록 입법한 규정이 단 한 번도 시행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3년에 한 번 내는 것으로 개정했던 것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교역자는 그런가 보다 했고, ‘그렇게 하면 되려니’ 하면서 따르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이 법이 시행된 지 불과 4년 만에 괴물이 등장한다. 그것이 바로 ‘신은급법’이다.

신은급법에 대한 내용은 이미 충분히 살펴보았기에 재론하지 않을 것이다. 은급부는 계속 거짓말을 해왔다. 

1984년 은급법이 제정되고 시행되면서 15년 동안 별다른 이상 징후는 발견되지 않았다. 은급기금은 쌓여갔고, 기금이 쌓이니까 은급담당자가 주식투자를 해서 기금 일부의 손실을 보기도 했지만(90년대 중반), 조성된 기금으로 감리회관 일부와 하나로 빌딩 일부를 매입하여 은급기금을 늘려나가는 듯했다. 그러다가 갑자기 교역자부담금 문제가 불거져 나왔고, 10년에 1개월분 생활비만 내면 된다고 했는데, 불과 2년 만에 교회부담금을 50% 올리면 되고, 10년이 아니라 3년에 한 번씩 교역자부담금을 내면 된다고 했다. 그래도 감리회 교역자들은 그 말을 철석같이 믿었다. 그런데 또 4년이 지나자 아예 전혀 다른 은급법을 만들었고, 그것을 ‘신은급법’이라는 이름을 포장하여, 마치 은급법인 것처럼 현혹했다. 그러나 그것은 은급법이 아니라 연금법이고, 세대차별법이었다.

 

계속하여 ‘늙은 늑대’가 또 나타났다고 외치는 은급부
‘거짓말도 하면 는다’는 말이 있다. 은급부는 계속 교역자들을 대상으로 ‘늑대가 나타났다!’고 외쳐왔다. 그래서 정말 늑대가 나타난 줄 알고, 그 늑대를 쫓아버리려고 마음을 모으고 힘을 합해왔다. 

그런데 정작 그 늑대는 단 한 번도 나타나지 않았다. 교역자들은 이제 은급부를 신뢰하지 않는다. 은급제도 자체에 대한 회의감을 갖게 되었다. 감리회 은급제도가 시작될 당시 발상은 매우 신선하고 긍정적이었다. 감리교회에서 평생 목회하고 은퇴한 교역자들의 노후생활을 책임져준다는 것이다. 얼마나 갸륵하고 미쁜 일이었는가. 감리교회에서 목회하고 은퇴한 이들은 감리교회가 책임져준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명제이지만, 당시 그런 발상을 한 교파가 거의 없었다. 감리교회는 그런 면에서 앞서가고 있었다. 그래서 감리회 목회자의 가슴은 뿌듯하기만 했다. 감리교회가 정말 자랑스러웠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이처럼 좋은 은급제도에 마(魔)가 끼기 시작했다. 은급제도가 시행되고 처음 받았던 은급금은 목회 연한 1년에 1,700원이었다. 40년 목회할 경우 68,000원을 은급금을 드렸다. 80년대 중반이기에 이 정도면 어느 정도 생활에 보탬이 되리라 생각한 것이다. 그런데 차츰 은급기금이 쌓이기 시작했고, 1년에 1,700원은 작다는 여론이 돌았다. 그래서 1% 부담금은 그대로 두고, 은급금은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했다. 

1985년에 처음 시행한 은급금은 불과 15년 만에 1년에 25,000원으로 올라서 40년이면 1,000,000원을 받도록 했다. 15년 만에 단순 계산하면 14.7배 이상이 오른 것이다. 그러면서 갑자기 ‘늑대가 나타났다’는 말이 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15년 만에 15배 가까이 올렸다는 것은 정말 대책이 서지 않는 정책이다. 은급제도는 시작했지만, 실제로는 ‘무대책 정책’이었던 것이다. 

이제 와서 또 늙은 늑대 타령만 하면서 그 대책이란 것은 그저 은급부담금을 상향하고, 교역자은급부담금을 늘리는 것이라고 강변하고 있다. 정말 그런 것인가? 신은급법이라는 이름으로 도입되었던 감리연금제도 때문에 감리회 은급제도는 혼돈과 위기에 빠져버렸다. 그러나 위기가 기회라는 말이 있듯이 지금이야말로 은급제도가 원래 추구했던 ‘은급정신’으로 돌아가서 은급제도를 다시 세운다면, 은급제도는 다시 감리회 교역자들의 희망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난 10월 29~30일에 열린 제33회 총회 입법의회에 상정되었던 은급법 개정안은 거의 부결되고 말았다. 왜 그럴까? 또다시 임시방편으로 땜질하려는 시도였기 때문이다. 

문제가 복잡하면 할수록 초심으로 돌아가서 생각해야 한다. 감리회 은급제도의 초심은 무엇일까? 아주 단순했다. 감리교회에서 평생 목회하고 은퇴하신 원로교역자들의 노후생활을 감리교회가 책임져주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1984년 시행하면서 곧바로 1985년부터 은퇴교역자들에게 목회 연한에 따라 은급금을 지급했다. 이것이 ‘은급정신’이었다. 

사실 처음 은급금을 받았던 분들은 은급제도 자체를 위해서 금전적으로 기여한 바가 거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작과 동시에 목회 연한대로 은급금을 지급했다. 만약 은급이 아니라 연금이었다면, 당해 연도부터 연금보험료를 내고 적어도 10년, 20년 후에나 연금을 받을 것이다. 하지만 감리회 은급은 그렇지 않았다. 1984년 시작하여 1985년부터 은급금을 받았기 때문이다.

문제의 시발(始發)은 은급금을 너무 기하급수적으로 올렸다는 점과 함께 교역자개인부담금을 신설한 것이다. 교역자개인이 부담하면 더 이상 은급제도가 아니라 연금제도다. 10년에 한 번 내든, 3년에 한 번 내든 그것은 연금제도이다. 2001년 입법의회에서 은급제도에 연금제도를 덧붙이면서 은급정신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그 후 불과 6년 만에 3구간 차등법이 생겼다.

선배는 은급제도, 중간은 은급+연금제도, 후배들은 연금제도라는 언어도단(言語道斷)의 제도를 만들어낸 것이다. 그렇게 10년 이상의 세월을 낭비했다. 이제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은급정신을 생각해야 한다. 본래 은급으로 돌아가면 된다. 물론 감리회 은급만으로 은퇴교역자의 경제문제를 모두 책임진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다만 은급정신을 살리고, 나머지는 개인이 대책이 마련하도록 은급법을 개정하면 된다.

이렇게 하는 것이 비교적 합리적 방법일 것이다. 먼저, 은급부담금만으로 순수하게 은급금을 지급해야 한다. 이것이 은급정신이고 초심이다. 물론 노후생활에 충분한 대책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다(60~70만 원). 또한, 교역자은급부담금을 폐지하고, 개인적으로 국민연금에 가입하도록 의무화해야 한다. 그러면 일정 부분 국민연금에서 노후를 책임질 것이다(50~60만 원). 그리고 여유 있는 이들은 개인적으로 노후연금 등에 가입하여(자율) 노후대책을 세우면 된다. 어차피 감리회 은급과 국민연금만으로는 노후대책이 부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소한 1층과 2층은 지어야 하고, 되도록 3층까지 지을 수 있다면, 감리회 목회자들의 노후생활에 어려움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은급부담금으로 부족하다면, 감리교회의 재산을 활용하는 방안과 함께 기부(모금)운동을 통하여 은급금을 늘려나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기독교타임즈  kmctimes@km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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