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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는 삶을 파괴한다”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이재용 위한 연합기도회

최저 기온 5도의 날씨, 25M 상공 CCTV 철탑 꼭대기에서 깃발이 흔들렸다. 어둠이 내린 도심 한복판에서 반짝이는 휴대폰 불빛과 함께 찬양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원직 복직과 사과를 촉구하며 24년 간 부당해고 투쟁을 이어가다, 지난 6월 삼성 본사 앞 강남사거리 CCTV 철탑 위에서 151일째(11월 7일 기준) 호소하고 있는 김용희 씨였다.

지난 7일 철탑 위의 외로운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김용희 씨와 철탑 아래에서 그와 함께 투쟁하고 있는 이재용 씨를 위한 연합기도회가 강남역 8번출구 앞에서 열렸다. 저녁 7시 30분부터 시작된 연합기도회에는 소식을 듣고 찾아온 200여 명의 성도들이 모였다.

김용희 씨는 기도회 시작 전부터 깃발과 휴대전화 조명을 흔들며 기도하기 위해 모인 이들을 맞았다. 또 전화로 인사를 전한 김 씨는 “추운 날씨에 어려움에 처해 있는 보잘 것 없는 해고 노동자를 위해 귀한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드린다. 삼성에서 10억 원을 줄 테니 철탑을 떠나라고 했지만 거부했다. 세상은 돈만 가지고 사는 게 아니다. 1970년대 평화시장 노동자를 위해 자기 몸을 불태운 전태일 열사의 정신을, 노동자의 숭고한 정신을 차마 배신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삼성이 노동삼권을 보장할 때까지 힘을 보태주길 바란다. 헌법에 주어진 노동자의 권리를 삼성에서 행사할 수 있을 때까지 투쟁하겠다. 무노조 공화국을 깨부숴야 한다. 간절히 기도해 달라”고 했다.

설교는 박득훈 목사(성서한국 사회선교사)가 전했다. 박 목사의 설교는 강남역 일대에 절규처럼 퍼져나갔다. ‘노동자들의 피를 빨아, 삼성을 세운 자들아!’(미 3:9~10)의 제목으로 박득훈 목사는 김 씨의 복직을 촉구하며 성토했다.

“야곱 집의 지도자들아 이스라엘 집의 지도자들아. 곧 정의를 미워하고 올바른 것을 모두 그릇되게 하는 자들아. 나의 말을 들어라. 너희는 백성을 죽이고서, 그 위에 시온을 세우고, 죄악으로 터를 닦고서, 그 위에 예루살렘을 세웠다”(미 3:9~10).

박 목사는 “본문의 ‘정의’와 ‘올바른 것’은 사회적 약자의 존엄과 권리를 보호하는 것이다. 하지만 북이스라엘 지도자들은 정의를 지키지 않고 역겨워했다. 삼성의 범죄는 그런 것이다. 약자일 수밖에 없는 노동자 권리를 삼성은 역겨워하고 있으며 부러뜨리고 있다”고 했다.

또 “10월 언론 보도를 보면 삼성의 세계 브랜드 가치는 6위다. 11월 4일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 보유 현금은 104조 9892억 원, 현금화할 수 있는 자본금만 88조다. 매출 245조, 영업이익은 58조다. 여러분은 이 숫자가 감이 잡히는가. 어마어마한 부를 축적해 세계 6위 기업이 됐다고 자랑한다. 노동자 피를 빨아서, 노조를 탄압함으로써! 흡혈귀처럼 부를 축적하는 것을 무너뜨려야 한다”고 부르짖으며 말했다.

“삼성은 김용희에게 사과하고 보상해야 합니다. 김용희 씨가 당당히 내려와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노동조합 활동을 보장해야 합니다.”

말씀 후에는 성찬식도 이어졌다. 대한성공회 자캐오 사제가 집례했다. 예배 후에는 삼성전자 본관 앞까지 십자가와 피켓을 들고 행진했다.

기도회에 참석한 노혜민 학생(13)은 “노동자가 존중 받고 고통 받지 않고 일하는 사회가 되길 기도했다”고 말했다.

연세대신학대학원 이진혁 씨는 “하나님께서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울고 있는 이들을 위해 여전히 일하고 계신다는 것을 느꼈다. 또한 고난의 현장 속에 있는 이들을 통해 우리를 부르신다는 것 또한 알 수 있었다. 이번 기도회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모여 서로를 위해 기도하며 돕길 바란다”고 말했다.

기도회에 참석한 삼성 측 인사들도 있었다. 삼성전자 본사 앞에서 무전기를 귀에 끼고 뒷짐 혹은 팔짱을 낀 채 기도회 현장을 지켜보던 이들은 “시끄럽다”고 말했다.

 

25M 상공 CCTV철탑 위에서 깃발을 흔들고 있는 김용희 씨.
말씀을 전하고 있는 박득훈 목사
연합기도회에 함께한 감리교신학대학교 선교단체 '예수더하기' 깃발이 찬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삼성전자 본사.

 

말씀을 전하고 있는 박득훈 목사
김용희 씨를 위해 기도하고 있는 연합기도회 참석자.
철탑 위에서 깃발을 들고 서 있는 김용희 씨가 성찬 집례 진행 중인 연합기도회 현장을 바라보고 있다.

 

성찬집례자들 뒤로 보이는 높은 철탑 위에서 김용희 씨가 깃발을 들고 서 있다. 성찬에 직접 참여하지는 못 했지만, 마음만은 함께한 김용희 씨다.

김목화 기자  yesmok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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