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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이 큰 맘 먹고 내려보낸 사람허태수 목사, 성암교회
허태수 목사

일전에 연회 감독과 감독회장 선거 후보로 출마할 분들과 만난 적이 있다. 대화는 주로 ‘감리회 개혁의 필요성과 그 방법론’에 관한 이야기거나 ‘교단이 얼마나 썩었나’ 하는 것들이 주였다. 그러면서 본인들이 덧붙이길 선거전에 나서는 이들이 점점 하향조정되고 있다고 실토(?)를 하는 게 아닌가. 그 이야기를 들으며 ‘하나님이 큰맘 잡수시고 내려보낸 사람’을 생각하게 되었다.  

그는 평생 농사꾼으로 살겠다고 결심한 후 이현필 선생의 제자가 되기 위해 동광원을 찾아가 최흥종 목사, 오북환, 유영모 선생의 가르침을 받아가며 15년을 지냈다. 이제 가족과 혈연에 얽매이지 않고 농사짓는 자유인으로 살아가는 그를 두고 이현주 목사는 “하나님이 큰맘 잡수시고 내려보낸 사람”이라고 말했다.

하나님은 내 편이라는 사람은 많아도, ‘하나님이 큰 맘 잡수시고 이 땅에 내려보낸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대부분 교회나 세상에서 설레발치고 다니는 이들은 ‘내려보냄을 받은 이’가 아니라 스스로 하나님은 내 편이라며 ‘하나님을 맘대로 끌어들인’ 사람들이다.

한 2년은 임낙경 목사를 자주 뵙지 못했다. 내 시간도 어지러웠고 목사님도 여기저기 불려 다니며 ‘돌팔이’ 노릇을 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새해가 되어 이 분 저 분들에게 안부 편지를 쓰다가 임 목사님께 전화를 드렸다. 그리고 어제저녁 그가 우리집으로 오셨다. 시내 도서관에서 하는 ‘건강강의’를 하러 가는 길에 들르신 거다. 강연 시간이 촉박해 막국수 한 그릇 먹을 시간밖에 없었다. 그러는 동안에도 목사님의 담백한 입담은 여전하고 만만치 않았다.

그는 동서양의 역사 흐름에 대해서 특유의 ‘돌팔이’적 혜안을 쏟아놓았다. 허술한 듯 들리는 그 말들은 선인장 가시 같았다. 아무나 할 수 없는 통찰의 기술이고 화법이었다. 그야말로 ‘하나님이 큰 맘 잡수시고 내려보낸 인물’답다.  

그는 학력이랄 게 없다. 그야말로 ‘學歷’이 아니라 ‘學力’이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도 닦는 이들 무리에 있다가 독립 해서, 여태 독립적으로 살고 있으니 그에게 배움이랄 게 뭐 있을까. 그는 참으로 ‘머리로만 사는 시대’에 고군분투하며 살고 있다. 어제도 그는 ‘힘쓰는 놈이 대가리 쓰는 놈보다 많아야 밝은 세상이 된다’고 조용조용 설파했다. 군부대에 강연 가서 ‘이발할 줄 아는 놈 손들어라’, ‘목수 하다가 온 놈 손들어 봐라’하면 한 놈도 없단다. 그런데 ‘컴퓨터 하다가 온 놈 손들어봐라’, ‘술집 웨이터 하다고 온 놈 손들어 봐라’ 하면 아흔아홉 명이란다. 그러니 젊은 놈들이 할 일거리가 어디 있겠느냐는 것이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큰 상을 받자 인도에서 자기의 작품을 모방했다는 영화작가가 나타났다고 한다. 어떤 인도사람들은 자기들의 영화를 봉준호가 세계적으로 만들어줬다고 말하는 이도 있다고 하고, 한국과 인도가 뭔가 통하는 게 있다고 하는 이도 있다고 한다. 

인도와 우리나라와의 연관성을 갖는 걸 찾자면 타고올(1861~1941)을 꼽을 수 있다. 그를 우리나라와 연결 짓는 근거는 노벨상 수상작가로서 우리나라를 ‘동방예의지국’이라고 말해서만은 아니다. 그는 아시아가 영국이나 서구처럼 되는 것을 거부했다. 서구식 산업주의를 알면서도 산업화 이전 문명이 그보다 더 뛰어나다고 말했다. 아시아는 아시아로, 동양은 동양으로 존재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이런 ‘아시아인의 세계주의’ 주창 안에서 ‘조선은 동방의 타오르는 빛’이라고 했으므로 그가 우리나라와 연관이 있다면 있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타고올 또한 ‘하나님이 큰 맘 잡수시고 내려보낸 사람’에 일 수 있다. 중국의 ‘량치차오’와 오늘날 이슬람의 세계화를 이루도록 밑거름이 된 ‘알아프 가니’도 그런 부류의 큰 인물이다.

나는 임락경이나, 타고올 그리고 량치차오, 알아프 가니를 추켜세우려고 하는 게 아니다. 제발 올해 시월에 각 연회 감독이나 감독회장에 나서는 분들이 ‘이번이 기회다’라는 얕은 생각은 말고 ‘하나님이 나를 큰 맘은 고사하고 작은 마음이라도 먹으셔서 내보내는 인물일까?’ 한 후에 나서라는 것이다. 학교별로 순서 짜놓고 순서 되었으니 ‘내 차례’ 하면서 등장하거나, ‘이제 은퇴하기 전에 그 것 하나 남았지’ 하는 분들은 나오지 말라는 것이다. ‘하나님이 큰 맘 먹고 나를 내려보내는 거야’하는 생각이 가당치는 않더라도 한 번 여쭤보고 나서 달라는 것이다.

감리회는 어느 때에나 ‘하나님이 큰 맘 먹고 내려보낸 인물’이 나타날 것인가!

기독교타임즈  kmctimes@km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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