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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한반도 평화 위한 기도 절실”
北, 16일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청사 폭파
청와대 “계속 악회시 강력 대응” “모든 책임은 北에 있어”

북한이 지난 16일 오후 2시 49분에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면서 한반도 정세가 급속히 경색되고 있다. 주요 외신들은 관련 보도를 일제히 긴급 타전했고, 세계 각국은 한반도 위기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세계교회도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도에 나선 상황이다.

 

지난 16일 오후 2시 49분에 폭파되기 전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모습. 연합뉴스 제공.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이날 벌어진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폭파는 북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지난 13일 밤 담화를 통해 우리 정부를 비난하며 “북남 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지 사흘만이다.

청와대는 약 5시간 후 “우리 정부는 오늘 북측이 2018년 ‘판문점선언’에 의해 개설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건물을 일방적으로 폭파한 것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이날 오후 5시 5분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회의를 긴급 소집했다. 회의 후 김유근 국가안전보장회의 사무처장은 청와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오늘 북측이 2018년 판문점 선언에 의해 개설한 남북공동 연락사무소 건물을 일방적으로 폭파한 것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명한다”라며 “북측의 남북공동 연락사무소 파괴는 남북 관계의 발전과 한반도 평화 정착을 바라는 모든 이들의 기대를 저버린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사무처장은 남북공동사무소 파괴에 대한 책임이 모두 북쪽에 있다는 경고와 함께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정부는 이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사태의 책임이 전적으로 북측에 있음을 분명히 한다”라며 “북측이 상황을 계속 악화시키는 조처를 할 경우, 우리는 그에 강력히 대응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라고 말했다.

통일부는 16일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것과 관련, “남북 관계에서 전례를 찾을 수 없는 비상식적이고 있어서는 안 될 행위로 이에 깊은 유감을 표하고 강력히 항의한다”고 밝혔다.

 

대화의 창, 아직 열려 있을까

문재인 대통령은 하루 전날이었던 6·15 남북공동선언을 맞아 한반도 정세 전환을 위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노력을 평가하고, 북한에 “대화의 창을 닫지 말라”고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직접 4·27 판문점 선언과 9·19 군사합의 준수를 거듭 약속하며, 일부 탈북자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 행위를 중단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아닌 김여정 제1부부장이 나서 대남 비판에 나섰고, 결국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긴급 소집된 국가안전보장회의에 임석하지 않고 사전, 사후 보고를 받음으로써, 남북 정상이 직접 맞대응하는 양상을 피했다. 청와대는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아닌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나서 대남 비판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문 대통령이 직접 회의를 주재해 대북 엄중 경고와 대응을 선언하는 모양새를 피했다고 말했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4차례나 만난 남북 정상이 전면에 나서지 않음으로써 정상들이 취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 둔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부와 국방부 “만전을 기하고 있다”

통일부 서호 차관은 이날 오후 7시 30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긴급 브리핑에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파괴는 2018년 판문점 선언의 위반이며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구성·운영에 관한 합의서의 일방적 파기”라며 이같이 말했다. 서 차관은 남측 연락사무소장직을 겸하고 있다.

서 차관은 “그동안 북측의 거친 언사와 일방적 통신 차단에 이은 연락사무소 파괴는 우리 국민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경악시켰다”며 “특히 6·15 공동선언 20주년 다음 날 벌어진 이러한 행위는 한반도 평화를 바라는 모든 사람의 염원을 저버리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북측은 이번 행동에 대해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국방부는 16일 북한을 향해 “북한이 군사적 도발행위를 감행한다면 우리 군은 이에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날 오후 대변인 명의의 성명에서 이같이 말하며 “우리 군은 현 안보상황 관련, 북한군의 동향을 24시간 면밀히 감시하면서 확고한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안정적 상황관리로 군사적 위기가 고조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했다.

 

전 세계, 한국 위해 기도해야 할 때

한국기독교협의회 화해·통일위원회 위원장 허원배 목사는 16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민족화해주간으로 전 세계 교회가 한국의 평화를 위해 기도하고 있는 중이지만 오늘 폭파 소식에 더욱 기도가 절실함을 통감한다"며 "한반도의 평화와 소통을 위해 더욱 더 회개하고 간절한 기도가 필요하다. 전 세계 교회에 한반도를 위한 기도를 다시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8일 한국기독교협의회(회장 윤보환 감독회장 직무대행) 화해·통일위원회(위원장 허원배 목사)는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담화문에 앞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폐쇄를 우려하며’의 제목으로 논평을 냈다.

교회협은 "탈북자 단체의 대북전단살포로 남북 관계가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대북전단살포는 판문점 선언과 평양선언, 군사합의서 등 그동안 남북 정상과 당국자들이 합의해온 공동의 노력을 무(無)로 돌리며 불필요한 마찰을 일으키는 반 평화적이며, 시대착오적인 행위로 근절되어야 한다”고 지적하며 “70년 이상의 대립과 반목의 상황을 끝내고 민족의 화해와 평화, 번영의 길을 가기위해 남북 정부의 성의있는 노력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 정부는 더 이상 미국에 의존하지 말고 자주적으로 앞선 합의들을 이행하여 남북관계를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다. 북한 정부는 단절이 아닌 소통으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의지를 굳건히 하길 바란다”며 논평을 낸 바 있다.

교회협 신학위원회는 지난 12일 서울 종로 기독교회관에서 세미나를 열고 민족 화해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교회의 과제를 제시하기도 했다. 분단과 대결의 역사에 대해 반성하고 화해와 평화를 향한 교회의 선교적 책임을 한국교회와 함께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교회협은 △전쟁과 분단의 책임을 깊이 인식하는 교회 △전쟁과 분단의 상처를 깊이 통감하고 함께 보듬는 교회 △전쟁과 분단으로 인한 상처의 치유와 회복, 화해와 용서를 위해 일하는 교회 △분단과 냉전질서를 넘어 평화의 질서를 향한 선교적 헌신을 결단하는 교회 등 오늘날 교회에게 주어진 4가지 과제의 당위성을 확인했다.

이외에도 교회협 화해·통일위원회는 지난 11일 ‘2020 민족화해주간’ 참여를 요청했다. 교회협은 민족화해주간 자료집을 공개하며 “수요예배, 주일예배, 성서공부 시간 등 민족화해주간 동안 사용바란다”며 설교와 기도문, 연대사,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수색대원과 파견으로 참전했던 미군의 증언 등을 영문과 함께 담아 무료로 배포했다.

특히 미국그리스도교교회협의회 짐 윙클러 회장은 한반도 전쟁종식과 평화를 위해 기도를 요청했다. 짐 회장은 “한반도에 큰 고통을 준 70년, 이 긴 전쟁을 끝낼 수 있도록 주님의 도움을 간구한다. 끝없는 전쟁을 겪으며 살아가는 것, 주님의 뜻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라며 “우리는 평화를 위해 기도, 설교, 캠페인 등을 해왔다. 이 끔찍한 전쟁은 반드시 끝나야 한다”고 호소했다.

교회협은 지난 2000년 6·15 공동선언 후 매년 6월 15일부터 25일까지 민족화해주간으로 지정하고 있다. 자료집은 교회협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폭파된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는

2018년 9월 북한 개성공단 안에 문을 연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는 개소 당시에만 해도 "남북을 잇는 '상설대화 창구'가 열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3.3㎢ 규모의 개성공업지구 한가운데 위치한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는 2005년 문을 연 남북교류협력협의사무소를 개·보수한 건물이다. 지상 4층, 지하 1층으로 이뤄져 있고 연면적이 4498.57㎡에 이르렀다. 연락사무소 건물 1층에는 교육장과 안내실이, 2층과 4층에는 각각 남쪽, 북쪽 사무실이 따로, 3층에는 회담장이 마련돼 있었다. 남과 북의 상주 인원들은 각자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다 면담 등이 필요할 때는 중간층에서 만나 대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5년 남북교류협력협의사무소 시공 당시 80억 원이 들었고, 2018년 연락사무소로 새단장을 할 때는 개·보수 비용으로 97억8천만 원이 들었다. 토지 자체는 북한 소유이고 건설비와 개·보수 비용은 남쪽 당국이 댔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2018년 4월 27일 판문점에서 만나 “당국 간 협의를 긴밀히 하고 민간교류와 협력을 원만히 보장하기 위해”(판문점 선언 1조 3항) 개성 지역에 연락사무소를 열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해 9월 14일 개소 후 남쪽 통일부 차관과 북쪽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이 각각 연락사무소장을 맡았다.

애초 남북 소장은 매주 1차례씩 소장회의를 열기로 했지만 지난해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뒤 북쪽 소장이 계속 불참을 통보해오면서 최근까지도 열리지 못해왔다. 지난 1월 30일 코로나19 확산 위험 때문에 연락사무소에 상주하던 남쪽 인력 58명(당국자 17명, 지원인력 41명) 전원이 철수했고 그 뒤 연락사무소는 사실상 제 기능을 하지 못해왔다.

남북 대화가 활발히 이뤄지던 2018~2019년만 해도 산림·체육·보건의료·통신 등 각종 회담이 열렸다. 서해에서 발견된 북한 주민 주검 인도 등 남북 간 인도적 사안에 대한 협의도 이곳에서 진행되었다. 통일부는 연락사무소에서 소장·부소장 회의, 연락대표 및 실무협의 등을 포함해 2018년 남북 간 협의가 327차례, 2019년 607차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그 밖에 연락사무소는 개성만월대 발굴과 금강산 관광 20주년 공동행사, 개성공단 기업인 방문, 이희호 여사 서거 관련 조의문 전달 등 민간·지방자치단체의 교류사업을 지원하는 역할도 했다.

 

 

김목화 기자  yesmoka@km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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