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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 축복은 죄가 아니다경기연회 심사위원회의 이동환 목사 기소 결정에 부쳐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지극히 작은 사람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나에게 하는 것이다’

성서의 말씀은 한결같이 참된 사랑을 향합니다. 그러나 그 사랑의 길을 따라야 할 한국감리교회의 현실은 참담하기만 합니다. 모진 편견과 차별로 고통당하고 있는 성소수자에게 복을 베풀어 달라 기도한 목사를 범죄자로 만드는 것이 정말 성서의 말씀에 따르는 것일까요?

2019년 8월 31일 이동환 목사는 제2회 인천퀴어문화축제에서 그곳에 모인 사람들에게 축복기도를 해주었습니다. 하나님과의 관계가 영원히 깨어져 버린 것 같은 아픔 속에 있는 이들에게 변함없으신 하나님의 사랑을 확증하고 선포하는 것은 목회자로서 당연한 직무입니다. 그 자리에 참석한 이들은 열린 마음으로 이동환 목사의 축복을 받아들이고 나아가 서로의 안녕과 복을 빌어 주었습니다.

그러나 이 축복기도는 반동성애를 주장하는 이들에 의해 너무나 쉽게 정죄당했습니다. 축제가 끝난 직후 충청연회 동성애대책위원회(대표 이구일 목사)와 중부연회 건강한 사회를 위한 목회자모임(대표 성중경 목사)는 이동환 목사가 ‘동성애를 지지’했다며 속한 경기연회에 고발장을 접수했고 이후 세 차례에 걸친 연회자격심사위원회에서 사상검증에 가까운 추궁을 당했습니다. 경위서와 각서(를 대신한 편지), ‘동성애’에 대한 연구 리포트를 연달아 제출해야 했습니다. 조사 내내 성소수자 성도를 둔 목회자로서 감리회 법을 존중하며 목회를 하겠다고 겸손히 밝혔지만, 결국 자격심사위원회는 ‘(이동환 목사가) 끝내 동성애 찬성과 동조에 지지를 굽히지 않았다’라며 이동환 목사를 고발했고 이 사건은 재판에 넘겨지게 되었습니다. 한결같이 “동성애에 대해 지지하거나 반대할 수 없다”라고 밝혔던 이 목사의 발언은 묵살되었습니다.

성소수자들에 대한 축복이 ‘죄’로 탈바꿈된 것은 갑자기 등장한 ‘동성애’를 배척하는 감리교회처벌조항 때문입니다. 2015년 제31회 감리회 총회 입법의회는 제7편 재판법 제3조(범과의 종류) 7항에 ‘동성애 찬성 및 동조자’를 처벌 대상에 삽입했습니다. 현재 이 조항은 8항으로 옮겨져 ‘마약법 위반, 도박 및 동성애를 찬성하거나 동조하는 행위를 하였을 때’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 조항을 범한 교역자는 다시 제5조(벌칙의 종류와 적용) 3항에 의해 정직, 면직, 출교 중 한 가지에 처하게 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정직(停職)은 목회직이 해당 기간 동안 정지되는 것이며 면직(免職)은 목회직에서 물러나게 되는 처벌입니다. 출교(黜敎)는 교회법이 정한 가장 높은 수위의 징계로서, 교회로부터 추방됨을 뜻합니다. 목사로서의 생사여탈이 걸린 중대한 범과를 신설하면서 목회적/신학적 논의나 합리적 토론은 단 한 번도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동성애를 찬성하거나 동조’라는 무리한 법 조항은 이 법이 얼마나 악법인지를 보여줍니다. 국가보안법에나 있는 ‘동조’가 처벌의 근거가 된다니 통탄할 노릇입니다. 이번 재판은 이 장정이 적용되는 첫 사례인 동시에 한국교회가 성소수자와 관련해 목회자에 대한 징계를 다루는 첫 번째 사건입니다.

목사가 사회적 약자에게 축복했다고 교회에서 쫓겨나게 된 웃지 못할 사태의 배후에는 마땅히 사랑해야 할 이웃을 정죄하기 바쁜 반(反)복음적 태도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한국교회에서 ‘동성애’를 저주하고 정죄하는 목소리는 너무 쉽고 높습니다. 그러나 정작 그 저주가 향하는 ‘동성애자’에 대한 이해는 너무나 좁고 편협합니다. 성적 소수자들에 대한 시선이 얼마나 오염되어 있는지 모릅니다. 이 사회, 교회에는 하나님의 풍성한 은혜를 경험하며 누리고 있는 성소수자 그리스도인들이 있습니다. 우리의 가족이자 이웃으로 살아가며 우리와 함께 신앙의 길을 가는 이들입니다. 우리는 지금까지의 무지와 무관심으로부터 돌이켜 모든 이들의 삶에 깃든 하나님의 형상을 발견하고 환대하여야 합니다.

정말, 교회가 성소수자를 위해 기도하는 것이 죄가 됩니까? 축복은 결코 죄가 될 수 없습니다. 무한하신 하나님의 은혜와 복은 결코 사람을 가리지 않습니다. 무엇도 우리를, 또 성소수자들을 하나님의 사랑으로부터 끊을 수 없습니다. 조건 없는 예수님의 구원을 전파해야 하기 위해 우리는 보다 널리, 보다 깊이 사랑하기 위해 애써야 합니다. 또한 교회는 사회의 큰 책임을 나누어지고 있는 공동체로서 성적 소수자들이 직면한 다양한 형편을 더 많이 만나고 배우고 새 길을 연구해야 합니다. 세계를 더 나은 하나님의 나라로 만들어 가라는 시대적 요청과 책무로 이끄시는 성령의 부르심에 응답하기를 바랍니다.

이제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하나. 목사가 안수 시에 그리스도로부터 위임받은 축복권을 행사한 것이 장정 위반이라는 주장은 옳지 않다. 경기연회재판위원회는 이동환 목사에 대한 기소를 기각하라.

하나. 성소수자 목회를 위한 연구는 오랜 시간 성숙한 대화와 열린 토론을 필요로 한다. 경기연회는 이를 위한 연구모임을 만들고 불합리한 장정 개정을 위해 책임을 다하라.

하나. 다양한 성적 소수자들에 대한 하나님의 사랑을 교회가 가로막을 수는 없다. 기독교대한감리회는 더 이상 하나님과 교단이 이름으로 행해지는 차별과 배제를 묵과하지 말라. 다양성을 존중하고 다양한 소수자를 환대하는 교단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라.

 

2020. 6. 24

성소수자 축복기도로 재판받는 이동환 목사 대책위원회 일동

기독교타임즈  kmctimes@km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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