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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 왜 피해자 가족이 가해자를 두둔하나요?”김디모데 목사(예하운선교회 대표)
김디모데 목사(예하운선교회 대표)

목사에게 성범죄 피해를 당한 여성 피해자를 돕는 과정 중에 법적 자문을 구할 일이 있어 변호사를 만났다. 그 변호사는 오랜 기간 성범죄 피해자들을 돕는 일과 변호를 도맡아 왔던 분이었다. 대화가 끝날 무렵 변호사가 내게 궁금한 것이 한 가지 있다고 하면서 조심스럽게 물었다. 

“목사님, 왜 피해자 가족이 가해자를 두둔하나요?” 

변호사는 기독교인이 아니었다. 그는 내게 지난 세월 맡았던 사건들에 대해 말해주었다. 단순히 기독교를 비난하거나 교회를 폄하하려는 의도가 아니라며 목사인 나를 배려하며 말해주었다. 자신이 겪었던 지난 사건 중 특히 교회에서 일어난 성범죄 사건의 경우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자주 있었다는 것이다. 여신도나 여교역자들이 목회자에게 성범죄를 당한 뒤 피해자가 이것을 교회 안에서 공론화하여 법적 대응을 하려고 하면 거의 대부분 피해자 가족들은 피해를 당한 여성에게 가해자(목회자)를 용서하라고 종용하거나 강요했다는 것이다. 어떻게 부모가 자신의 딸에게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인지 변호사는 전혀 이해되지 않을뿐더러 납득하기 힘들었다고 했다. 어떤 사건의 경우 명백한 증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 가족이 피해자를 설득하고 합의를 유도해 사건을 덮어버리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마치 범죄를 저지른 목회자의 이러한 범죄 행위를 덮어주고 넘어가는 것이 기독교인들은 신앙의 미덕인 것처럼 여기고 이로 인해 피해자가 겪을 고통이나 심적 부담은 전혀 헤아리지 못하는 모습이 너무나 잔인하고 무정하게 다가왔다고 했다.

또한 학교에서 교사가 성범죄를 일으켰을 경우 동료 교사들은 물론 학부모들까지도 나서서 문제를 일으킨 교사를 처벌하기 위해 들고일어나기 마련인데 놀랍게도 교회는 부교역자들과 교인들이 오히려 피해자를 향해 꽃뱀이나 이단이라고 매도하고 문제를 쉬쉬하고 덮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오히려 세상보다 도덕성이 더 요구되는 곳이 종교계이고 성직자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변호사는 궁금해했다. 과연 이것이 보편적인 한국교회에서 가르치고 있는 진정한 ‘용서’의 의미인지 말이다.

나는 당연히 잘못된 것이고, 결코 기독교 신앙의 미덕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나 변호사는 지금까지 겪은 사례를 살펴보면 일부라고 말하기에는 그 ‘일부’라는 단어가 궁색하게 느껴질 정도라고 했다. 물론 나와 변호사가 겪었던 사례를 일반화할 수는 없다. 그러나 비기독교인 변호사가 지난 수십 년간 교회 안에서 벌어진 성범죄 사건을 다루면서 직접 체험했던 한국교회의 단면은 우리의 현실이 어떤지 부끄러운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교회에서는 소위 목사를 가리켜 ‘주의 종’, ‘하나님의 종’, ‘기름부음 받은 종’ 등으로 부르며 영적 권위를 부여한다. 그러나 문제는 그 목사가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을 때 이것을 처리하는 과정 중에 발생한다. 목사의 권위를 지나치게 높여, 마치 신성불가침의 영역으로 만들어버린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목사의 죄는 하나님만 심판하실 수 있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그렇다 보니 목회자에게 심각한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은 가해자에게 교회의 법적 처벌이 제대로 이루어지는 모습을 기대했다가 크게 실망하기도 한다. 그리고 피해자들은 아무것도 바뀌지 않고 개선되지 않는 모습에 좌절해 마음속에 뿌리 깊은 상처가 남아 평생 고통 가운데 살아가는 이들도 있다.

변호사가 이야기한 대로 도덕적 기준이 훨씬 더 높고 철저해야 할 기독교 목회자가 저지른 범죄나 과오를 어떻게 세속의 높은 지위에 있는 자들보다 그 처벌 수위가 더 낮을 수가 있는 것인지 비기독교인들이 보기에는 누가 봐도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일 것이다. 마치 범죄 한 검사를 솜방망이 처벌하여 봐주는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처럼 한국교회도 총회마다 잘못을 저지른 목사에 대해 강력한 처벌을 하지 않고 오히려 감싸주는 모습이 빈번하다. 그래서 오죽하면 언론으로부터 목사의 비리나 잘못이 보도되면 기사에 흔하게 달리는 댓글이 “목사가 목사 짓 했네”일까.

우리 목회자들은 부끄러움을 알아야 한다. 주님의 영광스러운 교회를 세상으로부터 욕먹게 만들고, 주님께서 맡기신 양 떼를 치고 돌보는 숭고한 목사직을 ‘먹사’라고 불리게 만들며 세상의 조롱거리가 되게 만든 것은 다름 아닌 우리 목사들 자신에게 그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성범죄 혐의로 언론에 보도된 감리회 전준구 목사의 처리도 그렇다. 그동안 수많은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수십 명의 피해자들의 증언이 뒤따르고 있음에도 교단에서는 불기소되어 재판조차 열리지 않았다. 그러나 성소수자를 축복했다는 이유로 같은 교단 이동환 목사는 재판에 회부되었다. 이러한 모습을 세상 사람들이 보며 과연 무엇이라고 할까? 성범죄를 저지른 목사에게는 그렇게도 관대하면서 성소수자를 축복해주었다는 목사는 처벌하려는 이중적 태도를 보고 세상 사람들은 과연 감리교회를 어떻게 바라볼까?

기독교타임즈  kmctimes@km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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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사무엘 2020-07-03 07:18:09

    이는 거듭나지 못한 먹사들이 기독교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에 생긴 현상입니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라고 주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빛은 어두움을 용납하지 않습니다. 먹사들이 기독죄인인데, 영적 소경인데, 어떻게 다른 소경들을 인도하겠습니까? 기독교의 문제가 어찌 성폭력 하나겠습니까? 외식과 부패로 가득한 곳이, 강도의 굴혈이 아닙니까? 의식이 있고 양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건 아니다"하고 벌써 뛰쳐나왔을 것입니다. 마음에 죄가 있는 기독죄인들은 죄가 있어도 천국에 갈 수 있는지를 자문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거듭남의 복음(1).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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