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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칭 ‘이사장’… 책임은 “나 몰라라”

유지재단 7월 정기이사회

전명구 목사 “내가 대표” 주장 지속

이단에 교회 팔고, “명예 떨어졌다” 4년째 항변만

“난 모르는 일” 책임회피, 이사들엔 ‘연대책임’ 압박

 

상도교회 불법매매와 관련해 총회 심사위에서 기소처분을 받은 전명구 목사가 지난 7월 유지재단 정기 이사회 의장석에 앉아 약 2시간 30분가량 회무를 주재했다. 전명구 목사는 금권선거 등으로 대법원에서 감독회장 직무정지 가처분이 확정된 상태다. 감리회 역사상 감독회장 직무가 정지된 무자격 상태에서 스스로 감리회 재산을 관리하는 재단 대표를 자청하기는 전 목사가 처음이다.

전명구 목사는 지난달 23일 서울 광화문 감리회 본부 16층 회의실에서 열린 유지재단 이사회 의장석에 앉아 “상도교회 매매는 총무 선에서 진행된 것이고, 결재 도장도 총무가 찍었다”며 시종일관 책임을 회피했다. 또 “상도교회 매매는 이사회에서 다룬 적 없다”는 항변과 함께 “무조건 이사장이라는 이유로 (나를) 물어 재끼면 여기 있을 사람이 없다. 어쨌든 이사장이나 이사회에 (문제제기가) 들어온 것은 이사회에서 법적 대응한다는 것에 동의해 달라”며 이사들의 연대책임 결의를 압박했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금호제일교회 특별합의서 △16개 교회 기본재산취득세 등 12개의 안건을 다뤘다.

 

“더 이상 불법 안돼” 지적에
“관례였다… 총무가 했고 난 몰라” 항변

이날 열린 유지재단 7월 정기 이사회에서는 잔금 지급을 위한 대출 문제로 ‘특별합의서’를 제출한 금호제일교회 합의안이 제일 먼저 다뤄졌다. 금호제일교회가 종교시설로 분류되어 있다 보니 필요한 금액 만큼 대출을 받지 못하게 되었고, 잔금 지급을 위해 ‘특별합의서’를 쓰게 되었으니 유지재단이 해당 합의안을 승인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사무국 직원의 설명 후 감사위원장 김덕창 목사가 “법적 문제가 있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특별합의서’는 정상 거래를 위한 ‘매매계약서’가 아닌 ‘사업계획서’라는 이유였다. 유지재단에 편입된 부동산이 정상·합법적 거래가 되기 위해서는 유지재단 이사회에서 사전 논의 및 결의 후 계약서를 작성해야 하지만, 구역회 결의로 계약서를 작성한 이후 유지재단 이사회에 안건을 상정한 것도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사실상 이사회 의결 부존재 상태에서 작성된 계약서는 무효라는 이야기다. 김덕창 목사는 “상도교회와 똑같은 일이 발생한다”며 문제를 지적했다.

감사위원장의 지적에 전명구 목사는 “감사위원장 말대로라면 지금까지 유지재단 이사회가 해온 모든 것은 반(反)하는 일이 된다”며 반발했다.

전 목사는 “계약 주체는 교회가 다 해왔다. 구역회, 지방회, 연회 거쳐서 유지재단 이사회에 올라오면 이사회는 그 교회를 돕는 행정을 처리해왔다. 감사 지적대로라면 모든 교회 계약은 유지재단에서 해야 한다”고 했다. 

서울연회 김용옥 장로도 “행정은 교회가 하고, 유지재단 이사회는 매도, 매수만 해주는 것이다. 교회가 재단 땅은 아니지 않느냐”고 했다. 

사실상 유지재단 이사회가 편입된 교회 부동산 매매 과정 전반에서 불법을 방조 혹은 묵인해 왔다는 말이다.

 

혹 문제될까…‘연대책임’ 압박
항변 늘어놓다 “앞으로도 관례 지속” 결의

상도교회 매각과 관련해 불법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전 목사는 여기서 한술 더 떠 유지재단이 기존에 불법을 방조 혹은 묵인해 왔던 것을 지속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명구 목사는 “상도교회 건으로 (본인이) 기소당한 문제와 관련해서도 상도교회 매매와 관련한 것을 이사회에서 한 번도 해준 적이 없다. 상도교회는 액수가 좀 있으니까 총무 선에서 다룬 것”이라며 “상도교회 교인도 아닌 사람들이 고소해 상도교회 450억 재산도 날리게 생겼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유지재단 이사회가 해왔던 불법의 방조·묵인에 대해 “그동안 유지재단 이사회가 해온 관례의 정당성을 인정하고, 앞으로도 동일하게 진행할 것을 만장일치로 결정하자”고 부추겼고, 이사회는 전 목사의 주장대로 결의했다.

특히 전 목사는 “일일이 변명하기도 힘드니, 회의록을 잘 작성해야 한다. 나중에 자료로 제출할 것”이라며 “상도교회를 두고 내가 엄청 잘못한 것처럼 말하는데 그동안 유지재단 이사회가 해온 것이다. 그리고 총무가 결정해 도장 찍어 넘기는 것”이라고 재차 항변을 늘어놨다.

이단에 교회를 매각하는 결의를 이끌어 낸 뒤 회의록을 찢어 버리고, 이 일로 문제가 되자 “(이단에 교회를 팔아먹은 일은)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식의 전 목사 특유의 논리는 여전히 변함이 없었다.

권한은 ‘내가’…책임은 ‘니들이’
자칭 ‘이사장’…책임은 “나 몰라라”

이날 전명구 목사는 유지재단 정기 이사회를 주재하는 내내 대표자를 자청하면서도 책임은 타인에게 전가하며 핑계를 대거나 ‘연대책임’을 운운하며 이사들을 압박하기에만 바빴다.

사회복지재단 법인과 관련한 소송을 언급하며 전 목사는 “고소를 또 당했다”며 감리회 사회복지재단 산하 시설에서 생긴 분쟁에서 시설 대표가 ‘전명구 이사장’이기 때문에 고발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도교회에서 올린 안건을 유지재단에서 결정해 진행한 것인데 이사장인 나를 기소했다. 이사들도 기소될 수 있다. 그런데 이사회에서 안 했다는 맥락으로 보는 경우가 있다”며 “내가 도장 안 갖고 있다. 총무가 도장 갖고 있다. 총무가 다 찍는다. (상도교회 매매 관련) 날짜 연기한다고 해도 총무가 찍어서 도와주는 것”이라며 무책임한 주장만을 나열했다.

한 위원이 “유지재단 이사들에게 법적 책임을 물은 것도 아닌데, 이사장 개인적인 일을 왜 이사 전체에게 책임을 돌리냐”고 지적했지만, 전명구 목사는 “유지재단 이사회에서 (이사장) 문제를 대응할 것인지 안 할 것인지 결정만 하라. 총무가 찍는 도장이든, 이사장이라는 이유로 책임을 묻는다면 (이 자리에) 있을 사람 없다. 어쨌든 이사장이나 이사회에 제기된 문제는 이사회에서 법적 대응한다는 것을 결의해 달라”는 어이없는 항변을 덧붙였다.

 

이단에 교회매각 … “명예 떨어졌다” 항변
문제 지적엔 ‘제보자 색출’ ‘공동 대응’ 압박

'교리와 장정'은 유지재단을 비롯, 감리회가 설립한 모든 법인의 대표 자격을 ‘감독회장’으로 제한하고 있다. 감독회장의 직무가 정지될 경우 감독회장이 당연직으로 맡는 모든 지위를 내려놓는 것은 상식이다. 그런데 전 목사는 감독회장 직무정지가 확정된 이후 현재까지 스스로 대표자를 자청하고 나선 상황에서 “책임질 수 없다”는 주장만 지속하고 있다.

전 목사는 공교회 차원에서 이단에 교회 매각을 공식 결의한 장본인이고, 법원은 전 목사가 감독회장 지위를 금권으로 매수했음을 수차례 판결문에 명시한 바 있다. 그런데도 전 목사는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기는커녕 아랫사람 핑계만 대는가 하면, 누군가 자신의 잘못을 지적하면 “제보자 색출’ 혹은 ‘공동 대응’ 등을 주장하며 이사 전체를 압박하는 식의 어이없는 주장으로 일관하고 있다.

특히 이날 이사회에서 전 목사는 상도교회 매각 과정에서 불법성을 제기한 감사위원회에 화살을 돌렸다. 감사위원장과 서기가 유지재단 이사회의 당연직 등기 감사를 맡도록 되어 있는데, 김일배 목사가 지난 연회에서 자원 은퇴를 하면서 감사위원장 몫의 유지재단 등기 감사가 공석됐고 그 자리에 감사위원장 김덕창 목사가 등기이사로 참여하게 됐기 때문이다.

전명구 목사는 “감사위원장에 대한 민원이 있다. 본인 문제니 자리를 비워달라”고 했고, 김덕창 목사는 회의장을 떠났다. 감사위원장이 자리를 비우자 곧바로 한 이사가 “김덕창 감사위원장을 유지재단이사회에서 해촉해달라. 직무정지 요청”이라며 발언했다.

엄재용 이사는 “구체적 절차 없이 공론화된다면 유지재단 이사회가 오히려 문제 될 수 있다”고 하자 논의는 더 이상 진전 없이 끝났다.

전명구 목사는 지난 4월 정기이사회 당시 본지의 취재가 시작되자 ‘비공개’를 결의 후 기자를 밖으로 내몰았고, 6월 정기이사회 때는 본지에 대한 법적 대응 등 관련 논의를 두 시간 넘게 지속하는 내내 자신을 비호해 온 사설 매체의 취재를 허용했다. 그런데 본지 기자가 취재를 시작하자 곧바로 회의를 비공개로 전환했다. 현장에서 기자가 “선별적 취재 허용이냐”고 묻자 “(기자가) 여기 있는지 몰랐다”는 어처구니없는 답변만 돌아왔다. 공동체 헌법인 ‘교리와 장정’은 “감리회의 모든 회의는 공개를 원칙으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김목화 기자  yesmoka@km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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