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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교회, 착한 목사, 착한 크리스천하정완 목사(꿈이있는교회)
   
▲ 하정완 목사(꿈이있는교회)

“나는 착한 목자다. 착한 목자는 자기 양을 위하여 목숨을 바친다”(공동번역, 요 10:11).

착한 목자이신 예수를 좇는 착한 목사, 착한 교회, 착한 크리스천이라는 평가를 받아야 옳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나쁜 교회, 나쁜 목사, 나쁜 크리스천이라는 말이 자주 들려온다. 어떤 오해가 있는 경우도 있을 수 있지만 착하다는 말을 듣는 것은 희귀해지고 말이다.

고등학교 시절 만난 목사님, 박태린 목사님은 늘 하얀 면 와이셔츠에 까만 광목 바지를 입으셨다. 짧지만 하얀 머리카락과 가냘픈 몸매와 부드러운 목소리 그리고 까만 뿔테를 쓰고 계셨다. 항상 마루 바닥에 무릎을 꿇고 기도하셨던 까닭에 바지 무릎 부분은 툭 튀어나와 있었고 와이셔츠의 깃과 소매는 헤어졌지만 눈부시도록 하얀 색깔이었다. 그분은 내가 볼 때 언제나 좋고 착한 목사님이셨다.

돌아보면 설교는 지루했던 것 같다. 그런 까닭에 예배 시간 동안 많은 교인들이 잠을 자는 게 일반적이었다. 그래도 그들에게 박태린 목사님은 ‘우리 목사님’이셨다. 아버지와 같은 분이셨다. 착하고 좋은 목사님이셨고, 그래서 성도들은 행복했다.

내가 중학생일 때 아버지께서 갑자기 돌아가신 후 나와 어머니와의 삶은 가난했고 힘들었다. 나는 아버지의 죽음 이후 교회를 다니게 되었는데, 나에게 교회는 놀이터 이상의 의미는 없었다. 청소년 시절은 우울했고 어머니 속을 많이 썩인 아들이었다. 그렇게 사는 나를 두고 목사님은 늘 안타깝게 여기셨다. 나를 위해 울고 계신 어머니를 알고 계셨으니까.

예비고사를 마친 후 목사님은 나에게 신학교를 권했다. 부르심도 없고 제대로 된 신앙도 없는 나에게 그 제안은 말도 안 되는 것이었지만 당시의 삶을 벗어나는 방법으로는 가장 좋은 탈출구였다. 그래서 고향 제주를 떠나 목사님이 추천한 대전에서 신학공부를 하게 되었다. 하지만 나는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절망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목사님이 보낸 편지가 나를 흔들었다. 그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지만 첫 시작은 기억한다. 

“사랑하는 내 아들 정완아 보아라.”

나를 믿어준 착한 우리 목사님은 내가 의지하던 어머니와 동일한 분이셨고 하나님을 경험하게 하신 분이었다. 그 해 여름 방학이 되어 제주로 돌아갔을 때 목사님은 나에게 수요일 저녁 설교를 시키셨다. 스무 살이었던 어린 나를 ‘하정완 전도사님’이라고 불러주셨다. 그리고 내가 한 설교를 무한히 칭찬하셨다. 그때 교회 교인들은 한 명도 졸지 않았다. 나를 대단한 설교자란 착각에 빠지게 하였다. 착한 목사님이 하정완을 목사로 살도록 만든 것이다.

“나는 착한 목자다. 착한 목자는 자기 양을 위하여 목숨을 바친다.”

그때부터 나의 목회 목표는 착한 목사가 되는 것이었다. 늘 죄와 악에 흔들리고 싸우며 간신히 버티며 걸어온 이유도 거기에 있었다. 목사님의 툭 튀어나온 바지를 기억하며 그렇게 내게 주어진 양들을 위해 기도하고 싶었고 그들을 위해 목숨을 건 목자가 되고 싶었다.

어떤 이들은 착한 목사가 되지 말라고 가르치기도 한다는 소리를 듣는다. 이 힘든 세상에서 착한 목사가 되어서 어떻게 이길 수 있고 어떻게 버틸 수 있는가 라고 말을 한다. 일리가 있는 얘기지만 예수님이 걸었던 길은 아니다. 그는 바보같이 십자가를 지셨고 우리들의 거짓말에 속아주셨다. 그는 모든 것을 알지만 끝까지 사랑하셨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셨다. 이토록 착한 예수님을 보면서 그들은 착한 제자가 되어간다. 주님의 말씀을 좇아 살기로 한 것이다.

“너희도 이와 같이 너희의 빛을 사람들 앞에 비추어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여라”(공동번역, 마 5:16).

언제부터인가 우리가 놓친 사실이다. 착한 목자를 좇아 우리도 무엇보다 착한 목사가 되고 착한 크리스천이 되어야 하는 것 말이다. 교회를 성장시키고 멋있고 큰 성전을 짓고 성공하고 유명해지며 권력과 명성을 얻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착한 목사가 되는 것이고 착한 크리스천이 되는 것인데 말이다.

기독교타임즈  kmctimes@km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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