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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리회가 ‘물바다’ 된 구례읍 건져내자호남선교연회 긴급 수해복구 지원
  • 구례=신동명, 김목화 기자
  • 작성 2020.08.12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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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사랑’과 ‘지역교회’의 재발견
감리회 ‘통합 협력’ 시스템 강화로 연결

집중호우와 섬진강 범람으로 마을이 물에 잠겼던 전남 구례군의 피해 규모가 1300억 원대를 넘어서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는 가운데, 호남특별연회가 구례5일시장을 찾아 이재민들을 위로하고 도움의 손길을 보탰다.

호남특별연회 평신도 기관장들, 인근 지방의 목회자 25명은 지난 12일 구례군 구례5일시장을 찾아 긴급 복구지원에 나섰다. 소식을 들은 윤보환 감독회장 직무대행도 이날 오전 서울 일정을 모두 마친 직후 오후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곧바로 전남 수해 현장을 찾았다.

 

윤보환 감독회장 직무대행과 호남특별연회 평신도 기관장들, 인근 지방의 목회자 25명은 지난 12일 구례군 구례5일시장을 찾아 긴급 복구지원에 나섰다. 

“얼마나 놀라고 힘들었을까”
이웃의 고통 공감…달려온 사람들

기록적 폭우로 인한 섬진강 범람으로 구례군 구례읍 구례5일시장 157개 점포는 모두 2.5미터 높이의 물에 잠겨 큰 피해를 입었다. 물이 빠진 11일 구례읍에 들어서자 진흙 범벅이 된 옷과 가재도구가 주택과 상가 입구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고, 침수 당시 역류됐던 정화조와 하수로 인해 마을 전체에선 역한 냄새가 풍기고 있었다.

포클레인, 살수차, 소방차, 그리고 여러 사람이 섞인 혼란한 상황에서 호남선교연회는 ‘감리회’이름을 걸고 복구 지원에 나섰다. 호남선교연회 자원봉사자들은 덥고 습한 날씨에도 미소를 띄우고, 수해로 폐허가 된 상가 안팎의 가구와 집기류 등을 치우느라 분주했다. 이른 아침부터 시작된 분주한 손놀림으로 한쪽에는 깨끗하게 닦인 가재도구가 한가득 쌓여 있었다. 이들은 진흙과 기름으로 범벅이 된 지역주민들의 상가 실내외 정리를 돕고,가재도구를 닦느라 온 몸이 땀으로 젖어 있었다.

소식을 듣고 전주에서 달려왔다는 남선교회호남선교연회연합회 회장 김춘식 장로(전주은혜교회)는 “뉴스에서만 봤던 수재 현장을 방문하자마자 참혹함을 감출 수 없었다. 무엇이든 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5일시장 상인들과 ‘숙모’ ‘동생’ 하며 가재도구 정리를 하던 장로회호남선교연회연합회 회장 김양수 장로(김제교회)도 “눈 뜨고 보지 못할 정도로 처참하게 침수된 모습에 너무 마음이 아프다”며 “조금이라도 손을 보태는 게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찾아왔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만난 순천하종교회 남기철 목사, 순천중앙교회 최계원 목사, 녹동교회 유호경 목사, 관덕교회 유방주 목사, 순천계월교회 이요한 전도사 등 봉사자들은 진흙 묻은 가재도구를 물로 닦아내고, 물건을 옮기는 일로 분주했다.

이들과 함께 길바닥에 앉아 주민들의 가재도구를 정리하던 윤보환 감독회장 직무대행은 “호남특별연회 성도들이 수해 입은 지역주민들을 찾아 봉사한다는 소식에 한걸음에 내려오지 않을 수 없었다”며 “교회가 섬겨야 할 대상은 이 땅의 모든 이웃이다. 그들의 고통과 아픔을 공감하고 삶을 나누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감리교회의 모습”임을 강조했다.

이들은 모두 온 몸이 진흙과 땀으로 범벅이 된 채 31도가 넘는 무더운 날씨에 가재도구를 닦거나 물건을 옮기는 일 외에도 상인들을 위해 시원한 수박, 얼음물을 준비하는 등 지치기 쉬운 수재민을 격려하는 일도 잊지 않았다.

 

수해 현장 도움의 손길 ‘절실’

지붕 높이까지 차올랐던 물이 빠지자 읍내는 일순간 폐허로 변했다. 복구 지원에 나선 정부와 지자체가 중장비를 투입하고, 전국에서 기업과 민간단체 봉사자들이 구례로 달려왔다. 하지만 전국적인 피해로 중장비 투입이 분산되는 상황이고, 그나마 배정된 장비와 인력도 공장과 축산 농가 등 주요산업시설로 배치됐다. 주민과 상인들은 일가친척 모두를 동원해 스스로 복구에 나섰고, 노인과 소년‧소녀 가장 등 약자들은 복구는 엄두도 내지 못한 채 당장의 삶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12일 기자가 구례읍 5일시장 복구 현장에 도착하기 전 까지만 해도 전국에서 모여든 자원봉사자들의 모습이 넘쳐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자원봉사자를 좀처럼 찾아보기 쉽지 않았다. 그나마 도로와 골목 곳곳을 세척하고 폐기물을 치우느라 분주한 소방관들 사이에 LG, 삼성 같은 대기업 지원팀과 전문 구호단체만이 전부인 듯했다. 이런 상황에서 긴급 수해복구를 위한 자원봉사자가 필요하다는 소식을 듣고 모여든 호남특별연회 긴급 자원봉사자들은, 지역의 이웃들을 돕기 위해 곳곳에서 자발적으로 모여 든 든든한 지원군이었다.

집중호우와 섬진강 범람으로 마을이 물에 잠겼던 전남 구례군의 잠정 피해 규모는 12일 0시 기준 1268억 원으로 집계되고 있다. 수해로 이재민 1149명이 발생했고 전체 1만3000가구 중 1165 가구가 침수 피해를 당했다. 이재민 중 440명만 대피소 10곳에 분산 수용 중이고, 임시 대피소를 구하지 못한 이재민 대다수는 낮에 집을 치우고 밤에는 친인척 집 등에 머무르는 상황이다. 구례5일시장의 경우는 157개 점포 모두가 2.5m 높이의 물에 잠겨 전체가 피해를 당했다. 농경지는 침수는 421㏊, 가축 피해는 총 3650마리 등으로 집계됐다.

 

 

강조되는 ‘지역교회’ 사명

구례교회 문성훈 목사는 섬진강 지류인 지석천 제방이 붕괴하면서 지붕까지 잠겨버린 지역 시장과 주민들의 심각한 피해 상황을 보면서 해야 할 일을 찾았다. 그러나 지역의 피해상황이 워낙 심각하다보니 구례군이 10명 이상의 자원봉사 단체만 접수하고 있었다. 문 목사는 소속 지방인 전남동지방 유호경 감리사와 상의 후 연회 본부에 도움을 요청하기로 했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적극 나서준 연회원들이 있어 수재민들을 도울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수해현장은 여전히 도움의 손길이 절실하다.

문 목사는 “지자체의 대규모 지원은 도심지와 축사 등에 먼저 이뤄지기 때문에 작은 단위의 읍, 면, 리 지역의 시골 어르신 등 지역민들은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수재민들이 삶을 지속해 나갈 수 있도록 많은 교회와 성도들이 도움을 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특히 “복구 현장의 봉사자들은 기업, 민간단체 뿐 교회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영향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소 ‘빛과 소금’을 외쳐온 교회가 재해 상황에서 본연의 책무를 감당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문 목사는 봉사하는 내내 “감사하다”고 말하는 수재민들의 인사에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교회는 원래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그 의미가 사라진 것 같다. 지역과 주민들의 아픔을 위로하며 지역을 다시 세우는 교회적 사명을 감당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거친 물살을 토해내고 있었던 섬진강은 당시 범람의 정도가 어땠는지 가늠할 수조차 없을 정도로 처참한 모습이었다.
사라져버린 섬진강 구례문화생태탐방로. 섬진강 산책로를 안내하는 알림판이 쓸려내려온 토사더미에 묻혀있다.
"섬진강 하구로부터 49km"를 알리는 입간판이 토사에 묻혀있다.

 

늘 말하던 ‘이웃사랑’의 재발견

11일, 구례교회와 전남동지방으로 부터 구례지역 수해복구 지원 요청을 받은 호남특별연회는 긴급 자원봉사자를 모집했다. 그리고 다음날 오전 긴급회의를 열어 가칭 ‘상설 긴급 위기대응지원팀’ 조직과 가동을 결의했다.

호남선교연회 최재영 총무는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들고 어려운 가운데 발 벗고 내 일처럼 나서 준 25명의 성도들 덕분에 든든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자원봉사를 진행할 수 있었다”며 “이번 침수로 지역 감리교회의 피해는 미비했지만, 구례군만 이재민이 1149명이 발생했고 1165 가구가 침수 피해를 당했다. 지역 모든 주민이 수재 피해를 당한 가운데 호남선교연회가 예수님의 사랑을 실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선교회호남선교연회연합회 회장 김춘식 장로(전주은혜교회)는 “감리교회가 감리교회의 신앙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사회 속으로 들어가 봉사와 섬김을 실천해야 할 때”라며 “이번 수해 복구 자원봉사를 계기로 언제든지 성도들이 긴급 동원되어 봉사에 나설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로회호남선교연회연합회 회장 김양수 장로(김제교회)도 “내달(9월) 예정된 평신도수련회에서 수해 입은 교회와 지역 주민을 위한 기금을 마련해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통합 협력’ 강화로 감리회 '혁신'

감리회는 코로나19 감염병 확산과 전국적인 수해 상황을 계기로 전국적인 감리회 연대를 강화하고 조직을 점검‧보수 한 뒤 ‘감리회 통합협력 시스템’을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본부 사회평신도국 최창환 총무는 “감리교회는 지난 2007년 태안 기름유출 사건 당시 전국적인 자원봉사 참여를 주도하며 한 달 만에 자원봉사 참여 50만 명이라는 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고 평가한 뒤 “그러나 최근 들어 성도들의 사회적 관심과 봉사 참여율 역시감소하고 있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 총무는 “이웃의 아픔에 공감하지 못하면서 이웃사랑과 봉사를 실천할 수는 없는 일이다. 전국이 수해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때에 평신도들이 봉사와 섬김을 통해 신앙을 실천할 수 있도록 돕겠다”면서 “감리교회는 한국교회 안에서 가장 조직적인 장점이 있다. 평신도 봉사단의 조직과 활동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했다.

윤보환 감독회장 직무대행은 “코로나19 감염병 위기와 전국적인 수해로 인해 모든 국민이 고통을 받고 있다. 감리교회가 보다 강력한 통합적 협력을 통해 시대를 품고 역사의 혁신을 일으킬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윤 감독회장 직무대행은 “성령이 충만하고 신실한 믿음의 사람들이 넘쳐났던 시기마다 교회는 이웃 사랑으로 시대를 변화시키는 역사가 있었다. 고통당하는 이웃을 향한 기도와 섬김은, 이웃과 삶을 나누고 이해하는 공감에서 시작된다”고 설명한 뒤 “교회가 섬겨야 할 대상은 이 땅의 모든 이웃이다. 그들의 고통에 공감하고 아픔을 나누는 진정한 감리교인들이 교회와 지방 그리고 연회로 묶여 지역교회를 세우고, 감리회 본부는 다시 이러한 감리교인들을 세우고 지원하는 방식의 통합 협력 시스템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호남특별연회 수해 돕기 후원계좌
농협 601188-55-001924 (기독교대한감리회 호남)

구례=신동명, 김목화 기자  yesmoka@km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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